보건노조 “정신응급환자 위한 선별진료소 운영 대책 필요” 촉구
보건노조 “정신응급환자 위한 선별진료소 운영 대책 필요” 촉구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4.13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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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병원 내 정신질환자 선별진료소...보건 인력 극도의 피로 호소
19일까지 선별진료소 파견 근무 약속...그 이후 어떻게 할지 ‘깜깜이’
“경기도립정신병원 조속한 개원으로 의료 공백 막아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노조)은 정신응급환자를 위한 병상과 의료진, 운영 방안 등이 부족하다면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노조는 경기도가 전국에서 유리하게 정신장애인에 대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선별진료소를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 설치·운영하고 있지만 연계 시스템이 부족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수원병원은 음압격리 병상 2개를 활용해 정신응급환자를 위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렇지만 병상 부족으로 음압 병상에 입소할 경우 검사까지 8시간이 소요되고 있고 이마저도 병상이 비어 있지 않으면 다른 환자를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다. 환자가 퇴소하면 소독한 후 환기도 제대로 못한 채 다음 환자를 받고 있다.

보건노조는 “선별진료소에 오는 환자들은 중증 정신질환자로서 이들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1~2일 정도 선별진료소 음압병상에 머물다가 음성 판정을 받으면 도내 정신과 전문병원으로 전원한다”며 “만일 선별진료소를 오게 된 환자가 코로나 양성자로 판명될 경우 국립정신건강센터와 협력해 치료할 계획이지만 비어 있는 병상이 없어 전원시킬 병원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의사와 간호사 등 파견 근무자들의 피로도 또한 높다는 지적이다.

보건노조는 “현재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는 인력은 정신건강전문 인력들로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에서 파견된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들”이라며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는 환자들은 경찰이나 119신고에 의해 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1차적으로 선별해 선별진료소로 오게 되는데 그만큼 중증 환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의료진들은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가 없어 전신 보호복을 입고 환자를 대하게 되는데 증상이 심한 정신과 환자들이 돌발적으로 의료진의 보호복을 찢거나 전화기에 물을 붓고 텔레비전을 부수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여 진료 안전에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신질환자들의 선별진료소 입소·퇴소가 반복되면서 간호사들은 3교대 근무를 제대로 지킬 수 없을 정도로 극한 상황에 내몰려 있고 의사들 또한 24시간 맞교대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보건노조는 전했다.

보건노조는 “파견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이후 선별진료소 운영 방안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점”이라며 “파견 근무자들은 당초 4월 19일까지 이곳 선별진료소에서 파견 근무를 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이며 숙소 예약도 19일까지만 예약돼 있는 상황인데 이후 선별진료소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진 파견 근무로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의 개원도 늦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경기도의료원이 운영하는 방식으로 도립정신병원을 재개원하기로 했고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을 3월에 개원할 예정이었다.

과거와 달리 24시간 응급 진료체계가 가능한 경기도립정신병원으로 운영하며 2월 중순부터 우선 5개 병상을 갖춘 응급실을 중심으로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며 늦어도 4월 정식 개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원이 무기한 늦춰진 상태다.

한경대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 지부장은 “교육 훈련이 부족해 일반병동 근무자들은 중증 정신질환자들을 대하기 어렵고 정신과에서 주로 근무하는 의료인들은 감염 예방 등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정신질환자들은 격리돼 치료 가능한지 여부도 의문이다. 정부가 환자 상태에 따라 정신질환자를 위한 운영과 관리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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