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의 시] 기다림
[당사자의 시] 기다림
  • 이인숙
  • 승인 2020.04.15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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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c) getty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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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립니다 기다림의 기다림

꿈나라에서조차 꾸지 못하고

기다리고 기다림

 

엊그제부터 그 어제부터

기다려 왔습니다

언제부턴가 기다림도

오래 끌고 하루하루가 갑니다

 

몇달 몇밤이 지났을까

오늘쯤 필 말일까

손잡아 끌면 될까

 

"언제쯤 코로나19 끝나요"

"글쎄 더 더 기다려봐"

 

더디 와야만 하는가

 

끝맺음은

 

차디찬 시선에도 버티는

심산은 무엇과 비길까

 

오늘 끝나겠지 막연하지만

오늘 끌고 와 이별을 손잡게 해야지

 

이날을 손꼽는 날도

얼마나 되었을까

만남도 이제 끝장

끝나기를 기다리는

오늘 끌어가기를

끝날 날을 기다리는 인류

 

*이인숙 님은...

2010년 '자유문예'로 등단. 2013년 장애인 창작집 발간지원 사업 선정. 2015년 경기도 장애인 문예공모전 입상. 시집으로 '새벽을 바라며', '달에 꽃피다', '상아를 훔친 사람'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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