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인터뷰] “정신장애인 사망한 그 정신병원은 사람을 동물 취급한 곳 같아”
[긴급 인터뷰] “정신장애인 사망한 그 정신병원은 사람을 동물 취급한 곳 같아”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5.11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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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경남합천 정신병원서 50대 입원환자 사망
남자 간호사가 폭력 행사로 밝혀져...유족들 반발
경남 인권단체 합동 기자회견 진행...경남도 대책 촉구
기자회견 이끈 강돈수 희망바라기 대표 서면 인터뷰

지난 4월 경남 합천군의 한 정신병원에서 정신장애인 입원환자 A(55)씨가 남자 간호사의 폭력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에 따르면 30대의 남자 간호사는 A씨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팔을 잡고 바닥에 쓰러뜨려 의식을 잃게 만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사건 발생 후 A씨 유족에 환자 스스로가 넘어져 다쳤다고 적힌 허위 근무일지를 내밀었다가 폐쇄회로(CC)TV 확인을 요구하자 뒤늦게 간호사에 의해 사고라고 말을 돌려 사건을 은폐시키려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A씨는 이 병원에서 17년간 입원해 있었다.

이 병원은 지난 1998년에도 보호사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자를 폭행해 사망케 한 사건이 있었던 곳이다. 당시 병원장 등 5명이 구속됐다. 또 입원환자 15명이 병원 내 폭력을 견디지 못해 집단탈출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직 이 병원은 별다른 제재 없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7일 경남 지역 인권단체들이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장애인 폭행 사망 사건에 대한 조사와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이 병원의 폐쇄와 책임자 처벌, 도내 정신병원·정신요양시설 전수조사, 탈원화 지원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부·울·경 희망바라기 강돈수 대표(40)는 <마인드포스트>와의 서면인터뷰에서 “경남도의 정신장애인 복지 예산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는 점이 지금과 같은 사건을 발생시키는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쉼터를 만들어서 자립을 돕고 시설 정신장애인이 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원 중심의 정신보건 정책을 폐기하고 지역사회에서 정신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현실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음은 일문 일답.

강돈수 부울경희망바라기 대표가 지난 7일 경남도청 정문에서 정신장애인 사망 규탄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c)마인드포스트.

-지난 7일 부산경남 지역 장애인단체들이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도청의 입장은 나왔나.

“경남도의 입장은 일단 오늘(지난 8일) 경남 인권 단체들과 부·울·경 희망바라기, 대한가족협회 경남지부와의 이야기를 나눴는데 2주 뒤쯤 다시 경남도청에서 경남 복지 관련 부서장들과 정리를 해서 하자고 이야기가 나왔다.”

-합천의 그 A병원은 지난 1998년에도 보호사들의 폭력에 의한 정신장애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당시 병원장도 구속됐는데 왜 버젓이 지금도 운영 중일까 궁금하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정신병원이 아니고 민간에서 하는 사립 정신병원이다. 그 내용도 2주 뒤 경남도청에서 만남의 시간 때 이야기해 보겠다.”

-당시 그 A병원을 환자 15명이 집단 탈출해 정신병원 폭력성을 고발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아 이런 사고가 재발한 거라고 생각된다. 어떻게 생각하나.

“일부의 정신병원들이 아직도 정신장애인을 인간 취급을 안 하는 것으로 안다. 지방의 현실은 더 열악하다. 왜 15명의 정신장애인이 탈출해서 폭력을 고발했는지에 대한 지자체의 조사가 없었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 정신장애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지금의 현실은 정신장애인들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데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만 정신 쪽 복지, 인권이 잘 돼 있지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정신장애인들의 소통 공간이 없다.

부산·경남·울산은 더 열악하고 특히 경남은 더 심각하다.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있는 정신장애인들에게도 인식 개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지자체 중 정신건강 예산이 가장 낮은 곳이 경남이다. 경남도가 정신건강과 복지에 예산을 쓰지 않으면서 이런 문제가 터져나온 게 아닐까.

“안익득 사건이 일어나고 경남도 정신건강 쪽으로 예산을 쓰면서 타 지역보다는 경남이 매우 힘들다고 생각한다.” (안인득 사건-지난해 4월 경남 진주 가좌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입주민 안인득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화재를 피해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한 사건)

-경남도에 정신장애인 관련한 정신보건 예산을 확대하라는 요구를 해 왔나.

“경남도에 예산을 요구하였으나 반영이 안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경남도의 태도는 어떻던가.

“작년 안인득 사건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것 같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이 병원은 정신장애인을 인간 취급보다 동물 취급하는 병원인 것 같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경남도 관내 정신병원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또 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쉼터를 만들어서 자립을 돕고 시설 정신장애인이 사회로 나올 수 있는 것부터 시행해야 한다.”

7일 경남도청 정문에서 경남 지역 인권단체들이 합천 정신병원 환자 폭행 사망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c)마인드포스트.

-이번 사건으로 중앙정부나 경남도가 책임 있게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일까.

“인식 개선과 더불어 정신장애인에 대한 지원법을 만들어서 정신장애인도 함께 살 수 있도록 해야 된다.”

-합천 A병원을 폐쇄하라는 주장인데 이 병원 측이 가만히 있을까.

“제가 보기에는 받아들어야 될 거다. 오래 전에도 사건이 있었는데 되풀이 되니 이 병원은 받아들어야 될 거다.”

-투쟁의 방향은 정신장애인 탈원화인데 단기적으로 이게 어렵지 않나.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신장애인 단체들도 탈원화를 하려고 준비 중인 걸로 안다. 타 장애유형 장애인들과 함께 탈원화 운동을 진행할 거다.”

-그동안은 정신장애인이 고립돼 투쟁했다면 이번 경남도청 앞 기자회견은 많은 비정신장애 인권단체도 손을 잡았다. 정신장애인 투쟁에 모범적 모습이라 생각된다. 이들과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

“정신장애인 단체와 비정신장애인 인권단체가 함께 경남에서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연대할 것이다. 경남 인권단체들과 정신장애인 단체들이 함께 소통하면서 경남 지역에서 함께 하겠다.”

-앞으로의 투쟁 방향은 어떤가.

“경남 인권단체(경남협의회), 부산 인권단체(부산협의회), 희망바라기가 연대해 정신장애인들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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