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박정자의 시] 무제(無題)
[당사자 박정자의 시] 무제(無題)
  • 박정자
  • 승인 2020.05.11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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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밝은 밤하늘에 외로이 홀로 앉아

내 님을 미워하다 못해 증오하고

또 다시 되뇌이며 후회하고 그리워한다

사랑은 미움의 씨앗이란 말인가

미움의 씨앗이 사랑이라면 애당초 사랑을 말 것을

그래 또 후회할 것이라면 그리워 말 것을

왜 이렇게 어리석은 자아일까

차라리 님이라 부르지도 말걸 그래도 미련만이 남아

끈끈한 정으로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인연인 것을 어쩌란 말인가

피와 피를 나눈 끈끈한 정

빨간 피가 하얗게 희석될 수 있다면

온 하늘에 핑크빛의 수채화를 힘껏 뿌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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