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의 시] 이제는
[당사자의 시] 이제는
  • 곽한나
  • 승인 2020.05.22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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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방안에 있자니 네가 곁에 없고

밖으로 나와봐도 너의 모습이 없어

너의 방문 앞에 오늘은 '외출중'

너와 만났던 그날과 나와 헤어진 그날

너의 방문 앞에 지금은 '식사중'

 

너와 식사를 하고 외출을 하는

너무나도 평범하면서도 어려운 그 일상사가

방문 앞을 노크하기 전에 불편하게 해야 하는가

너와 나의 만남에 노크가 없었다면

너의 마음이 나의 생각과 변함이 없고

주인이 따로 있는 기계와도 같았다면

만남과 작별이 구애받지 않았다면

 

나는 너를 벌써 잊었을까

 

노크 '똑. 똑. 똑' 세 번 하고 들어는 문은

너와 헤어진 지 3일째

그리고 그 문이 다시는 닫히지 않는

더하기, 곱하기

이제부터는 '만남중'

 

* 곽한나 님은...

정신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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