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는, 어떤 비장애 형제들의 이야기
[책] 나는, 어떤 비장애 형제들의 이야기
  • 마인드포스트
  • 승인 2018.04.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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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장애인 형제로 둔 형제자매들의 속 깊은 이야기들 성찰하는 책

“형제자매는 정신장애인 형제를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끝까지 포기하지 못한다.”

언젠가 점심식사 자리에서 만난 정신장애인 딸을 둔 어머니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어떤 정신장애인은 기자에게 말했다. “구박을 받더라도 부모 밑에 있을 때가 (정신장애인은) 가장 안전하다”라고.

그렇다면 가족 중에 정신적 장애인을 둔 형제자매의 역할은 뭘까? 그들도 지치면 정신장애인 형제 자매가 요양소와 정신병원에 가는 것을 애써 외면해버릴 수밖에 없는 존재들일까? 정신장애인 ‘돌봄’의 서사에서 형제자매의 존재는 늘 빠져 있었던 건 아닐까?

여기 정신적 장애인을 형제자매로 둔 청년 일곱 명의 진솔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비장애 형제로 살아가며 느꼈던 감정과 자신들을 위한 위로의 말을 책 속에 담았다.

 

 

정신적 장애는 발달장애(지적·자폐성장애)와 정신장애가 포함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2만 명의 정신적 장애인이 살아가고 있다. 또 그보다 많은 비장애 형제자매들이 존재한다.

정신적 장애를 가진 형제자매를 둔 20~30대 청년들은 서로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비장애인 형제들의 자조모임 ‘나는’을 만들었다. 장애 형제와 함께 살면서 타인에게 받은 상처, 부모에 대한 감정,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을 고민하며 해결점을 모색하는 <나는, 어떤 비장애 형제들의 이야기>를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 나오는 일곱 명의 비장애 형제들은 살아오면서 각자 겪었던 사건과 감정을 대화 형식으로 풀어낸다. 어릴 적 처음으로 집 밖을 나갔던 날 타인의 불쾌한 호기심과 동정 섞인 말투에서 자신의 형제자매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부터 책은 시작된다.

비장애 형제자매들이 가장 힘겨워하는 것은 바로 ‘죄책감’이다. 장애 형제자매가 부끄러웠떤 날과 자신만의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들은 죄채감을 느꼈다고 한다.

또 “너는 그러면 안 되지라는 말에 화가 났다가도, 내 삶을 찾고자 하는 자신이 용서가 안 될 때가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글쓴이들은 “부모님에게 ‘네가 잘 해야지’라며 어릴 때부터 큰 성취를 주고 성숙해지길 기대받는다. 그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다. 부모님에게 우리는 덜 아픈 손가락이었다”라고 고백한다.

그럴 리가 있는가? 부모는 뒤처진 자식에게 더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지만 그 외 가족도 또한 아픈 손가락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글쓴이들은 힘들어하는 부모의 모습에서, 차마 말하지 못한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고 위로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책 속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나는, 어떤 비장애 형제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온 데도 숨은 조력자들이 많았다. 서울시 청년허브는 비장애 형제들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을 처음부터 도왔다. 스토리 펀딩으로 300여 명의 후원자도 생겼다.

느린 학습지를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비영리기관 피치마켓은 책의 편집 및 디자인과 출판의 전 과정을 지원했다. 피치마켓 측은 “발달장애인이 쉽게 이해하는 책과 문서를 만들던 중, 자조모임을 만났다”며 “그들의 이야기를 꼭 책으로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글쓴이들은 자조모임 ‘나는’을 통해 받았던 위로와 이해를 같은 상황에 있는 정신적 장애인의 형제자매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밝혔다.

글쓴이들은 정신적 장애인을 둔 가족의 삶과 그 안에서의 상처와 회복 과정을, 사회가 이들 장애인의 돌봄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책 속에 녹였다.

책은 인터넷 서점과 피치마켓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하다.

구입문의: http://www.peachmarket.kr/product/%eb%82%98%eb%8a%94/ [피치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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