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국의 마음상담소] "어떻게 하면 우울증 약을 끊을 수 있나요?"
[이정국의 마음상담소] "어떻게 하면 우울증 약을 끊을 수 있나요?"
  • 이정국 원장
  • 승인 2018.07.16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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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이나 의학적 지식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정신과전문의 이정국 원장님께서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드리고 있으니 누구에게 물어도 시원하게 답을 얻을 수 없었던 의학적 질문이나 다른 누구에도 물어볼 수 없는 고민들을 마인드포스트 편집부(mindpost01@mindpost.or.kr)로 보내주세요. 사연을 보내주신 당사자의 사례는 모두 가명으로 처리해드리니 걱정 마세요.

이번 사연은 "어떻게 하면 우울증 약을 끊을 수 있나요?"입니다.
 

Q. 저는 우울증 약을 25년째 복용하고 있는 62세 주부입니다.

약을 먹고 있어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우울증 증세가 심해지고 조금 좋아져서 약을 줄이거나 끊으면 재발이 되다보니까 25년이란 세월 동안 약을 계속 복용하게 됐습니다. 저는 그래서 약을 끊고 싶은데 약을 끊지 못하고 계속 복용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

저는 예전에 약을 감기약처럼 증세가 없어지면 약을 그만 먹듯이 우울증세가 없어져 약을 그만 먹었었는데 금단현상이 나타나 저를 매우 힘들게 해서 결국 끊을 수 없었습니다. 약을 천천히 줄여가면서 끊어도 보았지만 결국 실패를 하고 또 다시 약을 복용해야 되게 되더라고요. 제 생각에는 약을 먹는다고 우울증이 완전 치료가 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약 때문에 뇌에 신경만 죽어서 건망증이 심해지고, 화가 나면 자제가 안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증세들 때문에 가족 모두가 힘들어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약을 끊을 수 있을지 좋은 방법이 있으면 가르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A. 안녕하세요. 정신과전문의 이정국입니다.

25년 동안 우울증으로 계속 약을 드시고 계시고, 화가 나면 자제가 안 되고, 건망증은 심해져가고, 약을 끊으려 해도 금단증상(?) 때문에 끊을 수도 없고, 많이 답답한 상황이시네요. 질문자님께서는 25년간이나 약을 드셨기 때문에 어떻게든 약을 끊고 싶으셔서 저에게 질문을 주셨습니다.

우울증은 우울하고 짜증나는 기분, 의욕저하, 수면장애, 부정적인 생각, 일상생활기능 저하 등을 초래하고 이로 인해 가족간의 갈등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우울증은 짧은 기간 동안 치료를 받고 낫는 단기우울증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만성화되어 증상이 지속되거나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되는 만성우울증도 있습니다.

죄송하게도 질문자님께서 앓고 계시는 우울증은 만성우울증으로 보입니다. 이런 경우는 감기처럼 어느 정도 약을 먹으면 끊을 수 있는 그런 질환이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지속적으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합니다.

드시고 있는 약이나 호소를 보면 질문자님께서는 오래된 우울감, 짜증, 불안감, 분노조절의 어려움, 불면증, 복통이나 소화불량, 신체적인 통증이나 불편감 등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증상들을 조절하기 위해 질문자님의 주치의께서는 항우울제, 항불안제, 위염약, 기분안정제, 수면에 도움이 되는 약 등을 처방해주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약들을 복용해서 잠이나 우울감, 불안감 등은 많이 호전될 수 있지만 문제는 건망증이나 멍한 느낌 등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약에 의존하게 되어서 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이유로 약을 끊었다가 증세가 심해지면 또 드셨다가를 반복하게 되기도 합니다. 치료를 받다가 갑자기 끊으면 금단증상이 발생해서 잠이 안 오거나 몸이 아프거나 불안하고 짜증이 나거나 소화가 안 되기도 합니다. 또 증상이 악화되거나 재발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집니다.

정말 약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우울증이 잘 치료가 되어야 합니다. 우울증이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을 끊으면 치료시간만 더 길어지고 고통만 더 심해질 뿐입니다. 그래서 약을 끊고 싶으시면 역설적으로 약을 더 꼬박꼬박 잘 챙겨 드시고 생활도, 운동도 열심히 하셔서 우울증에서 벗어나야 약을 끊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잘하시는 분들 중에도 어떤 분들은 우울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분들도 지속적으로 성실하게 치료받고 성실하게 생활하시면 결국엔 증상이 개선되고 약물의 부작용들도 전보다 훨씬 더 줄일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당부드릴 것은 우울증은 감기랑 달라서 증상이 좋아진다고 약을 바로 끊으시면 안 됩니다. 유지치료기간을 충분히 가지지 않으면 재발이 쉽게 되기 때문에 유지치료를 성실히 하고 끊을 때는 의사선생님과 꼭 상의해서 계획적으로 단계적으로 끊어야합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치료를, 생활을, 운동을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마음상담소에서 이정국 드림

성모마음정신과의원ㆍ한의원 대표원장

사진=성모마음정신과의원,한의원 제공
사진=성모마음정신과의원,한의원 제공

이정국 원장님은...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수료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의사 / 한의사
정신과 전문의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가톨릭의대 외래교수
대한소아청소년 정신의학회 정회원
정신분석학회 정회원
한방정신과학회 정회원
성모마음정신과의원ㆍ한의원 대표원장

 

마인드포스트 논설위원(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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