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공무원들의 심리치료 전문병원 건립해 주세요”
“교정공무원들의 심리치료 전문병원 건립해 주세요”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8.09.0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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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글 올라와
귀순한 북한군 자신 소개…남한에서 범죄로 수용생활해
수형 기간 교도관들의 위로와 지지에 희망 얻어
막힌 곳에서 24시간 근무 스트레스 상상 이상
실제 교정공무원 25%가 우울증 등 정신장애 겪고 있어

교도소, 구치소 수용자를 상대하는 교정공무원들의 심리치료를 위해 심리 전문병원을 건립해 달라는 청원이 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에 6일 올라왔다.

자신을 2008년 한국으로 귀순한 전 북한군15사단 보위지도원 이모 씨라고 밝힌 청원자는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지난 4년간 수용생활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수용생활에는 5만 명 가까운 수용자가 있다”며 “교도관들은 매일 그 범죄자들과 상담하고 교화시키기 위해 철창 속에서 함께 생활하다보니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는 상상 이상”이라고 적었다.

이어 “주임님들은 철창으로 사방이 막힌 사무실에 있으면서 수용자들을 만나 힘든 상황에 놓일 때가 많다”며 “교도관들의 정신적 고통을 해소할 수 있도록 교도관 전문병원을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는 자신이 수용생활을 할 때 교도관들의 노력으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며 “오늘도 많은 교도관들이 정신적 고통을 감당하지 못해 자비를 들여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도관님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나의 재기는)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정신적으로 힘든 환경에서 고통을 참아가며 묵묵히 그 길을 걷고 계시는 교도관님들을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달라”는 부탁으로 청원글을 맺었다.

실제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 교정공무원 1만6천 명 중 24.3%(3천900여 명)이 수용자들로부터 받은 스트레스와 각종 사고로 우울증과 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알코올중독, 이상성격 등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도소 수용자의 자살과 자해 사건을 겪은 교도관 중 상당수가 수면장애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2016년 9월 교정본부에 심리치료과를 신설해 수용자와 직원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예산과 지원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정신건강이 심각하게 훼손된 직원이 늘고 있다”며 “교정공무원의 자살과 이혼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방관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국가트라우마센터가 건립되었듯이 교정공무원들의 심리를 담당할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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