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사랑'은 정신장애인 저항 운동의 대변인 역할할 것
'마음사랑'은 정신장애인 저항 운동의 대변인 역할할 것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8.09.12 22: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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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마음 사랑' 지킴이 유주한 씨
작은 모임이지만 단단한 조직 만들 것
언론의 무지에 항의하고 사과 받아내
사무실 개소 당시 정신장애인들 십시일반 도움
사회와 국가에 요구하기 전에 준비된 자세 갖춰야
'마음 사랑' 지킴이 유주한씨 (c) 마인드 포스트
'마음 사랑' 지킴이 유주한 씨 (c)마인드 포스트

"당사자들의 마음사랑 운동을 하는 것이 최고의 희망입니다. 그들의 권리와 이익, 가족의 애환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이 당사자 활동의 주된 이유이고요. 저에겐 최고의 만족입니다. 고장난 당사자들의 마음을 깨끗히 청소해 사회에 당당히 세우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수원시 정신장애인 당사자 모임 '마음사랑'의 지킴이 유주한(56) 씨는 자신들의 존재의 이유와 목표를 이같이 말했다.

'마음사랑'의 출발은 수십년 전 경기도 광역정신보건센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센터 안에서 당사자 운동이 시작됐다. 당시 언론들이 생산하는 조현병에 대한 무지와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당사자들의 설자리가 강제적으로 사라져 가자 몇몇 회원들이 뜻을 모아 자조모임을 만들어 저항운동을 펼쳤다. 처음엔 모니터링 등으로 무지한 언론의 편견에 대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간의 이해부족으로 모임이 사라지기에 이르렀다.

그 후 2008년 수원시 성인정신건강복지센터의 지원을 받아 당사자들의 모임이 다시 결성됐다. 이것이 '마음사랑'의 시작이다. 많은 회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기 몇 번. 지금은 20명이 출석하는 단단한 정규 자조모임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마음사랑은 8월 27일 행복한우리동네의원 7층에 새 사무실을 개소했는데 우리 당사자 회원들이 적게는 만 원에서 많게는 십여만 원을 각출해 사무실 집기들을 마련했습니다. 우리들의 작은 사무실이지만 당사자 모임의 행정 처리가 이루어지는 자리라 생각하니 감격스러웠습니다."

수원시 세류동에 자리잡은 '마음사랑' 사무실은 평소 정신장애인 당사자 운동에 관심을 갖고 있던 '행복한우리동네의원'의 안병은 원장이 자신의 건물 일부를 임대료와 세금 없이 기증한 곳이다. 안병은 원장은 마음사랑이 창립되는 때부터 당사자 운동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후 마음사랑은 언론의 무지와 왜곡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 운동을 펼쳤다. 지난해 경기일보의 한 주필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찬 글을 내보냈다. 정신장애인들의 권리와 인권을 무시하는 기사였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모독적인 언사가 주를 이루었으며 정신장애인의 문화 역시 존중하지 않았다.

이에 마음사랑 소속의 당사자들과 가족들이 경기일보사 앞에서 집회를 가졌고 이후 사과를 받아냈다. 비록 당사자 30여 명이 낮은 목소리들이었지만 왜곡된 언론을 향해 외친 목소리들은 여러 장애인 단체들의 주목을 받았다.

"복지사와 간호사들이 여러 문제로 우리와 함께 매일 하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지만 우리 '마음사랑' 당사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우리의 권리와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었습니다.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아야 할 의무가 있는 언론사의 무지에 분노했고 그들의 사과를 받아냈죠. 정신장애인에 대한 왜곡을 바로 잡은 투쟁으로 만족합니다."

유주한 씨는 매일 사무실로 출근해 하루 4~6시간씩 근무하며 당사자의 권익 옹호를 위한 일들을 도맡아서 하고 있다.

직접 사무실을 방문하는 당사자들과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당사자들을 모두 응대하는 소위 당사자를 위한 '사랑방 선생' 역할을 하는 셈이다. 대규모 행사는 직접 발로 뛰어 행사장을 알아보고 소소한 일들은 주위 카페에 모여 합의해서 해결한다.

"25살에 조현병에 걸려 심각한 피해망상증이 시작됐어요. 환청과 환시로 4번 정도 입원했습니다. 지금도 환청이 있지만 많이 좋아졌고 건강을 위해 술은 먹지 않습니다. 병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죠. 형제인 동생이 한 명 있는데 큰 힘이 됩니다. 치료비를 책임져 주거든요. 이 형이 홀로서는 데 동생의 도움이 컸습니다."

환청 등 조현병 증세로 힘들 때도 있지만 '마음사랑'의 활동을 통해 당사자들에게 모범이 됐을 때 큰 힘을 얻는다고 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때 장애인복지법에 정신장애인이 정식으로 등록되면서 정신장애인의 인권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된 데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정신장애인이라는 현재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많은 정신장애인들이 수급자 자격을 얻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도 있다. 유주한 씨는 "이웃들과 더불어 함께 살면서 정신장애인이 차별 받지 않고 편견과 오해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금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장애인들은 각각이 지닌 병적 특성 때문에 단결이 잘 안 됩니다. 서로 간에 생각이 맞지 않는 것이 큰 문제죠. 제각기 다른 꿈들을 꾸고 있달까요. 피해 의식이 너무 큽니다. 우리 정신질환자들이 뭘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곤 합니다. 그래도 센터에 나오시는 분은 당사자 운동에 큰 힘이 됩니다. 그들을 통해 다른 신체장애인들처럼 의사표현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신장애인들의 한 목소리를 낼 때까지 저는 지금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는 정신장애인들이 최악의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걱정했다. 주거와 노동, 문화생활 등에서 정신장애인들은 여타 신체장애인들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데 서투른 정신장애인들의 경우 모여서 함께 협력하고 대안을 내놓는 일에 익숙치가 않다. 사회적 관계망이 훼손되고 홀로 고립돼 있는 정신장애인들이 그만큼 많다고 그는 지적했다. 유주한 씨는 따라서 큰 이슈보다는 작은 일에서부터 협력할 수 있는 모임을 자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의 단합이 최우선적인 목표다.

그래서 자조모임을 통해 자주 만나야 하고 의사소통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 '마음사랑'은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일단 모이고 본다. 함께 경청하는 방법도 배우고 정신건강 교양 강의도 함께 들을 계획이다. 무언가를 희망하고 바라기 위해서는 우선은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유주한 씨는 앞으로의 계획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승승장구죠. 우리 당사자들이 지식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며 사회에 요구하기에 앞서 실천적으로 준비된 자세를 갖추는 것이죠. 모르고 얻는 것보다 알고 얻는 것이 훨씬 보람되고 유익한 일이죠. 정신장애인의 권리를 찾는 데 함께 힘을 모으고 이 모임의 당사자들이 정신장애인들의 대변인이 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두고 보십시오 꼭 그렇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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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연 2018-09-17 18:42:00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공유합니다.

인랑제수민 2018-09-15 15:06:32
사람들 모이기가 힘듭니다. F코드에 다양한 증상 만큼 서로의 성격도 지나온 환경도 가정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느리게 천천히 할수있는 대로 맞추어 나가야겠지요. 나도 욕심내는 일보다 경청하는 걸 많이 배우게 되더군요. 내가 급성기 증상일 땐 어땠을까 생각도 되구요. 그래서 동료로서 지원활동도 상담도 더 애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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