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언의 만남-길을 묻다] 전병진, “정신건강전문요원에 작업치료사 반드시 포함돼야”
[박종언의 만남-길을 묻다] 전병진, “정신건강전문요원에 작업치료사 반드시 포함돼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8.09.18 22: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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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진 대한작업치료사협회장 인터뷰
장애인을 독립적 주체로 만드는 게 작업치료
왜곡된 정신병원 작업치료 법적 처벌해야
인간이 행하는 모든 삶의 행위를 작업으로 규정
정신장애인 관련 작업치료사 50명에 불과
신체장애 작업치료 99%…정신장애는 1%
작업치료학과 나와야 자격증 시험 응시 가능
방문재활 법적으로 막고 있어…선진국은 실행 중
고급 일자리이지만 임금체계 너무 허술해
자기 삶 사랑해야 클라이언트 치료할 수 있어

작업치료라는 게 있다. 작업치료를 한번이라도 들어본 이라면 이 치료법이 작업치료를 빙자한 정신병원이나 정신요양시설에서의 노동착취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기자 역시 그랬다. 도대체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지만 이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한 심포지움에서 자신을 작업치료사로 소개하는 이를 우연히 만났다. 명함을 교환했고 며칠 뒤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후 인터넷 등으로 작업치료와 관련된 자료들을 모으면서 기자는 놀라고 말았다. 작업치료는 작업을 하는 치료로 알고 있었던 기자에게 이 자료들은 다른 말을 건네고 있었다. 정신장애인뿐만 아니라 신체장애 등 모든 분야를 포섭하는 치료요법이 작업치료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전병진(48) 대한작업치료사협회장을 만난 건 다시 며칠 후였다.

그는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1989년 연세대학교 작업치료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국립재활원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각각 2년씩 일을 했다. 결혼 후 임금이 괜찮은 곳을 찾아 서울삼성병원에서 5년간 근무했다. 그 기간 동안 대학원을 다녔다. 전공은 사회학이었다.

당시 사회적 논쟁 중의 하나는 정신장애인, 발달장애인의 섹슈얼리티(성)에 대한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섹슈얼리티는 의미가 없으며 성적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유전적인 문제로 인해 이들의 장애는 의학적 논쟁 바깥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이를 사회적 시스템의 시선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학을 택한 건 그런 이유였다.

이후 박사를 마친 그는 현재 강원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병진 대한작업치료사협회장 (c)마인드포스트
전병진 대한작업치료사협회장 (c)마인드포스트

-왜 작업치료학과를 선택했습니까.

“제가 이 학과에 들어갈 때는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를 같이 하는 재활학과로 들어왔어요. 1학년 때 재활학과 학부로 들어와서 전공이 2학년 때 나눠져요.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선택에서 주위에 선배들이, 친했던 아이들이 다 작업치료사를 선택하는 거예요.

왜일까 생각해보니까 이 작업치료가 가진 매력 중의 하나가 장애인으로 있는 사람을 독립적인 주체로 만들어주는 학문적 배경이 있더라고요. 작업치료가 영어로는 occupational therapy거든요. 이게 occupy라는 동사에서 왔거든요. occupy라는게 점령하다, 주인이 되다, 쟁취하다 이런 개념이 들어 있어요. 도전적인 학문이에요. 학문 자체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현재 우리나라에 작업치료학과는 몇 개 정도 있습니까.

“63개요. 우리나라 작업치료 역사는 50년 됐어요. 오래됐는데 인원은 많지 않아요. 그 이유가 1969년에 국내 면허증이 발급되기 시작했고 1979년에 관련 학과가 처음 만들어져요. 1969년부터 10년 동안은 물리치료라든지 다른 전공을 하고 난 뒤에 신청자에 한해서 병원에서 1년간 트레이닝을 했어요. 트레이닝 1년 마친 사람들에게 작업치료 면허증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줬던 제도가 있었어요.

1979년에 원주에 연세대 작업치료학과가 전공이 만들어줘요. 20년 동안 작업치료학과가 있는 공식적인 학교는 그 하나밖에 없었어요. 재활학과로 50명 들어와서 작업치료 선택하는 친구는 10~15명밖에 안 되는 거예요. 다 물리치료 선택하고. 20년 동안 몇 백 명밖에 못 나온 거예요. 양적 성장을 못한 거죠. 그러다가 2000년을 기점으로 관련 학교가 확 생겨버렸어요. 그래서 지금 63개 정도가 됐죠,”

-저는 작업치료를 몰랐어요. 작업치료 하면 정신병원하고 정신요양시설에서 치료를 가장한 불법 노동으로 연상이 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억울하죠. 진짜 억울한 것 중의 하나가 이거에요. 작업치료 입장에서는 네거티브하게 비치는 거잖아요. 작업치료하면 노동 착취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저희는 마이너스에요. 국가인권위원회에 정신병원이나 정신요양시설에서 독립적으로 작업치료사가 시행되는 작업치료를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법이나 제도들이 쉽게 바뀌지 않잖아요. 저희들은 규모가 1만7천 명밖에 안 돼요. 그러니까 법 개정도 쉽지 않고. 우리가 실제 작업치료사에 의해서 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저희들이 할 말이 없죠. 근데 작업치료사가 하지 않는 작업치료인 거죠. 근데 그게 노동착취로 비취니까. 저희들 이미지가 대게 불편하죠. 안타까운 것 중에 하나예요.”

-작업치료사가 개입되지 않고 그냥 일반인이 작업치료사처럼 노동을 시키고 하면서 안 좋은 이미지를 자꾸 만들어내는 거죠.

“그런 행위를 한 사람은 법적으로 조치를 하는 방법 밖에 없는 거 같아요. 그래야 노동 착취라든지 인권침해적인 요소들로 가지 않겠죠. 국가에서 좀 강하게 법적 조취를 취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근로(勤勞)요법은 협의의 작업요법이라고 합니다. 작업치료의 광의(廣義)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작업이란 용어는 occupational, occupy, work 등으로 이야기합니다. 노동 있잖아요. 작업치료를 work로 제한적으로 보는 개념이 있어요. 우리 둘이 하고 있는 건 작업이에요. 노동하는 거잖아요. 국장님은 언론인으로서의 인터뷰하는 게 노동이잖아요. 저도 지금 인터뷰하는 게 노동이죠. work가 포함되고 있잖아요.

또 친구와 둘이 만나면 노동이 아니라 여가를 보낸 거잖아요. 여가도 작업이라고 얘기하거든요. 또 밥 먹고 설거지 하고 집안 일 하는 거 일상생활. 그리고 수단적 일상생활 바깥에서 사회생활하는 그런 것들을 다 저희는 작업으로 봅니다. 그리고 휴식과 수면. 수면에 문제가 발생하면 정신과적 문제가 발생하잖아요. 그런 게 작업으로 다 분류됩니다. 광의의 작업치료는 인간이 행하는 모든 삶의 행위들을 작업으로 규정하고 있고 사회참여라든지 일상생활에 방해가 일어난다면 그걸 문제로 보는 거죠.

어떤 사람은 올빼미처럼 밤늦게 일하고 아침 늦게 일어나는 사람도 있어요. 그것도 나쁘지 않다는 거죠. 근데 그게 다른 일상생활, 사회참여에 방해가 되면 문제로 보는 거죠. 광의에서 본다면 인간이 행하는 모든 행위들에 대한 작업을 지금 하고 있고 그 작업이 건강하냐 건강하지 않느냐 저희들이 분석하는 있고요. 협의의 의미는 지금 현재의 노동, 근로 이걸 작업치료로 좁게 보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신장애인의 사회적응력 강화와 사회기능 회복을 위해 정신장애 부분에도 많이 이용됩니까.

“원래 작업치료의 학문적 출발은 정신과였습니다. 중세 때 신이 중심적이었잖아요. 그때 정신장애인들은 신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의 개념이었죠. 근세로 넘어올 때 이 분들을 지역사회로 돌려보내버립니다.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줬는데 그때 누군가 서포트(지지)하는 사람이 필요했던 거예요. 작업치료가 그때부터 시작된 거죠. 지역사회 서포트, 전문가가 작업치료사였습니다.”

(c)마인드포스트
(c)마인드포스트

-그러면 정신장애인에게 들어가는 작업치료가 전체 작업치료의 몇 퍼센트가 됩니까.

“미국 등 선진국은 대략 30%가 정신장애인들을 작업치료 서포터를 합니다. 국내에서는 0.1%될라나. 지금 정신장애인들과 관련해 일하는 작업치료사는 한 50명 내외밖에 안됩니다.”

-왜 그렇게 적죠.

“재밌는 것 중의 하나인데요. 이 50명 중에서 30명은 어디에 있냐면 다 국립정신병원에 있습니다. 국립서울병원, 나주병원, 부곡병원, 춘천병원, 공주병원 여기에는 작업치료사가 다 있습니다. 국가에서 하는 건 다 있는데 이건 민간시장에서는 전혀 거의 없어요. 삼성병원하고 서울대병원 메이저 몇 군데 빼고 거의 없어요.

더 중요한 건 지역사회거든요. 지역사회에 작업치료가 들어와서 직업재활도 하고 독립적인 일상생활도 하고 작업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그걸 지금 못하고 있죠. 못하는 이유가 법적인 문제가 가장 크죠.”

-법적인 문제요?

“정신건강복지법상 정신건강전문요원에 작업치료사가 들어와 있지 않아요. 그래서 그 법을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을 통해서 입법 발의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 법을 발의해놨는데도 그게 통과를 못 시키고 있죠.

2010년에 보건복지부에서 정신건강전문요원에 작업치료사들이 들어가도록 정부 입법 제출을 했어요. 정부가 필요하니까 같이 밀어주고 갔었단 말이에요. 근데 직능간의 갈등들 때문에 못 들어 갔죠. 거기 왜 작업치료가 들어가야 하는지 논리가 다 들어가 있어요.

의사들은 해외로 나가 보잖아요. 해외에 가보면 파트너 중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 작업치료사라는 걸 다들 알고 있어요. 알고 있는데도 해결이 못 되고 있죠. 의사들은 보험수가가 없어서 너희들 못 들어온다 얘기를 하거든요. 그럼 보험수가의 결정권을 의사들이 갖고 있단 말이에요. 저희들은 아무 권한이 없어요. 의사들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줘야 하는데 그게 자기 일들이 아니니 머뭇거리죠.”

-보험수가하고 작업치료사하고 일하는 게 무슨 관계입니까.

“병원에서 저희들 뽑으려면 수가가 있어야 뽑아주는 거거든요. 보험수가가 약해요. 작업 및 오락요법이라는 수가가 있긴 있어요. 근데 그게 너무 약해서 못 뽑아주는 거죠.”

-월급 비슷한 겁니까.

“그렇죠. 병원 입장에서는 인력을 뽑아 오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수가를 받을 수 있어야 되는데 수가 자체가 없는 거죠.”

-신체장애에 작업치료는 어떻게 개입합니까.

“지금 우리가 정신장애 쪽은 1%도 안 된다고 했잖아요. 나머지 99%는 신체장애 쪽에 가깝다 보시면 되죠. 아동 쪽이면 발달장애 아이들 같은 경우에 작업치료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감각통합치료도 있고 뇌졸중환자들의 일상생활 회복할 수 있게 돕고 사지마비 환자들, 척수장애인들 그런 분들도 치료하고요. 노인 쪽으로는 치매 가진 분들이 치료의 영역입니다.”

-장애가 없는 일반 비장애인들도 작업치료의 클라이언트가 될 수 있습니까.

“네. 예방적 차원에서요. 예를 들면 치매의 경우 치매가 오기 전 단계, 경도인지장애가 시작되는 일반 노인들의 경우에 인지훈련을 시킵니다. 저희들이 사전에 치매로 넘어가지 않게 하는 그런 예방차원의 접근들도 하고 있고요.”

-프랑스 의학자 피넬(1745~1826)에 따르면 감금된 광인의 족쇄를 풀고 자유를 열어주는 의학적 치료법이 작업요법의 최초 시도라고 했더군요. 맞습니까.

“맞습니다. 중세 때 수용돼 있던 정신장애인들을 근세로 넘어오면서 족쇄를 풀어준 사람이 피넬이거든요.”

-1973년에 자격시험이 도입됐다고 하는데요. 어떤 것이 시험 종목입니까.

“1973년에 아니고 1965년부터 시작됐고요. 면허증은 1969년에 첫 번째 합격자가 나왔습니다. 1965년에 자격시험이 도입됐는데 시험 본 사람도 없고 또 떨어지고 하면서 1969년에 첫 면허증 합격자가 나왔습니다.”

-시험 종목은 뭐가 있습니까.

“작업치료 기초는 해부학, 생리학, 심리학, 발달학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인지, 지각, 감각 같은 해부생리적인 기초적인 개념에 대한 1교시 과목이 있습니다. 그리고 관계 법규들인 의료법, 의료기사법, 정신건강복지법, 장애인복지법, 노인복지법 5개 법이 시험에 들어갑니다. 또 2교시 들어오면 작업치료 전공이 들어오는데 아동작업치료, 신경계작업치료, 정신작업치료, 근골격계작업치료, 지역사회작업치료 이 과목들 시험을 2교시에 치룹니다.”

-그게 선택과목입니까.

“아니요. 다 봐야 되는 과목입니다. 그리고 3교시는 실기입니다. 작업치료와 관련된,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실기시험, 그 다음에 신체장애인에 대한 실기. 이렇게 크게 나눠져 있습니다.”

-실기는 어떻게 하는 겁니까.

“실기는 사례 중심입니다. 페이퍼에 지문이 나오면 읽고 밑에 질문들이 나옵니다.”

-1교시에 다섯 과목이면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과목이 다섯 과목인데 과목마다 문항수가 많지가 않습니다. 총 문항은 1교시가 70문항, 법규가 20문항, 3교시는 100문항.”

-그럼 20문항 맞추려고 다섯 법을 다 알아야 합니까.

“네.”

(c)마인드포스트
(c)마인드포스트

-대학을 졸업해야 자격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지나요.

“네. 응시 자격이 3년제가 있고 4년제로 섞여 있습니다. 서른 개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졸업을 해야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럼 대학 졸업 못하고 다른 학과 졸업한 사람들은?

“아예 못 봅니다. 이건 국가면허증입니다.”

-별도의 수련기간을 거쳐야 됩니까.

“수련 기간 없습니다. 대학을 나와야 합니다. 아, 인턴 같은 거 말이죠. 인턴은 실제 공식적으로는 안 해도 됩니다. 그런데 대학병원이라든지 재활병원에서 인턴제를 운영하는 데가 있습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같은 경우에는 일 년 간 인턴 제도들이 있죠. 계속 고용이 되는 게 아니고 인턴 끝나고 나면 다른 데 가든지 잘 하면 남아 있든지 그렇게 됩니다. 인턴이 필수는 아닙니다.”

-작업치료 자격증 따면 보통 어떤 의료분야에 진출합니까.

“크게 보면 병원이 있고요, 병원에는 재활의학과하고 재활소아작업치료, 성인작업치료가 있습니다. 그 다음에 정신과. 그 다음은 지역사회로 나오고 있는데요. 그 중의 하나가 치매안심센터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치매안심센터에 작업치료 인력이 필수로 들어가 있고요.

그 다음에 건강보험공단의 노인장기요양 관련해서 요양직이라고 있어요. 어르신들 방문해서 직접 그 분의 상태를 평가하는 건데 요양직에는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요양직 들어가기 위해서 시험을 봐야 됩니다. 거기에 많이 들어가고 있고요. 그 다음에 보건소, 복지관 등. 최근에는 장애아동 쪽으로 지역사회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재활치료는 퇴원 다음 단계가 없다고 합니다. 작업치료사는 클라이언트의 재택 재활까지 따라가야 하는 겁니까. 재활 부분의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요.

“집에까지 쫓아가야죠. 그런데 그게 법적으로 안 됩니다. 2016년 말에 저희들이 기동민 의원실에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의 방문재활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습니다. 노인장기요양 관련해서 일본과 미국, 선진국은 다 방문재활이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고 집에서만 있는 분들 계시잖아요. 그분들에게 재활을 도와줘야 건강을 유지하고 지역사회로 나올 수 있거든요. 그런 역할을 하는 게 방문재활인데 저희들은 그걸 할 수 있는 법이 없죠.

그래서 노인장기요양법 개정법안을 냈는데 지금 의사협회에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요. 작업치료하고 물리치료는 법적으로 의료기사법에 들어 있습니다. 의료기사법에는 의사의 ‘지도’라는 문구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 지도 없이 독립적으로 치료를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죠. 근데 이게 난감한 거죠. 그러면 어르신이라든지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본다면 좋은 서비스를 계속 받고 싶은데 그걸 차단을 하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의사들이 지역사회로 나와서 아웃리칭을 하고 방문진료를 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 방문진료는 실제 시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 상태에서 이게 이유가 돼 있는 거죠. 저희들는 법에 지도가 아닌 처방을 넣고 싶은 겁니다. 지금도 병원에서 의사들의 지도라는 게 옆에서 보고 이거 하세요 저거 하세요 지도를 하는 게 지도의 개념인데 그렇게 하지 않거든요. 그냥 처방전 쓰면 그걸 보고 작업치료사들이 물리치료사들이 치료하면 되거든요. 우리도 똑같단 말이죠. 그 처방을 주시면 처방에 따라서 우리는 하겠다는 거죠. 무조건 단독으로 하겠다는 게 아니고요. 근데 그것도 반대를 하고 있으니까.”

-자기들 기득권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는 답답하죠. 왜냐하면 선진국에서 하고 있는 것들이고 앞으로도 이 제도는 반드시 도입이 될 수밖에 없는 시대적 흐름이고요. 아무리 반대한다고 해도 내가 볼 때는 언젠가는 들어오면 되는 거예요. 퇴원 이후가 문제에요. 퇴원한 이후에 방치되고 있는 거잖아요.”

-우리나라 재활의료 전달체계의 문제점이 회복기 재활 시스템이 없어 재활난민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작업치료는 여기에서 어디에 포함됩니까.

“장애인건강권에 관한 법률이 있습니다. 이 법 안에는 재활과 병원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급성기는 종합병원이 하고 재활병원들을 아급성기인데 회복기 병원을 의미하거든요. 그런데 회복기 병원 모델이 법적으로 우리는 없습니다.

지금 장애인건강권에 관한 법률에서 회복기 모델을 15곳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작년 이 재활병원들의 수가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분석을 했습니다. 하니까 주로 재활이라든지 일상생활이라는 이런 훈련 보다는 신체훈련 중심으로 돈을 다 쓰고 있더라고요. 중추신경이 마비되면 회복되는 게 제한적이거든요. 신체적으로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도 신체훈련 중심으로 하면 수가 때문에 돈을 많이 받게 되니까 거기다가 주구장창 돈을 쓴단 말입니다.

저희들이 계속 복지부에 제안했던 것들은 진짜 재활할 수 있고 집으로 돌아가서 살 수 있게 하는 수단적 일상생활 훈련을 할 수 있게 수가를 만들어달라는 거였어요. 지금 그 수가가 있기는 한데 되게 약해요. 삭감도 많이 되고 있잖아요. 입원 모델에서 재활을 중심으로 하는 모델을 만들어달라고. 복지부라든지 관여한 분들도 선진국 모델을 보고 오면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돼야 작업 중심의 어떤 일상생활훈련, 생활기술훈련들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세계작업치료사연맹(WFOT)에 49번째 가입국입니다. 현재 몇 개 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했습니까.

“한 70개 정도. 참고로 내년 4월에 세계작업치료사연맹 임원진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회의 합니다. 올해 5월에 국제회의에서 결정됐습니다. 아까 얘기했듯이 작업치료사가 정신건강전문요원에 빠져 있잖아요. 그래서 세계작업치료사연맹에 저희들에게 그걸 보내줬어요. 전 세계적으로 정신과에 작업치료가 빠져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작업치료사가 전문요원으로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라는 레터를 보내줬어요.”

-작업치료 관련 저널들이 영국, 호주, 캐나다, 스칸디나비아, 홍콩, 미국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더군요. 우리나라도 이 같은 저널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저희 학회가 11개 있어요. 대한작업치료사학회는 학회지가 1993년부터 학회지가 쭉 나오기 시작했죠. 일 년에 4번, 분기별로 나옵니다. 그 다음에 감각통합치료학회라고 있습니다. 거기는 아동 쪽의 학회지인데 거기도 오래돼 있고. 이 두 개가 국내 등재지입니다. 그 다음에 지역사회작업치료학회가 있고 신경계작업치료학회지가 있고, 인지장애학회지가 있고, 또 학교아동작업치료학회지가 있고.”

-작업치료학회 저널 밑에 하부로?

“하부 아닙니다. 대한작업치료사협회 안에 작업치료학회가 있고요 나머지들은 독립인데 협력체계에요. 옛날에 산하 학회로 돼 있었는데 독립해 나갔고 그냥 협력 학회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작업치료 처방이 재활의학과에만 국한되어 있다고 하는데 사회모델로 가야한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무슨 의미입니까.

“지금 재활학회에서만 처방이 되는 거는 뭐냐면 중추신경계 환자만을 치료할 수 있게 하는 거예요. 근골계라든지 정신과 같은 경우에는 재활의학에서의 처방을 못 내잖아요. 저희들은 재활의학 안에 묶여 있는 거죠. 저희들이 정신의학 분야 클라이언트들에게 치료를 하고 싶은데 그걸 못하게 돼 있고. 이런 부분들이 지역사회로 들어와서 사회적 모델 안에서 지원이 돼야 되는데 수가 체계가 되게 제한돼 있어요.”

-돈을 적게 준다는 말입니까.

“돈도 적게 주는 게 맞고, 처방에서 해결을 하게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삼킴장애를 치료하려고 하면 삼킴장애만을 치료해야 되거든요. 그렇지만 내 마음대로 사회복귀나 사회재활에 대한 부분들을 치료하면 수가를 못 받는 거죠. 법적으로 수가 체계 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할 수가 없습니다.”

-정신장애인도 못 하는 겁니까.

“네. 못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사회모델이 만들어져서 다양하게 할 수 있게 그런 모델이 제시가 돼야 하는 것들이죠.”

-작업치료사 처우가 안 좋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할 말이 없습니다. 너무 안 좋습니다. 4년제를 공부하고 국가고시 면허증을 갖고 고급스러운 자격증을 갖고 있는데도 국가에서는 인정을 안 해 주고 있어요. 의료인증보험수가체계에서 돈을 너무 적게 주고 있는 거예요. 이름은 전문가라고 하고 있고 국가고시도 보게 하고 사단법인도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보험체계 자체가 수가들이 너무 약하다보니까 의사들도 실제 많이 월급을 줄 수 없는 구조잖아요. 또 의사들도 내가 봤을 때 배려를 좀 해야 되는 거 같아요.

치료사들에게 월급을 올려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되는데 제가 볼 때는 약해요. 또 국가가 건강보험공단에 주는 수가 자체가 너무 약하잖아요. 문재인정부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얘기를 계속 하고 있는데 작업치료사는 좋은 일자리거든요.

진짜 보람 있고 평생 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인데도 임금체계 자체가 너무 허술하고 약합니다. 내가 볼 때는 우리 회원들이, 치료사들이 다 희생봉사 하고 있는 같아요. 희생봉사는 아니지 않습니까. 직업이니까 먹고 살게는 해 줘야 하는데 말이죠.”

-지금 노조는 있습니까.

“노조가 거의 없었죠. 대학병원들은 병원 노조가 있지 않습니까. 재활병원이라든지 작은 단위에서는 노조들이 거의 없습니다. 인간의 노동의 역사를 보게 되면 끝없는 싸움의 역사들이었습니다. 저는 재활 쪽 노동의 역사는 한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봅니다. 그리고 작업치료 노동의 역사는 지금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A병원, 그 다음에 강원도의 한 재활병원, 국립재활병원도 노조를 만들었고 최근 들어 노조의 붐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협회 입장에서는 예의주시하고 있고 노조가 잘 클 수 있게 이분들을 지원하는 게 협회의 중요한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직업치료사의 안전한 고용을 위해 법적 제도적 문제점은 무엇이 있습니까.

“안전한 고용이라고 하면 어떤 개념일까요. 예를 들면 병원에서 치료사가 하루에 볼 수 있는 수가 베드(bed·침상) 당 몇 명으로 규정돼 있거든요. 그 규정이 우리가 좀 높은 것 같아요. 물리치료는 재활시범 사업에서 9대 1이라는 기준을 갖고 있는데 환자 아홉 명이 있으면 물리치료사를 한 명 고용해야 하는 거거든요. 작업치료는 12대 1로 돼 있더라고요.

따라서 작업치료의 노동 강도들을 줄이기 위한 법적인 싸움이라든지 제도권의 싸움들을 협회에서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거고요. 그 다음에 지역사회모델, 병원만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작업치료사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인 체계를 만들어가는 게 필요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방문작업치료에 대한 것들이 있겠죠.”

(c)마인드포스트
(c)마인드포스트

-당신은 2016년 대한작업치료학회 국회의장 공로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50년 만에 작업치료 관련 업무 범위를 현 시대에 맞게 개정했다고 하는데 무슨 내용입니까.

“작업치료 업무 범위가 1965년 정도에 제도적으로 만들어져서 간호보조원법이라고 있었어요. 그 법이 의료기사법으로 바뀌거든요. 의료기사가 되면 임상병리, 물리치료, 작업치료, 방사선, 치위생, 치의공, 안경, 의무기록 이 여덟 개를 의료기사 등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근데 이 법의 근거가 옛날에 의료보조원법에서 만들어졌는데 만들 때 작업치료에 대한 규정을 엄청 허술하게 만들어놨어요. 그 법을 고치려고 계속 노력했는데 50년 동안 한 줄도 못 고쳤어요. 그런데 저희들이 2015년에 그 법을 고쳤죠. 법이 통과됐어요.”

-통과돼서 가장 눈에 띄는 게 뭡니까.

“엄청나게 많은데 그중의 하나가 예전에 신체적 장애는 있었습니다. 정신장애는 빠져 있었죠. 제가 넣고 싶었던 게 정신장애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정신적 장애가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정신장애는 제가 봤을 때 가장 크고요, 작업치료의 근본적이고 아이덴티티를 규정짓는 거거든요.”

-그전까지는 신체에만 국한됐습니까.

“네. 정신적이라는 단어를 넣고 그 세부항목으로는 되게 많이 들어왔는데 그 중의 하나가 작업수행분석이라는 게 있어요. 그런 것들도 들어왔고.”

-그건 뭐하는 겁니까.

“활동분석, 작업수행 분석입니다.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가 안 하는 것 중 하나가 인간의 수행 분석입니다. 수행을 분석하는 기술들을 저희들이 갖고 있습니다. 그것들을 법적으로 넣었다는 것은 큰 업적입니다. 그리고 인지재활과 삼킴재활 이런 용어들이 명확하게 법적으로 들어왔고 일상생활 훈련 부분들을 저희 업무 범위로 명확하게 넣은 건 가장 큰 업적입니다.”

-원광대학교, 광주여대, 전주대학교에서 한국작업치료교육평가원 주관 교육인증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고 보도됐더군요. 세계작업치료사연맹(WFOT) 교육과정 인증까지 받았다고 하는데 교육과정 인정받으면 혜택이 어떤 겁니까.

“세계작업치료사연맹에서는 작업치료사를 만들어내기 위한 최소 교육과정들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총 3천 시간의 교육이 있어야 되고요. 교육 안에 사회과학 600시간, 자연과학 600시간 듣고 그 다음에 작업치료 800시간 이론 듣고 임상실습 1천 시간을 들으면 3천 시간 되거든요. 이걸 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WFOT 인증학교로 되면 학생들이 미국 유학을 갈 때 교육과정을 인증받은 학교일 경우 좀 쉽게 받아주는 거죠. 그리고 해외에 취업할 때도 좀 더 유리한 기회를 주는 거죠.”

-정신장애인에게 작업치료는 어떤 의미일까요

“Ocuppy하는 겁니다. 주도적으로 자기 삶에 주인이 되게 만드는 겁니다. 내 삶의 주인은 나야라고 말할 수 있게 당당하게 만들어주는 게 작업치료의 역할이에요. 작업치료는 도와주는 게 아닙니다. 작업치료는 도움을 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핵심입니다. 지금 국장님과 저 같은 경우는 작업치료 성공인 거죠. 당당하잖아요. 자기 삶의 주인은 나야라고 결정하는 거잖아요.”

-내가 인생의 주인이 되려면 작업치료 대상자에게 ‘넌 할 수 있어’ 이렇게 말하는 겁니까, 아니면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사주는 겁니까.

“그런 게 다 포함되겠죠. 그 사람이 놓여있는 맥락과 삶과 환경에 따라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분석해 찾아내고 그 사람에게 서포트하는 거죠.”

-작업치료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까.

“내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너희 주어져 있는 운명을 사랑하는 자가 되라고 얘기해요. 각자가 주어져 있는 자기 삶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내가 내 삶을 사랑해야 내가 만나는 클라이언트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 거지 나 스스로 내 삶에 대해 부정하고 내 삶을 힘들어하는데 만나는 클라이언트의 삶을 사랑할 수 없는 거죠.

삶에 대한 고민을 철학적으로 깊이 할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작업치료사라면. 무엇보다도 자기 삶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 자기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는 사람.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 같아요.”

 

찻값을 내려고 하자 그가 완강히 막고 자기 지갑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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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발견 2018-10-04 20:50:31
작업치료 국가고시 과목에 건돌리기 작업치료 아니구 근골격계작업치료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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