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vs 청장년, 세대간 심리적 갈등의 골 깊어져
노인 vs 청장년, 세대간 심리적 갈등의 골 깊어져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8.10.01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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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노인인권종합보고서 발표
노인돌봄 책임? 노인은 배우자, 청장년은 국가 책임
십만명 당 자살률 25.6명…노인 자살 70대 90명, 80대 150명
노인 열 명 중 네 명 노후 준비 못해
노인 빈곤 예방 ‘사회가 지원해야’ 71.1%
고용 기회 있지만 나이 제한으로 진입 막혀
노인 vs 청장년간 소통 어려움 51.5%

노인과 청장년 사이의 세대 갈등이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인 네 명 중 한 명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 정도는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65세 이상 노인 1천 명과 청장년층 500명을 대상으로 2017년 설문조사를 실시해 작성한 ‘노인인권 종합보고서’를 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장년의 85.6%가 노인돌봄의 책임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노인배우자(61.0%), 성인자녀(57.6%), 노인인 자녀(46.4%) 순이었다.

반면 노인은 노인돌봄의 책임이 배우자에게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8.1%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64.9%), 성인자녀(49.8%), 노인인 자녀(46.7%) 순이었다.

노인의 19.5%는 몸이 불편해 치료가 필요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으며 불안, 우울 등 정신건강에 대해서도 16.2%가 적절한 치료를 못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인의 75.6%는 노인의 자살과 고독사를 사회 문제로 인식했다. ‘호스피스 서비스 활성화’에 대해서는 87.8%가 긍정적으로 인식했으며 ‘존엄사 찬성 및 무의미한 연명치료 반대’에 대해서는 83.1%가 동의했다.

한국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 및 사망률은 2016년 기준 인구 십만 명 당 25.6명이었다. 60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53.3명으로 두 배가 넘었고 70대 90.3명, 80대 150.5명 등 나이가 많아질수록 가파르게 증가했다.

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비율은 전체 노인의 26.0%로 나타났다. 고독사에 대한 우려도 23.6%로 70대 전반과 80대 이상이 비교적 높게 응답했다.

노인 빈곤을 예방하거나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회가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노인은 71.1%였다. 생계가 곤란해 국가로부터 지원이 필요했으나 지원받지 못한 경험은 24.1%로, 노후 생활에 필요한 만큼의 공적연금을 받지 못하는 노인은 30.7%로 각각 나타났다.

노인 35.5%는 ‘노후 준비’를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청장년은 노인보다 노후 준비를 못한 비율이 낮았고 공적연금, 개인연금 등의 준비 비중이 높아 정책적으로 관리할 경우 노년기 빈곤을 예방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청년기 경제상태가 노년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72.6%였다. 남은 생애 동안 경제적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노인의 51.2%가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청장년은 34.6%가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노인의 64.7%는 우리 사회가 노인에게 고용기회를 주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노인이 일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지원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53.1%였다. 그러나 실제 나이 제한으로 취업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8.6%로 나타났다.

보수, 업무, 직책 등으로 직장에서 차별을 경험한 노인은 44.3%, 직무적합, 근로시간 단축 등 노인에게 적합한 근무 환경에서 일할 수 없었다고 응답한 비율도 48.1%로 조사됐다.

특히 노인의 58.3%는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다’고 응답했고 61.2%는 일을 더 하고 싶었으나 일자리를 중간에 그만둬야 했던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20.2%는 여가·문화 교육, 자원봉사 교육, 건강 교육, 정보화 교육 등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노인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비율도 30.7%로 나타났다.

이어 노인의 40.4%는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을 경험했으며 노인과 청장년 사이에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51.5%로 조사됐다.

노인 일자리 증가로 인한 청년 일자리 감소나 청년 부담 증가에 대해 노인과 청장년 모두 공감하고 있었으며 세대 간 문제는 노인과 청장년층 모두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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