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형 기자의 책! Check!] 나카무라 유키의 '만화로 읽는 조현병'
[이관형 기자의 책! Check!] 나카무라 유키의 '만화로 읽는 조현병'
  • 이관형 기자
  • 승인 2021.12.30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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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조현병

출판사 Check! 

뿌리와이파리는 20여 년 동안 200여 권에 가까운 책을 출판할 정도로 작지만 알찬 출판사다. 출판사 이름이 특이한데, 이 땅의 지적, 문화적 풍토에 '튼실한 뿌리와 무성한 이파리'가 되고자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이다.

뿌리와이파리는 지속적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분들에게 보탬이 되는 책을 출간하고자 계획 중이라고 한다. 특히 『만화로 읽는 조현병』처럼 정보나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다른 책들도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저자 Check! 

이 책의 원작은 일본이다. 원작자 '나카무라 유키'라는 만화가는 30년 넘게 조현병을 안고 있는 어머니를 두고 있다. 나카무라 유키는 <만화로 읽는 조현병> 뿐 아니라, <우리 엄마는 환자입니다>, <왁자지껄한 조현병 라이프>등을 출판해왔다. 조현병 당사자의 가족으로서 지속적으로 조현병에 대한 책을 내며 병에 대한 사실과 정보, 가족들의 생활 이야기를 쉽고 유익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한 김성우는 와세다 대학교 유학생 출신으로서 아내가 조현병 환자다. 그는 연애 시절 지금의 아내를 돕고자 일본에서 조현병 관련 서적을 찾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고 번역 작업을 통해 한국에서 출판에 이르기까지 큰 역할을 했다.

내용 Check! 
 

이 책은 만화라는 장르답게 알기 쉽고 재미있게 조현병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아주 심도 깊고 전문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조현병 당사자와 가족들이 꼭 알아야 할 필수적 내용들을 빠짐없이 담았다.

그동안 의사나 종사자, 전문가를 위한 책들은 많이 출판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당사자 본인과 가족들을 위해 친절하게 만들어진 책은 오랜만인 거 같다. 기자는 이 책을 40분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한건 아니다. 기자조차도 모르고 있던 병의 증상이나 대처법, 병원에 대한 정보와 가족들의 실제 삶 등. 이 책을 읽고 나서 당사자로서의 나 자신은 물론, 다른 당사자들과 가족들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기자는 20대의 시절, 거의 10년 동안을 하루 12시간씩 약에 취해 잠만 자고는 했다. 당시로서는 스스로를 게으르고 무기력하다는 생각에 죄책감까지 들었는데, 이 책은 긴 수면도 회복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설명해준다. 진작에 이러한 내용을 알았다면, 좀 더 빨리 이 책을 만났다면, 나의 회복에 큰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그만큼 지금도 병으로 힘들어하는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책이다.

디자인 Check! 

책의 표지를 보면서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조현병 하면 심각하고, 어둡고, 무섭다는 편견이 있어서인지, 관련 책들도 표지가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만들어진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에 조현병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감이 들거나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는다. 표지에 쓰인 일러스트와 색상, 타이틀 서체마저도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린이들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책으로 느껴진다.

다만 책의 내지는 흑백으로 되어 있어서,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 2도 컬러(흑백에 한 가지 색을 추가한 디자인)로 만들어도 책이 좀 더 화려해질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흑백의 디자인 상황에서도 본문 속 그림들이 워낙 다채로워서 딱딱하거나 촌스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어쩌면, 내용에 집중하는 데 컬러보다 흑백이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장점 Check! 

이 책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쉽고 재미있게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이다. 또한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들을 요약하여 핵심만 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어떤 책들은 방대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많은 양과 페이지를 정해 놓고, 긴 문장과 추상적인 텍스트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하지만,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콘텐츠는 빠른 시간 안에 핵심만 요약하여 전달하는 것이다. 만화책이라는 유형을 선택한 것도, 짧은 내용 안에 핵심적 내용만 담은 것도, 이 책만의 가장 큰 장점이다.

유의점 Check! 

이 책은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유익한 도움을 줄 것이다.

만약 조현병에 대해 이미 기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의사나 교수, 종사자나 전문가라면 이 책이 뻔하고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기자도 좀 더 전문적이고 많은 정보와 지식을 담은 책을 소개해 왔다. 다만 이번에는 당사자와 가족들 위주로 도움이 되는 책을 알리고자 이 기사를 쓰게 됐다.

책 정보와 구매 링크: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21266342

*이 기사는 기자가 직접 책을 구입하여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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