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쉬지 않고 내린다
굵은비, 이슬비, 소낙비, 지나가는 비
다양한 비다 오늘 그렇다
방에 앉아 책장을 뒤적거리며
비오듯 많은 얘기들이
순서를 정할 수 없다
문득 지난 어제들이 보이게 되고
주위의 변화가 낯설다
예전처럼 좋은 감정이 아니다
용서라는 관대함은
어디서부터 시작돼 끝인지
다 사람들이 똑같지는 않으리
이런 류의 형틀 속에
그들의 약속의 질서는 하느님을
두려워한다는
그 큰 덕에
빗방울처럼 비오듯 무수한
교감들이 종일토록 파고드는
질퍽한 삶속의 고행
이제도 저제도 헬쑥한
모양새로 앉아 있는
등이 더 굽어져 숙연한
한숨을 들여마시는 모른척 못한
보이지 않는 침묵이 스며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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