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잎사귀 하나가 돋다
밟히는 생명체 하나 없어
뜰녘에 어둑하다
스산한 더운 바람이 남아 있는데
눈 온 뒤 풍경이 그려짐은
아무도 다녀간 자국 없는
나뭇숲 사이 뚝뚝 물기 없는 잎들이
모양새 잃고
벗어 놓은 작은 신, 어느 적 소식인가
집배원 수북히 쌓인 우체통에
빼꼼이 전보 눌러놓은
3층쯤 되어 보이는 에레베터 갖춘 건물은
울상이 된 채 둘러보는데
나뭇잎만 계속 저벅거리며 주인 행세하고
물 한 모금 찾는 이도 잃고
인적 끊긴 깊은 산중
거친 들녘을 꿈꾸는가
늑대 배고픈 긴 울음소리
벌써 발자국 마당에 안 밟힌지
이상한 정적이 땅을 엄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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