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닦는데
네모진 탁자가 빙그레 웃어준다
정성스레 꼭꼭 행주로 눌러 닦는
정성을 알았는지
오늘은 탁자가 더욱 빛이 난다
그 상을 오갔던 누군가의 자취를
오래 담고파
고추 국물, 발 한톨이
상닦는 나를 바라본다
얼른 눈 마주쳐 달려가
깨끗한 삶은 흰 행주 갖다대니
하얀 행주가 얼룩이 되며
나의 이마의 땀을 알아준다
여기저기 상을 닦다보니
빈 상만 죽 늘어져 있고
잘 먹었다는 인사를
행주가 대신해 준다
불 끄고 어두운 하루 수고한
상과 행주에
밤새 안녕하며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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