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곽한나의 시] 탁자와 행주
[당사자 곽한나의 시] 탁자와 행주
  • 곽한나
  • 승인 2023.10.23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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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픽사베이.

상을 닦는데

네모진 탁자가 빙그레 웃어준다

정성스레 꼭꼭 행주로 눌러 닦는

정성을 알았는지

오늘은 탁자가 더욱 빛이 난다

그 상을 오갔던 누군가의 자취를

오래 담고파

고추 국물, 발 한톨이

상닦는 나를 바라본다

얼른 눈 마주쳐 달려가

깨끗한 삶은 흰 행주 갖다대니

하얀 행주가 얼룩이 되며

나의 이마의 땀을 알아준다

여기저기 상을 닦다보니

빈 상만 죽 늘어져 있고

잘 먹었다는 인사를

행주가 대신해 준다

불 끄고 어두운 하루 수고한

상과 행주에

밤새 안녕하며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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