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곽한나의 시] 가을 모습
[당사자 곽한나의 시] 가을 모습
  • 곽한나
  • 승인 2023.11.23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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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픽사베이.

가을은 색깔이다

색이 말들을 한다

멀리 산등성이 박아놓은 듯

진한 갈색숲 사이로 노란 점들이

찍어놓은 듯 모습

달리는 차창으로 빠르게 지나치는

헝겊 들어놓은 듯한 꽃무늬 옷감

진푸른 물가의 낚시집들이

물로기 입을 벌려놓은 듯한 붉은

토산이며 들판이며 희긋하고, 민트하고

갈색하고, 초록 잔디와 벌판은

“하하”하며 노래 부르듯 흔들리고

사람 모습보단 자연만이 눈에 더욱

확대되어

카메라보다 더 강렬한 눈 초점을

휘둥그레 뜨며

차지도 돕지도 않은 신선한 바람결에

내 검은 머리칼도 흥을 내며

시골길 좁은 골목의 내음이

빠른 걸음들에 건네는 마음

푸짐도 하고

쌩쌩 달리는 차들이 오고가는

가을을 붙잡지도 놓지도 않는

깍듯이 절하며 배웅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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