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성복은 시 ‘그날’에서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고 말했죠.
“그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 몇 사람이/ 죽었고 그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 아무도 그날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그래요. 어쩌면 정신장애는 세상의 아픔을 날것으로 체화해서 아픔다고 부르짖는 상징인데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고 아무도 함께 아파하지 않지요.
함께 병들었지만 그들은 그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 뿐.
모두 자기 삶에 취했고 아프다는 실존의 음성은 발화되는 순간 세상을 떠돌 뿐 아무도 바라보지 않았죠.
당신, 많이 아팠죠.
괜찮아요. 세상이 들어주지 않아도 같이 아프다고 외치는 누군가가 곁에 있으니까요.
고통도 오래 참으면 별이 된다고
또 누군가의 시의 힘을 빌려, 술의 힘을 빌려 말하던 당신.
많이 아팠죠.
그 말을 하고 싶었어요.
괜찮다고. 그 아픔도 실존적 고통도 다 별이 되는 거라고.
그래서 우리는 고통을 통해 찬란한 별이 되는 거라고.
저 나무가시에 긁히며 떠오르는 달이 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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