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신장애인 삶은?...탈북자의 인터뷰를 통해 듣는 북한 정신 의료의 현실
북한의 정신장애인 삶은?...탈북자의 인터뷰를 통해 듣는 북한 정신 의료의 현실
  • 이관형 기자
  • 승인 2021.02.14 16:0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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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어느 나라에나 정신장애인은 존재합니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대우를 통해, 그 나라의 수준과 성숙도를 알 수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미흡한 국가가 있는가 하면, 국가의 체제에 따른 잘못된 인식으로 정신장애인을 수치로 여기는 국가도 있습니다.

만약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인식도 좋지 못한 국가에서 살아가는 정신장애인의 삶은 어떨까요? 그 대표적인 국가가 북한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두고 북한과 관련된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NK 뉴스>는 2015년 8월 5일 기사를 통해 북한의 정신장애 관련 실태를 고발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기사는 한국에 정착 중인 한 탈북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기사에 실린 탈북자의 인터뷰 영어 기사를 번역하여 북한의 실상을 독자 분들에게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북한에는 정신장애인이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오기 전까지, 전 정신과 의사라는 존재를 알지 못했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는 ‘정신과 의사’라는 단어조차 들어보지 못했거든요. 물론 북한에 신경과 전문의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환자의 신경계 질환을 치료합니다.

그렇지만 북한에 정신병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49호 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죠. 왜 그렇게 불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병원은 주로 주민들이 사는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산속 깊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 안에는 정신장애인들이 갇혀 있죠. 49호 병원을 누가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일반적인 종합병원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주민들은 똑똑한 사람들이 정신병에 걸린다고들 말합니다. 야심차고 재능 많은 사람들이 걸린다고 말이죠. 그러나 그들은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수많은 제약과 한계를 직면하게 됩니다. 당국의 장벽에 가로막히고 나면 깊은 좌절과 우울함에 빠지게 되죠. 제가 살던 동네에서도 정신병에 걸린 사람들 대부분은 원래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받는다고 해서, 모두가 정신병원으로 보내지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에서는 가족의 허락 없이 정신장애인을 병원에 입원시키지 않습니다. 가족들 또한, 정신질환자들이 병원에서 구타당하고 굶어 죽는다는 소문을 알기에 병원에 입원시키기를 꺼려하죠.

북한에는 우울증 환자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신, 신경 쇠약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많이 봤습니다. 영양부족이 정신적 질병을 가져온다는 믿음이 있죠. 실제로 환각이나 신경 쇠약으로 고통 받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북한의 저소득층 가정 출신입니다. 그들은 밥을 잘 먹고 영양소가 보충이 되었을 때, 증상이 완화되고, 정신 건강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살던 고향에서는 음식을 잘 먹으면 정신질환이 사라진다고 믿었습니다. 

남편의 가정 폭력 등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에 대해선 접근 방법이 다릅니다. 북한에는 상담사나 심리 치료사가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으로 정신적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죠.

정서적으로 의지할 가족이나 친구가 없는 사람들은 결국 정신질환을 갖게 됩니다. 그들은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없기에, 결국 자살을 하거나 심각한 스트레스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제가 살던 동네에도 정신장애인이 있어서, 주민들은 그 사람을 피해 다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동네에서 문제가 되면, 가족들은 고민 끝에 결국 우울증에 걸린 가족 구성원을 정신병원에 보내기도 하죠. 병원에서 증상이 더 나아지지는 않더라도 말이죠.

병원에서는 환자가 의사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 폭력을 당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병원에서 퇴원한 사람들은 입원 전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순종적이고 인생에서도 수동적인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정신병원에 다시 보내지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두려워합니다. 이를 통해, 정신병원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알 수 있죠. 특히 가족이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나면, 북한 사회에서는 좋은 평판을 받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가족들은 더욱 정신적 질환이 있어도 병원에 입원시키지 않고 집에 가두어 둡니다. 전 북한의 정신의료가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의 정신장애인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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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01-12 19:53:15
최범식 잘 죽었다 날 괴롭히더만 아들이 대신 죽었네 그 아들도 날 사이코 취급햇지 벌이다!

박혜연 2021-06-29 09:20:47
비슷한예로 불교국가인 부탄을 들을수있는데요? 거기는 정신과의사가 고작 2명뿐이고 정신과의원 역시 고작 2개밖에 안된대요~!!!!

박혜연 2021-06-15 00:13:16
김길선의 평양만사에서 현대인이 북한에 살면 좋은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데요? 북한에서 살면 직장내의 스트레스도 없고 당뇨병도 저절로 고친다고 말을 했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