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코로나 팬데믹 그 이후 “전체주의 득세하고 정신장애인 더 혐오하게 만들어”
[포럼] 코로나 팬데믹 그 이후 “전체주의 득세하고 정신장애인 더 혐오하게 만들어”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1.05.09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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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정신건강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포럼
포스트 코비드 신드롬이 장기적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
코로나19로 정신질환 발병 확률 18.1%...타 질환보다 높아
정신재활시설 등의 폐쇄로 정신장애인 재발·재입원 악순환
정신건강 동등한 치료 보장 위해 의료급여 제도 강화 필요
팬데믹 장기화되면 낙인, 은폐, 침묵의 악순환 장기적 작동해
코로나 장기화는 아동·청소년 언어발달·의사소통 발달에 악영향
美 셧다운으로 범죄 감소...반면 아시안계 증오범죄 급증
팬데믹 시대, 국수주의와 전체주의 득세...장애인 혐오 급증
인포데믹(Infodemic) 방역법은 과학적 마인드와 역지사지 정신 가져야
정신건강 문제는 무한경쟁 내버려두지 않아...사회적 치유 공론 형성될 것

코로나19의 종식 이후에도 감염병이 대중의 정신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이 최대 40~50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감염병이 유행하면 대중의 정치적 태도가 보수적으로 바뀌며 순결이 강조되고 국수주의와 전체주의가 득세해 정신장애인에 대한 혐오를 강화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어 전염병에 대한 루머들이 떠도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과학적 마인드와 더불어 자신의 가치관,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는 확증 편향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7일 제24차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온라인으로 공동 주최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정신건강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포럼에서는 코로나19의 인류사적 의미와 극복 등을 주제로 한 논의들이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부장은 정신건강 현황 중 코로나19 이후 일본의 자살률을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 30~50대 여성들의 자살이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로 인한 일자리가 남성에 비해 2배 이상 줄었고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건강의 전반적 불안정성이 자살률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유명 여배우의 자살이 대중의 자살 시도를 촉발시켰다는 분석도 나왔다.

남 의료부장은 “팬데믹으로 정신건강 수준이 악화됐는데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안정되면 정신건강도 안정될 것이라는 건 생각해 봐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종식 후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10년에서 최대 40~50년 동안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포스트 코비드(post covid) 신드롬’을 주목했다. 이 포스트 코로나는 롱 코비드(long covid)로 불리는데 이로 인한 정서와 행동 이상 증상, 정신건강 이상 발현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는 “정신질환이 재발한 사람, 처음 정신질환을 앓게 되는 사람의 경우 코로나19 이후에 발병 비율이 18.1%로 다른 질환에 비해 상당히 높다”며 “이게 코로나로 인한 직접적 원인인지,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사회경제적·환경적·구조적 변화에 의한 영향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코로나가 우리 정신건강에 장기적 영향을 끼치는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또 “정신질환자들이 코로나에 걸릴 위험성은 1.6배 증가한다”며 “정신질환자는 코로나에 취약한데 이 코로나에 걸려서 롱 코비드(long covid)라는 현상에 쉽게 노출되고 결국 국민의 정신건강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기전이 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로 중증정신질환자와 발달장애인이 사회적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문제도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전국 정신재활시설 중 운영한 곳은 10%도 되지 않는다.

그는 “정신장애인들의 서비스 접근성이 강제적으로 제한되면서 재발과 병원 입원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장애인들의 외부 활동과 의사소통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

이는 80~100%에 가까운 사회복지 시설들이 휴관하면서 부모들이 집에서 정신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을 부양해야 하고 온라인 수업에 당사자들이 집중하지 못하면서 결국 사회 문제로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모들의 40% 이상이 사회 서비스 접근성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는 지점이다.

남 의료부장은 “물리적으로 폐쇄를 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후유증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는 없다”며 “다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했을 때는 현재 상황보다 더 심각한 상태로 빠질 수 있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팬데믹 상황이 아동·청소년 발달과 성장에 미칠 영향과 정신건강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발달과 성장은 긍정적 자극, 충분한 수면과 지지적 가족 환경, 또래 관계, 양질의 교육을 통해 탄탄해진다”며 “그러면서 건강한 성인이 돼서 일상적 생활 스트레스에 대해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게 되는데 그런 기회들이 상당히 박탈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바이러스 팬데믹 당시 조사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청결에 과도하게 집착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과 가정 폭력이 많아졌다. 특히 우울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정신질환 빈도도 높아졌다.

남 의료부장은 “학교가 폐쇄되면서 학생들이 수면 패턴이나 일상 생활의 불균형의 발생, 부모가 적절히 케어하지 못하면 지지체계 역할을 담당할 어른이 부재한 것도 아이들에게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특히 “임신을 한 산모들이 불안하고 산후우울증을 가지면 아동기 뇌 발달과 성장에 영향을 끼쳐 행동장애에 노출될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쓰기로 인해 언어 발달과 타인과의 의사소통 발달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또 “아동학대나 가정 폭력은 자녀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걸 방해하고 기분장애나 충동조절장애, 다양한 중독 등 행동의 문제에서 고위험군으로 자라는 환경이 된다는 것은 논문들로 밝혀진 바 있다”고 말했다.

남 의료부장은 “정신건강 보건의료의 서비스 욕구는 높지만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없어서 불일치에서 생기는 부족함 때문에 정신건강의 악화를 가져온다”며 “성인 세대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어린이·청소년의 성장에 영향을 준다. 이는 기존 정신질환자와 발달장애인 병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자의 파이프 라인(경로)이 증가해서 다양한 서비스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신건강 형평성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동등한 치료 보장을 위해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제도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I(인공지능)나 다양한 기술을 이용해 원격 서비스를 개발하고 활용해야 한다”며 “타겟을 성인에 너무 맞추지 말고 어린이·청소년 정신건강에 맞춰서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의 균형을 잡는 파트너십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세계적 차별과 혐오의 문제를 분석했다.

그는 “차별과 혐오는 코로나가 아니어도 인류 사회에서 지속됐던 일반적인 인간성의 어두운 부분”이라며 “코로나 팬데믹은 인간이 가진 차별과 혐오의 감정을 크게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미 상원은 ‘증오범죄법’(Hate Crime Bill)을 상원의원 94명의 찬성(반대 1명)으로 통과시켰다. 그만큼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아시아인을 비롯한 차별과 혐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데 대한 대처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미국의 한 혐오 분석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아시안계 대상 증오범죄는 3795건이었다. 이중 언어폭력이 70%였고 신체폭력 10%, 따돌림 등 증오 범죄도 20%였다.

특히 증오 범죄의 피해자는 여성이 70%를 차지했고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는 “(코로나 이후) 미국에서 아시안 헤이트(아시안계 증오범죄)는 150% 증가했다”며 “미국 16개 도시를 조사했는데 셧다운으로 범죄율은 감소했지만 아시안 헤이트는 예외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혐오에 대한 발언의 자유, 즉 내가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자유가 대중에게 혐오를 승인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이 혐오 승인 효과가 일부 세력에 과격한 언어적·신체적 폭력 행사를 허가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서울대 인류학과 진화인류학연구실, 동아사이언스, 한국언론재단은 협업으로 국내 혐오 현상에 대해 코로나19 발생 1기부터 진행 4기까지 시기별로 구분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각각의 시기에 대중들의 혐오의 타겟(대상)이 달라지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세 이상 천 명을 대상으로 호감도와 거리감을 조사했을 때 제일 싫다는 집단은 태극기 집회 참석자, 신천지 교인, 해외 입국 외국인, 대구 사람, 중국 사람 순이었다. 이는 감염병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증가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유행처럼 타겟을 바꿔가며 혐오와 배제가 이동한다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가 유행할 때마다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원인을 찾았다”며 “책임을 지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병원체가 아니라 병원체를 갖고 들어왔을지도 몰라, 혹은 방역 체계를 깨트렸을지도 몰라라고 추정되는 인명성을 가진 거대한 집단을 향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인간이 가진 특정한 대상을 향한 혐오에 대한 민감 수준이 코로나로 인해 크게 높아졌다”며 “이게 감염병이 아니라 감염병과 상관 없는 특정한 대상을 향해 눈먼 공격을 가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병이 크게 유행하면 정치적 태도도 바뀌어서 보수적으로 되고 순응하고 동조하게 된다”며 “성적 태도도 바뀌어서 소위 정상적이지 않다는 성적 행위에 대해 더 높은 혐오 반응을 보이고 순결과 일부일처제가 강화된다”고 분석했다.

또 식문화에서 이국적 음식을 회피하고 제노포비아로 특정 인종, 민족에 대한 혐오 반응과 증오 반응이 높아진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팬데믹 시대는 우리의 원시적 본성이 부활하게 되고 인류 공동체라는 가치는 무참히 무너지게 하고 있다”며 “집단 갈등이 심해지고 국수주의와 전체주의가 득세해 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을 더 혐오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염이 확산되면 표적을 찾고 그 대상을 향해 사회적 낙인을 씌워 차별하게 배척하게 된다”며 “내가 차별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방역에 잘 협조하고 결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두려움과 불안이 커지면서 내가 감염이 됐거나 (감염자에) 접촉했다는 사실을 은폐하고 침묵하게 된다”며 “팬데믹이 장기화되면 감염이 확산되고 낙인과 은폐, 침묵이라는 악순환이 쉼없이 작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우리 마음 속에서 올라오는 혐오의 반응, 증오의 반응, 두려움의 반응은 그 자체로는 인간성의 본질이자 부인할 수 없는 본성”이라며 “하지만 이는 현대사회에서 유효하지 않은 원시적 본성이다. 이를 통제하고 관리해야 과학적이고 근거 기반의 감염병 예방과 극복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인지적 혼란과 디지털 양극화를 주제로 발제했다.

감염병 증가에 따라 생겨난 신조어가 인포데믹(infodemic)이다. 이는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전염병에 대한 루머로 인해 대중의 혼란을 확대한다는 의미다.

장 교수는 “개인의 심리 측면에서 자기가 믿는 정보와 어긋나는 사례가 들어왔을 때 더 강하게 믿으면서 인지부조화를 극복하려 한다”며 “자기가 믿는 것만 채택하고 반대는 버린다는 확증 편향의 문제를 인포데믹이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지난 2016년 바둑기사 이세돌 씨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을 이용해 인간의 올바른 예측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우선 A 유형에는 가까운 친구들을 중심으로 묶었다. B 유형은 친구도 있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도 넣었다. 이를 네트워크 밀도라고 하는데 A는 밀도가 1이고 B는 0이다. 장 교수는 A 유형과 B 유형 중 아직 이뤄지지 않은 사실에 대해 올바른 예측을 할 확률이 높인지를 연구했다. 실제 B 유형이 올바른 예측을 내릴 확률이 더 높았다.

그는 “A 유형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데 친구들로만 모인 이 유형은 실제 한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었다”며 “B 유형은 이론적으로 서로 독립된 존재로 ‘이세돌이 질 지도 몰라’라고 얘기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실제 진지한 정보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어떤 네트워크에 속하느냐에 따라 이상한 결론을 따를 수 있고 또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코로나19 이후 국민의 일상 변화 조사’ 발표에 따르면 팬데믹에 따라 온라인 활동이 급증했다. 여행이 감소한 반면 온라인 쇼핑, 미디어 이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기기 사용은 스마트폰이 많았고 앱 이용은 OTT서비스(인터넷 기반의 동영상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65.5%, 포털 63.7%, 1인 미디어 플랫폼 62.5%, 종편 보도채널 57.8%, 지상파 채널 46.6%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온라인에 많은 시간을 들이면 온라인의 깊은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게 된다”며 “성향이 비슷한 이들끼리만 의견을 나누는데 이게 반향실(Eco chamber)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비슷한 의견을 지닌 사람들끼리 의사교환을 이루게 되고 비슷한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일종의 필터 버블(Filter Bubble·특정 정보만 편식하게 되는 현상)이다.

그는 “필터 버블이 온라인에서 잘 작동하고 우리는 그걸 소비하고 있다”며 “추천 알고리즘이 만든 닫힌 세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천 알고리즘으로만 우리가 살고 있다면 절대로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추천 알고리즘은 우리가 무엇이 필요하고 살면서 성장의 단계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관심이 없다. 오직 그 사이트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게 된다”고 비판했다.

또 “어떤 걸 보면 추천이 되고 그 사람 성향에 따라 추천이 되기 때문에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이는 사회적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한다. 왜냐하면 자기 성향에 있는 사람만 관계를 맺고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포데믹 방역법은 과학적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라며 “자신의 네트워크를 점검하고 그 밀도를 낮출 것, 주변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지를 볼 것, 정보 채널을 다양화할 것, 확증 편향을 경계할 것, 반대 견해를 무시하지 말 것, 내가 가진 정보를 의심할 것, 상대편의 입장에서 볼 것”을 요청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영문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자살의 문제는 내년도에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짐으로 보이는 게 여성의 자살률 증가”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특히 20대 여성의 자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분석을 냈다.

그는 “직장 내 어떤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가장 방출되기 쉽고 그걸로 인해 잡(job)을 잃고 재취업이 어렵게 되는 문제 때문일 것”이라며 “그런 문제들이 (자살) 취약성이 있는 쪽으로 내몰리게 된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이나 유럽에도 인포데믹이 있지만 한국은 언론이 지나치게 그쪽으로 몰고 간다”며 “피해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현저하게 팩트가 낮아서 그 문제를 과대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담론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정신건강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주체인 나와 객체인 너와의 관계로 함께 만들어내는 공동체적 사유”라며 “정신건강의 문제는 인간이 무한 경쟁으로 흐르는 걸 내버려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건강의 가치는 사회적 책임 하에 사회적 공유를 해나가는 과정이어서 극도의 혐오가 있어도 결국 협력적으로 한국 사회가 흐를 것”이라며 “이 ‘사회적 치유’에 대한 공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는 “인포데믹에 대한 최고의 방어는 논리적 추론을 잘 하는 것”이라며 “혐오는 외부를 향한 분노인데 이는 2차적인 거고 1차적인 건 내면의 외로움이나 불안이 외부를 향할 때 분노로 표현된다”고 말했다.

그는 “불안이 장기화되면 코로나 상황이 끝나도 뇌 안에서 굉장히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장기화하는데 이게 기억으로 남아 금단 증상처럼 외로움이 발생한다”며 “사람은 연결에 대한 욕망이 있어서 열정적으로 사랑을 만들고 싶어 하는 행동 패턴도 나오고 금지돼 있는데 모이려고 하는 문제적 행동을 일으킨다”고 전했다.

이어 “반대로 팬데믹 끝나고 편히 여러 명이 만나도 되는 상황인데도 행동적 면역 시스템이 잘 꺼져주면 되는데 지속될 수 있다”며 “내면적으로 위기에 대한 회피 반응이 이어져서 전반적으로 사람이 사람을 두려워하고 만나는 걸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노가 바깥으로 향하는 것도 문제지만 자기 비판으로 돌려질 수 있고 이게 우울증으로 갈 수 있다”며 “각 개인이 마음 관리 훈련이 필요하다. 스트레스와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는 “코로나로 인해 우울이나 무기력, 짜증 등 부정적 심리상태를 코로나블루라고 하는데 초·중·고생 44%가 이를 경험했다고 한다”며 “여러가지 지표가 사회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 지자체가 초·중·고생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인용해 “우울감을 경험한 학생이 17.3% 정도 나왔는데 그 중에 여고생이 가장 높았다”며 “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닥터, 위클래스 온라인 자문시스템이 있는데 상담 선생이 미리 예약하면 정신과 선생과 상담하고 정신과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가 있는데 이걸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접근 방법도 직접 병원을 찾아가는 부담감 없이 할 수 있는 활성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코로나로 인해 정신장애인의 삶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온라인으로 올라왔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정신재활시설이나 정신보건센터 들이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정신장애인들이 위험한 상황에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팬데믹을 통해 정신장애인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뼈저리게 느끼는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차원에서 3월부터 정신병원의 시설 기준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정신병원이 감염병에 취약한 구조가 아니라 감염으로부터도 방어할 수 있는 정신병원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동포럼은 온라인 카카오TV, 네이버TV, 유튜브(한국과총 검색)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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