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곽한나의 시] 꽃을 보며
[당사자 곽한나의 시] 꽃을 보며
  • 곽한나
  • 승인 2020.09.10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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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c) Country living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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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꽃' 너를 자세히 보지 못했다

그냥 파랑, 노랑, 빨강, 주황

색깔만 보았다

꽃 모양이나 이름들을 보지 않고 지나쳤다

내 마음에 간절함이 없던 것일까

 

너는 항상 같은 장소 같은 자태를

뽐내고 있었지만

나의 기분에 따라 너를

흔들어 놓았다 내려 놓았다 하였다

 

불평 한 마디 없이

너는 나를 한결같이 받아주었건만

어느 누구에게나 항상 변함없는 너는 꽃이지만

이 변덕 많은 내가

너를 오늘은 내 동료를

옆자리에 자는 가족을

혼자서 판단하고 상처주곤 하였다

 

꽃 너에게서 배울 점이 아주 많지만

난 네가 아닌 것이

참으로 서글펐다

 

 

*곽한나 님은...

정신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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