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연의 서평]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희망의 심장박동을 찾아서
[송승연의 서평]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희망의 심장박동을 찾아서
  • 송승연
  • 승인 2020.12.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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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심장박동(대니얼 피셔, 제철웅 외 역, 한울아카데미, 2020)
회복은 자립생활 가치인 자기 선택권의 획득이어야
정신건강에 대인관계적 자원을 더 많이 제공해야
정신적 어려움에서의 회복은 '인간성의 회복'과 연결
대니얼 피셔, 제철웅 외 역, 한울아카데미, 2020
대니얼 피셔, 제철웅 외 역 (한울아카데미, 2020)

회복(recovery)이란? 삶을 되찾는 것!

‘희망의 심장박동’ 저자 대니얼 피셔(Daniel Fisher) 박사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3번이나 정신병원 입원을 경험한 조현병을 가지고 있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이면서, 이후 정신과 의사로 현장에서 활동했고 전미임파워먼트센터 CEO로 당사자운동에도 참여했다. 그가 책 ‘희망의 심장박동’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삶을 회복하는 마음 심폐소생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신장애인 ‘삶’의 본질은 단순히 “돌봄의 장소를 바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삶의 회복을 방해해 온 “완고하고 권위주의적이며 개인주의적인 사고”(10쪽)로 구성된 기존 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언급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정신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 그 자체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것이 이 책을 쓴 피셔의 목적일 수 있다. 이를 위해 먼저 회복(recovery)에 대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회복을 “단지 삶의 변화를 경험하기 이전의 지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회복을 의료적, 생물학적으로 보는 좁은 관점이다. 피셔 박사는 “수년 동안 전문가와 연구자들은 정신건강 문제를 영구적인 생물학적 결함과 화학적 불균형으로 규정된 질병으로 묘사”했지만 “일관된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언급한다. 즉, 회복을 의료모델, 관리모델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회복을 “‘리코브라 라 비다(recobrar la vida)’, 즉 ‘삶을 되찾다’”(150쪽)라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하며, 회복은 ‘자립생활’의 가치인 당사자의 ‘선택권’을 획득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 또한 자기 내면의 ‘진짜’ 목소리를 찾아냄으로서 삶을 회복했고 그것이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고 언급한다.

대니얼 피셔 박사 (c)마인드포스트.
대니얼 피셔 박사 (c)마인드포스트

정신장애인 당사자 ‘고유의 목소리’를 찾아야 한다

피셔 박사는 자신의 정신적 고난(조현병 등)의 경험은 어쩌면 ‘고유한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과정이었을 수 있다고 묘사한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의 삶을 꼼꼼히 다시 돌아본다. 가령 유년 시절 ‘자신에게 완벽한 역할을 기대했던’ 어머니의 바람이 있었고, 이에 맞추어 충실하게 삶을 살았지만 그런 시도는 애초에 ‘불가능’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아요. 실제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불완전함이에요.”(67쪽)

또한 첫 번째 결혼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이후에도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자신의 집착에 대해서도 성찰한다.

“아내가 나를 떠났음에도, 아니면 아마도 그 때문에, 나는 실험실에서의 내 작업을 통해서 세상에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계속 집중하고 있었다. (중략) 감정은 시험관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생 속에 존재한다. 불행하게도, 나는 내가 만들어낸 현실 속에 갇히게 되었다.”(76쪽)

피셔 박사의 변화는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인생의 어느 한 시점, 어느 한 순간에 회복의 깨달음을 얻지 않았다. 그는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동시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내가 심오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너무 무서워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중략) 낡은 자아를 무너뜨린다고 생각하면 외롭고 공허해졌다.”(89쪽)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저자는 자신의 회복은 “순종적이고 의무감에 충실한 아들”에서 “자아를 인식하고 자아가 지시하는 대로 사는 성인으로 변모하는 영적 진화 과정”이었다고 설명한다.

“나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수고 나와야 했다. 내가 사람들을 알아가고, 또 사람들이 나를 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했다. (중략)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존재 이유를 나에게 제공하는 의미를 찾았다.” (130-131쪽)

피셔 박사에게 회복은 어쩌면 데미안에서 언급되는 것처럼 “세계라는 하나의 알을 깨고 나오는 새의 투쟁” 과정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이 ‘혼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자는 고립돼 있는 당사자의 상태를 ‘독백’이라고 표현하면서 여기서 벗어나는 것은 바로 다른 사람과의 대화, 그리고 관계였다고 언급한다.

“자아의 가장 깊은 곳의 성장은 오늘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 자신과의 관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그리고 자신이 타자에 의해 현존한다는 것을 아는 것을 통해서 일어난다.”(229쪽)

대니얼 피셔 박사 (c)마인드포스트.
대니얼 피셔 박사 (c)마인드포스트.

정신장애인 당사자 회복에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신장애인 회복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우선 자신의 경험을 하나 이야기한다.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중 그는 외출이 허용됐지만 외출 이후 자신의 기분에 대해 “1에서 10까지를 척도로 한다면, 나는 11 정도로 느꼈다"고 이야기하자, 직원들은 그가 너무 흥분했다고 판단하고 재빨리 격리실에 가뒀다고 한다. 그는 당시의 느낌을 이렇게 묘사한다.

“나는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나는 인간과의 접촉을 갈망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나는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고 나의 영혼이 내게서 빠져나왔다. (중략) 나는 이 격리실에서 나가면 정신과 의사가 되어 누구도 이런 식으로 치료받지는 않도록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나는 누군가가 무서운 공포에 사로잡혔을 때, 그들을 벽 안에 가두어 놓고 약을 사용하기보다는 돌보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97-98쪽)

이처럼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정신의학에 기반한 주류적인 방법이 회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피셔 박사가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회복에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주변의 환경과 시스템일 수 있다고 언급한다. 만약 피셔 박사에게 그런 도움과 지원이 없었다면 그 또한 지금과 완전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지원은 어쩌면 굉장히 ‘평범한’ 것일 수 있다. 그런 ‘평범한 일상’에 대한 통찰은 처남과의 대화에서 포착되기도 한다.

“어느 잠 못 이루는 밤에, 심장마비가 올까 봐 처남에게 전화를 걸었다. (중략) 처남은 위기를 겪고 있는 나와 두 시간 동안 위로하는 대화를 해주었다. (중략) 그저 일상적인 일에 대한 일련의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삼촌은 어디 계셨지요? 어머니는 어떻게 지내셨지요? 어느 순간 나는 그가 왜 그렇게 뻔한 질문을 하는지 물었다. 그는 누군가가 심각한 곤경에 처했을 때 이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날 밤 그와의 대화는 생명줄이었다.”(115-116쪽)

시스템과 환경은 무엇이 중요할까? 그는 시스템이 당사자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지,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지원의 ‘철학과 신념’은 어떤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피셔 박사는 실제로 그것을 실천한 경험을 언급한다.

가령 그가 병원에서 일할 때 긴장성 정신질환(catatonic psychosis, 오래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으로서 운동장애의 특징을 보임) 상태에 있는 당사자에게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의 병동에 입원을 시켰고,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강제로 약을 먹이지 않겠다고 약속한 장면이 묘사된다. 그리고 이러한 당사자 중심의 관점과 철학으로 구성된 실천은 긍정적 결과로 이어졌다.

“내 슈퍼바이저가 그녀에게 약을 먹이라고 지시를 내렸다. 아침 회진을 도는 동안 나는 몇 번이고 슈퍼바이저와 대립했다. “왜 이 환자한테 투약을 안 하는 거야?” 그가 물었다. 나는 신뢰를 쌓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비웃었고 나머지 직원들도 따라 웃었다.

“피셔 박사가 정신병 환자와 신뢰를 쌓고 있다! 그건 말도 안 돼. 선택 치료로 소라진 400mg 투약해.” 며칠이 지나자 말을 하지 못하는 그녀와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통해 소통을 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루었다. (중략) 그녀는 퇴원하자마자, 약을 먹기 전에 내가 그녀와 소통하며 신뢰를 쌓고자 보냈던 며칠의 시간에 대해 감사해했다. 그 후 그녀는 거의 입원하지 않았다.”(127쪽)

이러한 사례는 현재의 시스템이 어떤 관점과 어떤 철학으로 변화해야 하고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질문을 안겨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회복의 ‘주체’에 대해 강조한다. 우리는 어쩌면 회복이 외부적 힘에 의해 수동적으로 (혹은 저절로)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을 수도 있다. 가령 그 외부적 도구는 ‘약물’이 될 수 있다. 정신장애인의 회복 과정에 있어 약물은 늘 뜨거운 논쟁의 이슈다.

“전미정신과의사협회로부터 자격을 인증 받은 정신과 의사”인 피셔 박사는 “반(反)약물주의자”는 아니며 “다른 접근으로는 회복을 촉진할 수 없을 때 정신과 약물을 처방하지만, 가능한 최저치의 용량을 필요한 최소시간 동안만 처방한다”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이 아니라 ‘당사자 자신’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약물은 타인과의 관계 맺기를 하고, 치유하고, 삶을 회복하는 자신의 역량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을 도와줄 뿐”이며 “언제나 당사자가 자기 회복에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언급한다. 피셔 박사는 현재의 지배적인 약물담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정신건강에 대인관계적 자원을 더 많이 제공할 필요성, 그 효과성을 증명해야 할 때이다. 우리 사회가 약물복용에 과잉 노출되어 고통을 느낄 수 없게 되기 전에 행동에 나서야 한다”(21-22쪽)고 말이다.

Daniel Fisher (c) Phil Borges/Crazy Wise (still from YouTube)
Daniel Fisher (c) Phil Borges/Crazy Wise (still from YouTube)

경험적 지식의 중요함

정신장애인 당사자운동에서는 경험적 지식(Experiential knowledge)을 중요시 한다. 이는 정신장애인이 직접 경험한 고통에서 창출되는 지식을 의미한다. 당사자가 이러한 경험적 지식을 기반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귀 기울여 듣는 것은 동료지원, 회복(recovery)의 초석이 되며, 당사자들의 정신적 고난을 이해하고 극복하는데 진단과 치료라는 일방향적인 수단만을 제공하는 생의학적 모델에 대해 다각적, 급진적으로 도전할 수 있게 한다. 저자 또한 자신의 경험적 지식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그 출발은 ‘분노’, 그리고 이로 인한 ‘열정’이었음을 언급한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적 지식의 힘을 언급한다.

“나는 분노를 열정과 활력으로 전환시키며 이겨내야만 했다. 정신과 시스템에서 느낀 분노로부터 출발했다. (중략) 게다가 내가 회복하면서 배운 중요한 교훈이 정신과 병원의 일상적인 치료방식과 배치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나는 화가 났다. 예를 들면, 나는 정서적 고통이 아무리 극심해도 언제나 자기 내면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나만의 강력한 개인적 경험을 통해 배웠다. 그 사람은 겉으로는 말을 못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속으로는 다 보고 있으며, 주변 사람들이 하는 모든 말과 말투를 듣고 있다. 특히 그는 주변 사람들의 감정적인 어조에 조율되어 있다. 그 사람의 내면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신뢰를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사람의 개인 의지에 반해 약물을 강요하는 것은 그 신뢰감을 깨뜨릴 뿐이다.”(125쪽)

“나는 정서적 고통이 아무리 극심해도 언제나 자기 내면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나만의 강력한 개인적 경험을 통해 배웠다.”

이는 어쩌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동료지원가(peer support)의 힘의 원천일 수 있으며 이 서비스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저자의 경험적 지식을 통해 도출된 정신적 어려움에서의 회복은 ‘인간성의 회복’과 연결된다고 언급한다. 그것은 어떤 한 개인에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세계, 공유된 인간성의 회복이라고 강조한다. 반대로 정신적 어려움으로 묘사되는 것은 ‘인간성의 상실’일 수 있으며, 이러한 감정을 부정하고 문제는 ‘화학 물질’에 있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무조건 ‘약물’을 투입해야 한다는 메커니즘은 ‘인강성의 상실’을 더 강화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 수년 동안 나와 함께 일했던 한 소비자(당사자)가 매우 고통스러워하면서 내 사무실로 왔다. 그는 자신의 감정과 접촉하면서 꾸준한 진전을 보였지만,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고 확신했다. (중략) “나는 이런 감정을 이전에는 가져본 적이 없어요”라고 그가 불평했다. “새로운 약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나는 그가 복용하는 약이 적정 수준이라면서 그를 안심시켰다. (중략) 나는 그가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살아갈 때 누구나 느끼는 불안감을 그가 이제 막 느끼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말해주었다. (중략) 자신이 겪고 있는 것이 자신의 병의 일부가 아니라 실제로 회복의 일부라는 것을 그에게 상기시켜 줄 필요가 있었다. 만약 내가 그가 느끼는 감정을 부정하면서, 문제는 화학 물질에 있고, 약물을 좀 더 많이 복용하거나 새로운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면, 그는 인간성에 고유한 이런 요소를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자신은 기본적으로 화학 기계일 뿐 인간적 존재가 아니라는 그의 확신을 강화시켰을 것이다.”(157-158쪽)

희망의 심장박동을 찾아서

희망의 심장박동을 찾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가령 회복 과정에서 중요한 것을 ‘자신의 진짜 자아와 접촉하는 것’이라고 하였을 때, 누군가는 반문할 수 있다. “진짜 자아를 체험하는지를 어떻게 알죠?”

피셔 박사는 오히려 회복은 이러한 ‘의문’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솔직한 이야기는 이러한 의문에서 우리가 답을 모색할 수 있는 희망의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어쩌면 삶의 복원에 대한 희망은 이 책을 읽고 드는 ‘의문’들에서 시작되는 것일 수 있다.

본 책은 피셔 박사의 경험과 시스템 개혁에 대한 뛰어난 고찰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적 아이디어들을 담고 있다. 가령 8장(정서적 심폐소생술을 통한 역량강화 대화의 학습), 9장(회복적 대화를 통해 문화 바꾸기), 10장(오픈 다이얼로그를 통해 삶의 회복 촉진하기) 등은 현장에 있는 실천가, 당사자, 활동가들이 같이 공유하면서 논의해보고, 직접 적용해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 사료된다.

이 책은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관점을 180도 바꾸는 것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누군가에 대해 ‘고장난 기계를 고치듯 고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적 패러다임에 기반하는 상호 치유 과정을 통해 ‘억압된 내면의 침묵하는 존재를 드러내고 해방시키는 것’으로 관점이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잘못된 절망’에 빠져 있는 우리에게 ‘희망의 심장박동’을 들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정신적 고난을 경험하고 있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전문가, 일반 시민들도 읽을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당사자 단체의 경우 이 책을 가지고 스터디를 진행한다면 한국 사회에 맞는 새로운 의미들을 추가적으로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잠시나마 이 책이 위로가 되기를,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진정한 나의 내면에 있는 감정과 정서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송승연 활동가
송승연(한국후견신탁연구센터 전임연구원·가톨릭대 사회복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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