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재활시설 열악한 노동 구조는 한 시설 문제 아닌 한국사회 복지의 현실로 봐야”
“정신재활시설 열악한 노동 구조는 한 시설 문제 아닌 한국사회 복지의 현실로 봐야”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1.07.0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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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재활시설의 열악한 근무 조건은 구조적 문제...함께 극복해야
경기 재활시설 문제는 고용노동부가 조사...적절한 조치 취할 것
재활시설 왜곡된 근무 구조 근절돼야...열악한 저임금 구조 때문

최근 경기도 지역사회전환시설의 운영과 관련해 이항규 한국정신장애인협회장이 비판한데 대해 경기도 31개 시·군 정신건강복지센터 가족대표단이 이를 반박하는 입장문을 보내왔다.

이 단체는 이어 ‘우리나라 정신재활시설의 나아갈 길’(나아갈 길)이라는 형식의 글을 7일 <마인드포스트>에 보내왔다. <마인드포스트>는 이들의 입장문을 검토한 후 기사로 게재하기로 했다.

‘나아갈 길’ 입장을 낸 이 단체는 “국가는 여전히 정신질환자 돌봄 관리를 가족에게 전가하고 자기 책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정신질환자들이 자립해 살아나갈 수 있는 시설 조성 등 인프라 구축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정신질환자의 삶은 피폐한 현실을 우리는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5년 정신보건법이 제정된 후 전국 정신재활시설은 348개로 늘어났고 현재 경기도는 60개소가 개소됐고 추가 시설 개소가 준비 중이다.

단체는 “정신질환자의 치유 및 사회 적응, 기능 향상을 위해 지역 편차 없는 정신재활시설 건립이 절실한 것은 사실”이라며 “정신재활시설은 정신 치유와 재활 서비스, 자립을 위한 주거, 교육, 취업 지원 등의 기능을 갖춘 복합적인 회복 지원센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이항규 한정협회장의 비판에 대해 “경기도 정신재활시설협회는 부족한 보수, 열악한 근무 시간, 종사자 안전 문제, 근무 환경 등은 우리만의 것이 아닌 전반적인 정신재활시설이 처한 구조적인 어려운 문제이자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지역사회전환시설에서 문제가 된 퇴직 종사자와의 근로조건 위반 여부, 불합리한 노동의 강요, 적정 임금 지급 여부 등은 현재 고용노동부가 조사 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경기 정신재활시설협회는 판정 결과에 따라 시종 조치와 함께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단체는 “우리는 그동안 경기도 정신건강 정책 네트워크에 가족단체 대표로 참여하고 경기도에 다양한 회복지원 시설 및 쉼터 개설, 그리고 정말로 가고 싶은 쾌적한 시설의 공공병원, 공공요양원 건립 등을 요청해 왔다”며 “이러한 노력들은 영리나 이해관계가 아닌 순전한 사명과 희생의 일념으로 이뤄진 것들”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기도 가족은 경기도 지역사회전환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여지가 없는 불모의 땅에서 얼마나 힘들게 노력해서 만든 것인지를 옆에서 지켜보았다”며 “경기도 의원들의 설득, 경기도청 예산 집행 과정, 부지 확보에 따른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한 집요한 부탁, 인근 주민의 반대 등 고충과 시련을 딛고 어렵게 만들어진 시설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더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또 “지역사회전환시설과 퇴직한 종사자 간의 근로 조건과 근무 실태에 대한 문제는 고용노동부가 조사 중이며 규정에 위반되면 제재를 받고 시정 조치와 사과를 하면 될 일”이라며 “경기도를 상대로 투쟁을 벌릴 일도 아니고 혐오스러운 관짝을 갖다 놓고 해괴한 퍼포먼스를 벌일 일은 더욱이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단체는 “정신재활시설 등 서비스, 복지 분야뿐 아니라 일반 근로자들에게도 건강마저 위협하는 밤샘 연속 근무, 자기 희생을 요구하는 왜곡된 근무 구조는 근절돼야 한다”며 “그 이면에는 열악한 예산과 저임금 구조가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는 이 같은 노동 강도와 조건은 법·제도적 차원의 문제이며 단순한 하나의 시설이나 기관의 문제가 아닌 한국사회 복지 현실이라는 차원의 응시가 필요하다”며 “거시적인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어느 한 시설에 귀결시키는 것은 가혹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정신질환자 가족, 당사자, 정신건강 시설 종사자들은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성찰하고 정신질환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좋은 세상은 어떤 세상이며 그런 세상을 위해 각자 공감받는 제안을 모색하고 추구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배려와 관용의 정신이 우리 사회를 보다 따뜻하게 할 것”이라며 “연대와 화합을 통해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나갈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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