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사망자 중 정신질환 이력자 10명 중 6명…우울장애 가장 많아
극단적 선택 사망자 중 정신질환 이력자 10명 중 6명…우울장애 가장 많아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1.08.30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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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생명희망재단 ‘5개년 자살 사망 분석 결과 보고서’ 발간
정신적·경제적 어려움 크면 극단 선택 가능성 높아져

자살의 주요 원인 중 열에 여섯은 정신건강 문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자살사망은 일반 인구보다 8배 이상 높았다. 또 경제 수준의 악화 역시 자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발생한 자살 사망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주요 원인, 다빈도 지역 등을 분석한 ‘5개년 전국 자살 사망 분석 결과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자살예방정책의 5년 단위 기본계획인 ‘자살예방국가행동계획’에 따라 2018년부터 총 3년간 경찰청과 협력을 통해 추진된 자살사망자 전수조사 사업의 결과다. 2013~2017년 동안 발생한 자살사망자 6만4124명의 특성 및 관련 요인을 다각적 측면에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사망자 수는 점차 감소 추세로 2013년 1만3851명에서 2017년 1만1690명으로 줄어들었다. 연평균 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자 수는 25.2명으로 역시 감소 추세다.

성별로 남성 자살사망자 수는 5개년 평균 9029명으로 여성 자살사망자 수 3796명에 비해 약 2.4배 높게 나타났다. 연도별로 남성과 여성 자살사망자 수는 모두 감소했다.

남성 자살사망자 수가 많은 지역은 제주도가 74.7%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강원도(74.3%), 전라북도(73.9%) 순이었다. 여성 자살사망자 수가 많은 지역은 대전시(34.1%), 서울시(33.0%), 대구시(31.5%) 순으로 나타났다.

자살사망자 수의 생애주기별 비율은 장년기(50~64세)가 28.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중년기(35~49세) 27.7%, 노년기(65세 이상) 27.0%로 순이었다.

생애주기별 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 발생률은 노년기(51.4명)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장년기(32.4명), 중년기(27.7명), 청년기(18.1명)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장년기 자살사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시로 31.9%, 중년기의 경우 제주도(32.6%), 노년기는 전라남도(34.5%), 청년기는 광주시(21.1%) 각각 나타났다.

자살사망자 수는 2인 이상 가구가 67.5%, 1인 가구 28.0% 순이었으며 전체 자살사망자 수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증가 추세로 나타났다.

발견 장소의 경우 자택(연평균 56.7%) 발견이 가장 많았고 공공장소(연평균 27.8%), 숙박업소(연평균 4.3%), 교외·야산(연평균 4.0%), 학교·직장(연평균 3.5%) 순으로 확인됐다.

자살사망자가 자택에는 발견된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시(60.7%), 공공장소 발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울산시(29.3%), 숙박업소의 경우 강원도(6.9%), 교외·야산은 충청남도(6.8%)였다.

자살수단의 경우 목맴이 3만3240명(51.9%)로 가장 많았으며 투신 9786명(15.3%), 가스중독 9723명(15.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맹독성 농약 유통 금지 등의 정책적 노력의 결과 농약 음독으로 인한 자살사망사 수는 2013년 1551명에서 2017년 909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자살사망자 중 목맴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시(56.7%)였으며, 투신의 경우 광주광역시(23.5%), 가스중독의 경우 울산시(17.7%)로 나타났다.

자살의 주요 원인은 정신건강 문제가 2만3150명(36.1%), 경제 문제 1만2504명(19.5%), 신체건강 문제 1만1159명(17.4%) 순이었다.

정신건강 문제로 인한 자살사망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시(47.8%), 경제 문제의 경우 울산시(23.8%), 신체건강 문제의 경우 충청남도(22.8%)로 각각 나타났다.

경제 상태의 경우 건강보험료 분위 구간별 분석 결과 의료급여구간(43.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건강보험 하위(30.0명), 건강보험 중위(24.6명), 건강보험 상위(19.1명) 순으로 자살사망 발생률이 높게 확인됐다.

또 건강보험료 분위 구간 변화를 살펴보면, 분위 구간이 하락한 경우(41.9명), 상승한 경우(36.9명), 유지된 경우(35.1명) 순으로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사망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 경제 수준의 악화가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5년간 자살사망자 중 정신질환 이력이 있던 자살자의 비율은 56.2%였다. 정신질환자 10만 명당 자살사망 발생률 평균은 215.5명으로 전체 인구 기준 25.2명 대비 8.6배나 높았다.

정신질환 이력에는 우울장애(22.3%)가 가장 많고 수면장애(20.1%), 불안장애(15.8%) 순으로 확인됐다.

해당 정신질환자 10만 명당 자살사망 발생률을 보면 정신활성화물질 사용장애(2129.0명), 성격장애(1074.0명), 알코올사용장애(903.4명) 순이었다.

자살사망자 중 만성신체질환 이력이 있었던 자살자의 비율은 81.6%이며, 만성신체질환자 10만 명당 자살사망 발생률은 66.1명으로 전체 인구 기준(25.2명) 대비 2.6배 높았다.

세부 질환 이력의 경우 신경계 질환 자살사망자 수(18.6%)가 가장 많았고 이어 관절염(17.2%), 고혈압 사망자(13.3%)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만성신체질환자 10만 명당 자살사망발생률을 보면 호흡기결핵(550.9명), 간질환(240.9명), 암(230.6명) 순이었다.

이번 ‘5개년 자살사망 분석 결과보고서’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지자체 및 지역 자살예방센터 등 실무자 등에게도 배포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염민섭 정신건강정책관은 “전국 자살사망 분석 결과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자살의 현황과 시도별 특성을 확인하고 근거 기반의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지역에서 다빈도 지역 분석결과를 활용해 자살예방시설 설치, 순찰 등 관리감독 강화 등 맞춤형 자살예방 대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황태연 이사장은 “경찰청의 협조를 통해 수집된 전수조사 자료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연계한 빅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전국 자살사망 분석 결과보고서가 발간됐다”며 “이 결과물이 지자체 및 현장에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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