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이명(耳鳴) 앓는 고령환자, 자살 사고 2.5배 높아…정신·육체 건강 모두 해쳐
심한 이명(耳鳴) 앓는 고령환자, 자살 사고 2.5배 높아…정신·육체 건강 모두 해쳐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2.03.02 1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남세브란스 이용제 교수팀, 이명 고령환자의 정신건강 및 삶의 질 지표 분석
인구의 75%가 평생 한 번은 이명 경험…이비인후과 치료와 정신건강도 고려해야

이명(耳鳴)을 앓고 있는 노인의 경우 정신건강뿐 아니라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은 인구의 75%가 일생 동안 한 번은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 교수, 차의과대학 가정의학과 박혜민 교수(제 1저자),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정진세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가정의학과 김종구 교수팀은 노년층의 이명과 정신건강 및 삶의 질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명은 외부 소리 자극 없이 귓속에서 소음이 들리는 질환으로, 국내 성인 기준 유병률이 20.7%에 달하며 매년 3%씩 증가하고 있다. 이명은 청각뿐 아니라 수면의 질, 집중력 저하, 우울감 등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비인후과적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0세 이상 79세 이하 5천129명을 대상으로 이명과 정신건강, 삶의 질 저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대상군은 이명 정도에 따라 세 그룹(정상, 경도 이명, 심한 만성 이명)으로 분류했다.

정신건강은 우울감, 심리적 고통, 자살 사고 3개 항목을 평가했고, 삶의 질은 EQ-5D 조사표에 따라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 활동, 통증 및 불편, 불안 및 우울의 5개 항목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심한 만성 이명 그룹은 정상 그룹보다 우울감이 1.7배, 심리적 고통이 1.9배, 자살 사고가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이명을 앓고 있는 노인은 삶의 질 저하 위험도 역시 현저하게 컸다. 심한 만성 이명 그룹은 정상 그룹과 비교해 운동능력 저하가 1.8배, 자기관리능력 저하가 2.1배, 일상 활동 제한이 2배, 통증 및 불편감이 1.9배, 불안 및 우울감이 2.1배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이용제 교수는 “이명과 우울증은 여러 가지 공통적인 위험인자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명이 노인의 정신건강뿐 아니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은 수면의 질 저하로 이어져 생체 리듬이 파괴될 수 있고, 이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대사에 악영향을 미쳐 호르몬의 불균형을 가져와 인체 전반에 영향을 준다”며 “노인 이명 자체의 치료뿐 아니라 정신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고려한 포괄적인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Applied Gerontology’에 게재됐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