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 챔벌린의 On Our Own] 정신장애 당사자단체에서 비당사자 활동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주디 챔벌린의 On Our Own] 정신장애 당사자단체에서 비당사자 활동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 배진영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22.03.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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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들과 미 정신의학 생존자운동 이끈 주디 챔벌린의 저서 스터디 진행
행정업무에서 당사자는 스트레스 쌓이고 비당사자는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 발생해
파트너십 모델은 전문가가 당사자 통제하는 구조…가짜 대안에 불과
당사자 중심의 분리모델, 비인간적 정신보건 시스템의 대안 모델 제시해
지자체 지원사업에 사무국장으로 전문가 요구해…차별적 관점에 해당
당사자단체는 당사자 위해 존재…비당사자의 단순 일자리로 존재해서는 안 돼

주디 챔벌린의 On Our Own

쥬디 챔벌린(Judi Chamberlin, 1944-2010)은 이른바 정신장애인 운동의 성경인 '우리 자신에 대하여: 정신보건시스템에 대한 환자 주도적 대안'(1978)을 발간해 당사자들이 자신에 대해 스스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비로소 치료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c) npr & Tom Olin/MindFreedom International
쥬디 챔벌린(Judi Chamberlin, 1944-2010)은 이른바 정신장애인 운동의 성경인 '우리 자신에 대하여: 정신보건시스템에 대한 환자 주도적 대안'(1978)을 발간해 당사자들이 자신에 대해 스스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비로소 치료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c) npr & Tom Olin/MindFreedom International

작년 겨울,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로부터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주디 챔벌린의 저서 ‘우리들 스스로: 정신보건시스템에 대한 당사자 주도의 대안(On Our Own: Patient-Controlled Alternatives to the Mental Health System)’을 정신장애 당사자단체 리더들과 스터디하면서 촉진자 역할을 수행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주디 챔벌린(Judi Chamberlin, 1944 ~ 2010)은 미국 정신의학 생존자 운동을 이끈 저명한 활동가이자 당사자 리더, 연설자, 교육자이다. 그녀는 1960년경 우울증과 조현병 진단을 받은 후, 미국의 각종 병원에서 강제입원을 경험하게 되면서 ‘정신보건시스템의 포로’가 되었음을 느꼈다고 한다. 이때의 강압적인 경험은 그녀를 정신과 생존자 운동으로 이끌었다. 특히, 그녀의 저서 ‘우리들 스스로’는 매드 프라이드(Mad Pride) 운동의 토대가 되기도 하는 등,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정신장애 활동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우리들 스스로’ 단행본은 미국에 소재한, 주디 챔벌린이 실제로 활동하기도 했던, 미국임파워먼트센터(National Empowerment Center)에서 판매하고 있다. 감사히도, 한국의 이지은 선생님께서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해주셨고 임파워먼트센터에서도 번역본의 무료 배포를 허락해 우리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앞 1~2장은 주로 정신보건 시스템에서 당사자가 어떻게 희생되고 어떻게 ‘정신과 환자’가 되어가는지에 대한 주디 챔벌린의 실제 경험과 관찰을 담고 있다. 그 이후부터는 당사자가 주도하는 대안적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배운 교훈과 사례들을 담고 있어, 당사자단체 활동가와 리더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풍부하다.

이 스터디 모임은 어느덧 일곱 차례의 강독을 거쳐 점점 마무리되고 있다. 이 정도 시점에서 당사자 리더들과 ‘우리들 스스로’를 함께 읽고 토론하면서 나누었던 내용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당사자’ 단체에서 일하는 ‘비당사자’ 활동가

당사자단체에서 일하는 활동가들과 가끔 소통하면서 느낀 점은 비당사자 활동가들도 당사자 못지 않게 여러 고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던 고민은 “당사자 단체에서 비당사자 활동가의 역할은 무엇인가?”였다.

비당사자 활동가들도 본디 당사자단체란 당사자들의 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직접 그 안에 들어가 활동하다 보면 그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은 일이 되어버린다. 당사자단체에서의 ‘당사자 주도’라는 기조는 점점 아름다운 신기루처럼 느껴져가기 때문이다.

먼저 당사자단체에서 외부의 지원(보조금, 재단후원금 등)을 받게 되는 순간, 그 단체는 ‘당사자’가 일하기 좋은 곳이 아니라 ‘비당사자’가 일하기 좋은 곳이 되어버린다. 외부의 지원금을 받게 되면 각종 행정업무가 수반되기 마련인데, 대체로 비당사자들은 당사자들에 비해 사회활동 경험도 많고 실무 경험도 많아 행정업무에 금방 숙달된다.

사실상 이런 행정업무는 당사자보다는 비당사자가 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것이 명백하다. 그런데도 ‘당사자 단체’니까, ‘당사자 주도성’을 유지해야 하니까, 당사자 활동가도 직접 행정업무에까지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당사자 활동가의 업무 속도를 옆에서 지켜보거나 이를 지원해야 하는 비당사자 활동가들은 ‘대신해 줄 수도 없고, 지켜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당사자 활동가들도 책상 앞에 앉아 어려운 행정업무를 하루 종일 해야 하니 스트레스만 쌓여간다.

꼭 외부의 지원을 받거나 당사자가 행정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상황은 발생하기 마련이다. 비당사자가 보기에 당사자의 업무 속도는 분명 느리고 비효율적이다. 결국 비당사자 활동가는 자기도 모르게 계속해서 뭔가를 ‘가르치거나’ ‘지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런 경험이 누적되면, 업무는 업무대로 진척되지 않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쌓이는 상황에 도래하게 된다. 당사자 활동가들은 “내가 이 일을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까? 나의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인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게 되고, 비당사자 활동가들은 “내가 저 일을 모두 해주는 것이 맞을까? 내가 어디까지 지원해야 하는 거지?”라고 고민하게 될 것이다.

주디 챔벌린이 말하는 비당사자 활동가의 역할

‘우리들 스스로’의 부제는 ‘정신보건 시스템에 대한 당사자 주도의 대안’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기존 정신보건 시스템을 비판하고 당사자가 직접 운영하는 대안적 서비스들의 원칙과 방향성에 대해 조목조목 알려준다. 1970년대에 쓰여졌음에도 그 내용을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 적용했을 때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 주디 챔벌린의 메시지는 완강해서 아프기까지 하다.

주디 챔벌린은 당사자가 운영하는 대안을 두 가지로 나눈다. 바로 진정한 대안과 거짓 대안이다.

가짜 대안에는 ‘파트너십 모델’이 있다. 주디 챔벌린은 전문가와 비전문가, 당사자와 비당사자가 함께 또는 따로 일하는 방식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파트너십 모델의 경우에는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함께 일하는 모형이다. 그렇다 보니 도움을 주는 사람(전문가, 비당사자)과 도움을 받는 사람(비전문가, 당사자)이 명료하게 구분돼 존속되고, 전문가 및 비당사자가 당사자를 통제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경우는 이름만 대안인 가짜 대안이 된다.

그녀는 현재 존재하는 대부분의 대안 서비스들이 이 모델에 속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주디 챔벌린은 전문가가 운영에 참여하는 서비스에서는 당사자들의 인식 제고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 또는 비당사자의 사고 구조는 정신보건 구조 속에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관점에서 당사자들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주디 챔벌린은 ‘클럽하우스’를 대표적인 파트너십 모델의 예로 들어 설명한다. 뉴욕에서 태동한 최초의 클럽하우스는 자원봉사자들의 약간의 도움만 받을 뿐, 당사자들이 비당사자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고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며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써 시작되었다.

그러나 전문가 직원이 채용되면서부터 전문가가 그 모델에 개입해 당사자 연대가 약화됐고, 얼마간은 당사자들이 계속 운영하였지만 결국 관리자들이 그 세력을 몰수했다. 중요한 결정은 전문가 직원들이 내리고 당사자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구조 속에서 ‘일’만 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진정한 대안에는 ‘분리모델’과 ‘지지모델’이 있다. 먼저 분리모델은 비당사자와는 완전히 분리돼 당사자들끼리만 일을 하는 모델이다. 당사자가 서로에 대한 지지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운영한다. 주디 챔벌린은 모든 전문가, 비당사자는 어쩔 수 없이 멘탈리즘*의 태도를 갖기 때문에 진정한 대안을 위해서는 비당사자와 아예 분리될 것을 제안한다.

* 멘탈리즘(mentalism): 제정신 우월주의(sane chauvinism). 인종차별주의를 레이시즘(racism)이라고 하듯, 비당사자들이 자신은 정신과적으로 ‘정상’이라는 것에 대해 우월감을 느끼는 차별주의를 말함. 주디 챔벌린이 처음으로 소개한 개념.

지지모델은 분리모델에 비해서는 완화된 모형이다. 상호지지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회원 자격을 개방함으로써 비당사자의 참여를 허용한다. 대신 이 모델에서는 모든 사람이 문제를 경험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도 있으며, 비당사자와 당사자는 동등하게 인식된다. 또한 전문가 및 비당사자들은 도움을 받는 자와 도움을 주는 자를 분리시키기 때문에 대외협력이나 행정 이외의 업무에서는 제외된다.

주디 챔벌린은 분리모델이나 지지모델에 기반한 대안 서비스는 비인간적인 정신보건 시스템에 대해 진정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에 파트너십모델에 기반한 서비스들은 기존 정신보건 시스템과 같은 맥락에 있는 강요와 강압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는

그렇다면 현실에서의 우리나라 당사자단체들은 가짜 대안일까, 진짜 대안일까? 파트너십모델, 지지모델, 분리모델 중 어디에 해당될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파트너십모델과 지지모델 사이의 어느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진정한 대안도, 가짜 대안도 아닌 그 중간 어느 지점에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대표적으로, 현재 서울시에서는 보조금을 받는 당사자단체에 대하여 일정 자격과 경력을 가진 전문가(사회복지사 또는 정신건강전문요원)를 사무국장으로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비당사자인 전문가가 권한을 가지고 주요한 의사결정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당사자들끼리 의사결정을 하고 당사자들 주도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이는 주디 챔벌린이 가장 경계하는 ‘멘탈리즘’의 일환이다.

정신장애를 가진 당사자들은 비당사자에 비해 역량과 의사결정 능력 등이 떨어질 것이라는 정부의 차별적 관점에 해당한다. 때문에, 임원으로 고용된 비당사자 전문가가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운영해야 할 당사자 활동가들은 비당사자 전문가에게 무언가를 결재받고 수락받아야 하는 위치에 자연스럽게 놓이게 된다.

그밖에도 당사자단체에 심어진 ‘멘탈리즘’의 요소들은 다양하다. 비당사자 활동가 또는 임원들끼리만 회의가 진행된다든지, 비당사자 활동가가 자연스럽게 우위를 점하게 된다든지. 이런 요소들은 당사자단체 안에서 당사자들을 감시하거나 교란시키는, 마치 스파이와 같은 체계들이다.

아마 우리나라 당사자단체는 ‘지지모델’을 지향하면서 설립되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당사자 활동가와 당사자 활동가가 함께 일하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운영되는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봄으로써 진정한 지지모델에 위치해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비당사자 활동가들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당사자 활동가들은 단순하고 쉬운 역할만 담당하게 된다면, 비당사자 활동가들의 목소리가 당사자 활동가들의 목소리보다 더 커지고 있다면 지지모델에서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들 스스로

주디 챔벌린은 우리에게 냉정하게 말해준다. 비당사자는 비당사자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당사자는 당사자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라는 것이다. 서류 작성, 회계, 행정업무는 비당사자 활동가들이 수행하고 비당사자 활동가들은 그것만 해야 한다. 그 외의 일상적이고 대안적인 업무들, 예를 들어 동료상담, 외부강연, 서비스 제공 등은 당사자 활동가들이 주도적으로 한다.

물론 행정과 사업 수행이 완벽하게 분리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주도하는 메가폰은 당사자들의 손에 있어야 하고 비당사자는 그것을 보조만 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게다가 주디 챔벌린은 당사자와 비당사자가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비당사자 없이 ‘당사자들끼리만’ 정기적인 회의를 자주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비당사자 활동가들은 본인들이 단체의 활동이나 회의에서 제외되는 것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대안적 서비스를 만들거나 당사자단체를 설립하는 초기에 정리해야 할 조직적인 문제이다.

서비스를 처음 만들 때 많은 전문가들, 당사자들, 가족과 지인들이 그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는데, 이렇게 혼합된 그룹에서는 제대로 된 대안적 서비스가 탄생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비당사자가 얼마나 참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당사자에게 달려있어야 하며, 그렇기 위해서는 대안적 서비스의 탄생도 당사자들 간의 결속된 논의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주디 챔벌린의 주장이다.

사실상 주디 챔벌린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모델은 당사자들끼리만 운영하는 ‘분리모델’이다.

당사자 리더들과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분리모델’로 당사자단체를 운영하는 것이 어떨 것 같은지를 질문했을 때, 모든 참여자들이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 과연 정말 불가능했을까? 주디 챔벌린은 자신이 직접 운영에 참여했던 ‘프로젝트 출시(Project Release)’를 분리모델의 사례로 소개한다.

비당사자가 제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에도 당사자들의 불만족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주디 챔벌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비당사자를 제외한 분리모델을 적용했다. 프로젝트 출시는 일주일 내내 전적으로 당사자가 운영하는 지역사회 정신건강센터였는데, 서비스(서비스 제공자와 서비스 수혜자가 뚜렷하게 구분)라기보다는 지지적인 커뮤니티(제공자와 수혜자가 구분되지 않는 공동체)의 역할을 수행했다. 때문에 분리모델에서는 당사자들의 자신감과 역량을 최대한으로 촉진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프로젝트 출시는 당연히 당사자 회원이 운영한다. 대신 그 어느 누구도 ‘직원’으로 지정되지 않고 모두 동등한 ‘회원’의 자격을 유지한다.

회원들은 그들이 센터를 운영하기 때문에 그 공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즐겁기 때문에 오는 것이다. 대신 그 공간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 회원들은 하나 이상의 부서(기금 모금, 커뮤니티센터 운영, 뉴스레터 제작 등)에서 임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이때, 모든 업무는 ‘당사자의 속도에 맞게’ 진행된다.

회원들은 각자 자신의 업무에 대해 자기만의 속도를 정하고, 다른 회원들도 그 속도를 수용함으로써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했다. 비당사자와 같이 업무 속도가 빠른 비교 대상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것일 수도 있다.

더 놀라운 것은 프로젝트 출시의 회원들이 직접 당사자를 위한 주거도 운영했다는 것이다. 공동생활가정이나 중간집같이 정신보건 제도 안에 있는 주거시설이 아니라, 당사자도 다른 사람들처럼 아파트에서 살 수 있도록 당사자가 스스로 운영하는 공동주거를 만들었다.

순전히 당사자들의 필요에 따라, 당사자의 힘을 통해, 정신보건 시스템 바깥에서 만들어낸 진정한 대안 서비스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분리모델의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을 수는 있어도, 딱히 불가능한 영역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단순히 지지모델이냐 분리모델이냐 파트너십모델이냐만을 놓고 완전한 대안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또한 현재 운영되는 당사자단체들에서 비당사자 활동가들의 역할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당사자단체가 대안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당사자와 비당사자 간의 역할 구분뿐만 아니라, 좀 더 철학적이고 심도 있는 합의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사자단체는 정신장애 당사자들을 위해 존재하여야 하지, 누군가의 단순한 일자리로 존재하여서는 안 된다.

덧붙여 완전한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외에도 의사결정 구조나 재정 문제 등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고민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주디 챔벌린의 ‘우리들 스스로’에서는 이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다루고 있다. 추후에는 다른 필요한 요소들에 대해서도 다루는 것으로 하고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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