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심리치료 시행했더니...소방공무원 불면·PTSD 발병률 눈에 띄게 감소
수면심리치료 시행했더니...소방공무원 불면·PTSD 발병률 눈에 띄게 감소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12.0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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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수면심리치료를 시행하면 불면증과 우울증이 획기적으로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와 성신여자대학교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팀은 원주세브란스병원 예방의학교실 안연순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해 냈다고 3일 밝혔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국내 소방공무원의 85.6%가 교대근무를 하고 있으며 이중 57.3%는 불면증, 69.2%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유병률 37%로 높다.

연구팀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수면장애와 우울증 등을 경험한 39명의 경기·대전 지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수면심리치료 프로그램(FIT-IN)을 개발해 적용했다. 그 결과 치료 전 불면증이 있던 소방공무원 수가 53.7%에서 15.4%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또 수면이나 우울증 관련 개별검사 수치 역시 수면심리치료 전후 대비 불면증 28.8%p, 우울증 30.9%p, PTSD의 특징인 악몽을 꾸는 경우도 37.4%p 감소했다. 불면증 등 수면 문제 개선이 소방공무원의 우울증이나 PTSD 등 다른 정신적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연구에 사용한 프로그램은 불면증을 위한 인지행동치료(CBTI)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CBTI는 수면제 없이 수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미국에서 1972년 개발한 심리치료 방법이다. 현재 미국수면학회에서 수면제 사용 전 불면증 치료를 위한 1차 치료 방안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 심리치료는 소방공무원뿐 아니라 스트레스 고위험군인 수험생이나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진은 CBTI를 활용해 집단상담 2회와 일대일 전화상담 1회 등 총 3회기로 구성된 소방공무원 맞춤형 프로그램 FIT-IN을 개발했다. 이는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최초의 수면심리치료 프로그램이다. 불면증이나 악몽 개선을 통해 소방공무원의 업무능률 향상과 삶의 질 증진을 목표로 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정석훈 교수는 “잦은 외상사건 노출과 교대근무로 고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소방공무원의 수면을 개선하는 게 정신건강 증진에도 효과가 있다는 걸 이번 연구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서수연 교수는 “소방공무원의 수면 문제를 방치하면 정신적 건강뿐 아니라 신체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소방공무원 맞춤 수면심리치료가 현장에 널리 보급돼 보다 많은 소방공무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해외학술지 ‘국제 환경연구 및 공공건강 잡지(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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