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단] “아동성폭행범 조두순 범죄에 왜 정신장애인을 끌어들이나…강력 항의해야”
[모니터링단] “아동성폭행범 조두순 범죄에 왜 정신장애인을 끌어들이나…강력 항의해야”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0.12.20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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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모니터링단, 미디어 편견 기사에 시정 요구 활동
모니터링단 올해 사업 마무리...“내년에도 지속되기를”

정신장애와 관련이 없는 조두순 범죄를 인용해 교묘하게 정신장애인의 위험성을 증폭시킨 2건의 기사에 대해 <마인드포스트> 언론 모니터링단이 항의성 비판을 냈다.

지난 11일 동아일보는 '정신질환 범죄자의 재범…법무부-복지부, 책임은 누가 더 클까[박성민 기자의 더블케어](기사읽기-클릭)'라는 제목의 기사를 인터넷판으로 발행했다. 이 신문 박성민 기자는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을 기사 첫머리에 언급하면서 같은 맥락으로 정신장애인의 잠재적 범죄성의 가능성을 지적했는데 이는 대중이 정신질환자를 범죄자로 인식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아일보가 지난 11일자 기사에서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을 그래프로 나타낸 기사. 하지만 그 통계의 출처가 어디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c)동아일보 인터넷판 갈무리.
동아일보가 지난 11일자 기사에서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을 그래프로 나타낸 기사. 사진=동아일보 인터넷판 갈무리

신문은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의 강력범죄자에 대한 출소 후 관리 체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12년의 형기를 마치면서 법적 처벌은 끝났지만 조두순을 포함한 강력범죄자들의 재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2018년 기준 정신질환 범죄자의 재범률은 64.9%로 일반 범죄자(44.9%)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이어 “조두순은 정신질환 판정을 받지 않았다”면서도 “심각한 반사회적인 성향과 성도착증 증세를 보였다”고 말해 마치 조두순이 정신장애인의 범주에 속하는 것처럼 암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언론 모니터링단은 “정신장애와 아무 관련도 없는 조두순의 출소와 정신장애인의 범죄를 연결시키는 것으로 기사를 시작하는 것은 다분히 정신장애에 대한 혐오와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조두순이 반사회적 성향과 성도착증을 보였다는 기사 부분에 대해 “조두순이 마치 정신장애인의 범주에 속하는 것처럼 암시했다”고 지적했다.

언론 모니터링단은 “조두순 사건을 끌여들여 정신장애인의 범죄 및 재범 문제를 다루는 기사 작성 방법과 접근법에 대해 해당 언론사 편집국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YTN은 지난 11일 인터뷰 기사 '[인터뷰투데이] 조두순 내일 세상 밖으로...지자체, 방범 대책 '총동원'(기사읽기-클릭)'이라는 제목 하에 한 변호사와 대담을 진행했다.

인터뷰 중간 진행자는 “어떻습니까. 아동 성범죄자는 사실 이건 일종의 정신병과 같은 거 아닌가요”라고 질문했고 게스트인 변호사는 “사실 그렇죠. 왜냐하면 일반적인 경우, 보편적인 경우에는 아동을 보고 청소년을 보면서 성욕을 느끼는 게 아니라 뭘 어떻게 위해를 가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나 실은 보호하고 귀여워하고 예뻐하고 하게 되는데 지금 이게 전혀 반대의 자기쾌락의 대상으로 작용하는 거니까 이런 사람들은 사실은 정신적으로 약간 병증 혹은 소아성애 같은 성향, 약간 치료가 필요하든 계도가 필요하든 그런 부분이 있다라고 보여지고 그렇기 때문에 재범률이 높은 겁니다”라고 답했다.

YTN 11일자 인터뷰에서 게스트로 나온 변호사가 정신장애인과 조두순의 범죄성을 엮어 정신장애인의 위험성을 강화하는 편견 발언을 하고 있다 (c)YTN 인터넷판 갈무리.
YTN 11일자 인터뷰에서 게스트로 나온 변호사가 정신장애인과 조두순의 범죄성을 엮어 정신장애인의 위험성을 강화하는 편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YTN 인터넷판 갈무리

언론 모니터링단은 “조두순을 정신장애인으로 취급하고, 따라서 정신장애인은 아동성폭행범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며 “정신장애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기사”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성범죄자가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아니”라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폭력성과 혐오성을 조장하는 기사임으로 해당 부분을 삭제하라고 YTN 편집국에 항의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마인드포스트> 언론 모니터링단은 이번 보고서를 끝으로 총 10주차의 모니터링 활동을 모두 마치게 된다. 이번 활동은 서울시 지원을 받아 정신장애인 당사자 10명과 비정신장애인 5명으로 3명 당 한 팀으로 구성해 언론, 영화, 라디오, 드라마 등에서 나타나는 정신장애 관련된 편견 기사와 왜곡된 발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해당 미디어에 항의하는 과정을 진행해 왔다.

모니터링 단원들은 이번 활동을 통해 “정신장애인이 사회에 드러나는 편견과 왜곡의 이미지가 언론과 같은 미디어에 의해 조장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게 됐다”며 “이는 정신장애 운동의 한 성과”라는 평을 했다.

일부 모니터링 단원은 “이번 모니터링 사업이 끝나더라도 내년에 다시 참여하고 싶다”며 “서울시의 지원이 다시 이뤄져 올해 다 이루지 못한 언론과 미디어 비평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요구를 드러냈다.

 

*이 기사는 서울시의 "2020년 정신질환자 권익보호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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