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인아메리카] 탈모약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매드인아메리카] 탈모약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 박준영
  • 승인 2020.12.3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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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스테리드, 정신적 이상반응 단독요인인지는 불명

자살 경향성 및 여러 부정적 심리학적 부작용과 탈모증 치료제로 많이 쓰이고 있는 피나스테리드 간의 연관성을 다룬 새 연구 결과가 최근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피부병학지에 실렸다. 연구진은 피나스테리드가 탈모 치료제로 이 약을 처방받은 45세 이하의 남성에서의 자살 경향성 및 심리학적 부작용과 연관이 있을 수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임상의들에게 이 약을 처방할 때 환자에게서 보이는 어떠한 잠재적 심리적 이상반응이든 주시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피나스테리드와 정신건강 문제의 관계를 더 명확히 이해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구는 브리검 여성병원의 비뇨기 수술과의 꾸옥-지엔 찐 박사가 이끌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이 썼다.

“피나스테리드 사용과 연계된 치명적 결과들에 대한 염려가 늘어남에 따라 언론과 통제 기관 모두의 관심이 커졌다. 이 점과 이 연관성에 대한 문헌이 별로 없음에 비추어, 우리는 피나스테리드 중단후 증후군(PFS)과 연관된 심리적 이상반응과 자살 경향성을 조사했다.“

피나스테리드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보건당국과 언론의 관심을 받아 왔다. 우울증, 자해, 자살과의 연관성이 보고됐기 때문이다. 이 약과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PFS재단 같은 단체들이 만들어지고 '피나스테리드 중단후 증후군(postfinasteride syndrome)' 같은 용어들이 나왔다. 우려가 폭넓게 퍼져 있음에도 아직까지 자살 경향성과 피나스테리드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국제 데이터베이스인 VigiBase의 자료를 이용했다. 여기에는 153개국의 자료가 망라돼 있다. 이들은 통계적 분석을 이용하여 피나스테리드 및 기타 모발 손상 치료제와 자살 경향성, 심리적 이상반응 간의 잠재적 연관성을 조사했다.

전체 중에서 자살 경향성 사례가 356건, 자살 경향성을 동반하거나 따로인 심리적 이상반응이 2926건으로 약 3300건이 피나스테리드 사용과 연관돼 있었다. 그러한 영향을 받은 이들은 성별로는 남성이 98.9%, 연령별로는 18~44살이 70.9%로 압도적이었다. 지역별로는 남북미 거주자가 63.5%, 유럽 거주자가 32.6%가 대다수였다.

때문에 연구자들은 피나스테리드의 부작용은, 아마도 이 약물이 탈모증이 있는 청년 환자에게 작용하는 독특한 요인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러한 문제가 지금까지 알려진 바 이 약의 한 부작용인 지속적 성기능 장애의 결과일 수 있다는 가설을 지지했다. 탈모 때문에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했으며 심지어 복용을 중단한 뒤에도 성기능 장애가 지속됨을 경험한 남성 6명이 자살한 사례가 근거였다.

연구자들은 다른 탈모 치료제인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 탐술로신 등과 자살 경향성 및 심리적 이상반응이 연관성이 있는지도 살펴봤으나 피나스테리드에서와 같은 연관성은 찾지 못했다. 이에 이들은 왜 피나스테리드만 이러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폈다.

이들은 아마 피나스테리드와 연관된 언론 보도가 다른 탈모약에 대비되어 더욱 그 부작용이 두드러지는 경향 또는 보고편향(reporting bias)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제시했다. 분석 결과 이들은 2012년 이후 (다른 약에 비해) 피나스테리드와 연관된 자살 경향성이 더 많이 보도됐다면서, 아마 그리 우연은 아닌 것으로, 이 해는 여러 연구를 통해 피나스테리드의 부정적 효과를 널리 알려진 해이며 또한 PFS재단이 설립된 해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의 한계들에는 국제 데이터베이스의 범위와 관련해, (이 약의) 이상 반응이 너무 적게 보고되었을 가능성도 포함된다. 연구자들은 또한 우울증이나 자살 경향성의 외부 예방 요인도 검토하지 않았는데, 사회적 지지나 사회경제적 지위 등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피나스테리드가 심리적 이상반응의 단독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명확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없었다.

덧붙여, 남성다움의 지배적 성격인 ‘자립’(self-reliance)과 경제적 불확실성은 남성의 자살 사고와 자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따라서 피나스테리드의 부작용을 추가 확인함에 있어 이와 같은 다른 위험 요인들도 검토해야 한다.

이와 같은 연구의 한계들에 비추어, 연구자들은 처방할 때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또한 피나스테리드와 자살 경향성, 심리적 이상반응 간의 잠재적 연관성을 더 깊이 연구할 것을 촉구하면서 결론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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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uyen, D-D., Marchese, M., Cone, E. B., Paciotti, M., Basaria, S., Bhojani, N., & Trihn, Q-D. (2020). Investigation of suicidality and psychological adverse events in patients treated with finasteride. JAMA Dermatology. doi:10.1001/jamadermatol.2020.3385 바로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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