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인아메리카] 나의 아름다운 정신증: 영혼의 과정
[매드인아메리카] 나의 아름다운 정신증: 영혼의 과정
  • 박준영
  • 승인 2020.10.23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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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에마 구드(Emma Goude)

나는 5일간 자지 못했다. 나는 4년 전 심리학 학위 과정을 밟으면서 “왜 우리는 자는가”라는 책을 공부한 적이 있다. 수면 부족으로 죽었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게 분명하지만, 좀 미쳐가기는 하더라. 편집증으로.

나는 그게 두렵지는 않았다. 내가 겁이 난 것은 죽음이었다. 존재하지 않음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내가 있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상상하던 그런 것이다. 머리통이 쾅 흔들리는 느낌. 나는 형이상학에 압도됐다.

논리적으로, 나는 내가 죽어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갑자기 버스가 내게 달려와 나를 깔아뭉개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단지 나의 에고가 분해되기 전에 마지막 부르는 백조의 노래 같은 것이다.

나는 불면증이 나를 쥐어 잡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나의 뇌는 마리화나의 안개 속에서 7년을 지낸 뒤에 다시금 자유를 되찾고 있었다. 나는 마리화나를 몇 번 끊으려고 했지만 언제나 결과는 같았다. 잠을 잘 수 없었고, (그래서) 나는 포기했다.

이번은 아니다. 나는 결과가 어쨌든 간에 끝을 보기로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결과는 병원이었다. 정신과 의사들은 내게 세 가지 질문을 했다. 이런 질문들을 예전에 들은 적이 있다. 나의 엄마 친구가 자신의 아들이 마리화나 때문에 미쳤을 때 그런 질문을 나의 엄마에게 이야기해 줬던 것이다.

엄마는 그 질문들이 무엇인지는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고 다만 그 엄마 친구가 의사들이 그 질문들로 하여금 당신이 제정신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던 것을 보고 아주 인상깊었다고 했다.

첫 번째 질문:

“당신은 당신이 누구인지 아나요?” 물론, 나는 몰랐다. 나는 내 에고를 잃은 상태였다. 나는 그에게 눈을 돌리며 어깨를 쓱 움츠렸다.

그녀는 내게 두 번째 질문을 했다.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있게 된 건지 아나요?” 나는 우리 둘이 왜 여기에 있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빅뱅? 진화? 나는 다시 어깨를 움츠렸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질문:

“당신은 내가 누구인지 아세요?” 그녀의 어조는 상황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그녀의 이름표에는 “라비 샨카르”라고 써 있었다. 그녀는 비틀즈를 위해 인도 악기인 시타르를 연주했고 가수 노라 존즈의 아버지인 그 라비 샨카르는 아니었다. 이 친구들이 지금 내게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인가? 나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다시 어깨를 움츠렸다.

나는 새벽 2시에 정신병동에 입원됐다. 가장 이상했던 13일인 금요일 다음 날인, 1996년 12월 14일 토요일이었다. 그 우주적 아이러니는 내게 통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정신증을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내게 그 상황은 일종의 영적 각성처럼 느껴졌다.

나는 최종적으로 상담사와 그녀의 팀과 만났을 때 이렇게 물었다. “내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우리가 아는 한에서는, 당신은 한 가지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는데, 아마 마리화나로 인한 것 같습니다.”

나는 왜 의사들이 다르게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그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내가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지 묻지도 않았으니, 그들이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그 상담사는 오직 내가 어떤 음성들을 들었는지 알고자 했다. 그녀는 관심이 있어서 물은 것이 아니고, 단지 자신의 진단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녀에게 내가 어떤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하자, 그녀는 자기의 노트에 뭔가를 적고, 만족해했다. 검사 결과가 맞다는 답을 들은 것처럼.

나는 그 목소리가 긍정적인 것이었다고 그녀에게 말할 여지가 없었다. 나는 그 목소리가 들렸을 때 내 정신이 산란해지기보다는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고 말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그 목소리는 “당신은 아름다워”였다. 마치 천사처럼.

나는 그 목소리를 오직 단 한 번 들었고 그 소리는 내 머릿속이라기보다는 내 뒤에서 오는 듯했다고 그녀에게 말할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 이런 것은 그녀에게 전혀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녀는 오직 자기가 정확한 진단을 내렸다고 확인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훈련 받은 대로 제대로 처리한 것이겠지만, 한 사람으로서 다른 한 사람을 대하는 것에 관해선 그녀는 완전 실패였다.

한 사람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묻는 대신에,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물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그 사람이 자신의 고통을 처리할 수 있도록 진실로 도울 수 있다. 진단이란 막다른 골목이다. 아니 더 나쁜 것으로, 영혼을 죽이는 약물치료로 가는 이정표다.

나의 혈액검사에서 마약이 나왔기에 나는 “마리화나 정신증”이라고 분류됐다. 하지만 그 정신보건 전문가들이 나의 이야기를 이해했더라면 내가 보인 증세는 내가 마리화나를 써서가 아니라 그것을 끊으려다 나온 결과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나는 불면증에 도움을 받으려고 의사에게 가기는 했지만 그는 내가 요청한 수면제 대신에 진정제를 처방해 줬다. 의료 시스템은 내가 그 정신증을 헤쳐나가도록 돕지 못했을 뿐 아니라 맨처음에 그 정신증을 예방하도록 돕지도 못했다.

나의 정신증은 내가 어릴 적 겪은 트라우마들이 묻혀 있는 무의식으로 이어지는 문간이었다. 나는 첫 정신증 사건으로 그간 기억도 못했던 어린 시절의 성적 학대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내 언니도 마찬가지로 성학대를 받았는데, 나중에 그 일을 확인해줬다.

그녀는 그간 내내 그 일을 비밀로 지키고 있었다. 내가 정신증을 일으키면서 이 중요한 가족의 비밀이 드러났고, 그 일은 이제는 치유될 수 있게 됐다. 이상한 몸짓 수수께끼들을 통해 많은 기억이 의식으로 떠올라 내게 말했다.

나는 내 삶으로부터의 이야기였던 것들을 작은 연극으로 실행하고픈 충동을 느끼곤 했다. 심지어 나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의 이야기를 담은 시나리오들이 내게 오게 하기도 했다. 엄마 자궁에 있을 때의 이야기, 전생들의 이야기도.

겉으로 보자면 나는 완전 미친 사람이었지만, 나는 해결되지 않은 심리학적 자료들을 죽 풀어내고 있었다. 나는 에고를 잃은 상태였으므로, 나 자신을 설명할 필요가 전혀 없었고, 나를 긍정적으로 보이게 할 필요도 없었다. 내 평판을 보전하는 것은 내 관심사가 아니었다.

나는 또한 사물과 사람들을 둘러싼 아우라도 볼 수 있었다. 한 번은 불꽃이 번쩍 나타나더니 무한대 표지인 8자 모양을 그리고 사라진 적도 있다. 보건의료 일꾼들과의 전생들의 기억도 내 마음에 떠올라서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펼쳐졌다.

때로는 사람들이 속으로 생각은 하지만 할 수는 없는 엇갈린 생각들을 듣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어서 우리가 절대 입 밖으로 내지는 않는 생각들.

나는 이 모든 것이 실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내 정신증으로 지각의 문들이 열렸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을 입으로 말하면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해봤자 다들 믿지 않을 것이고, 심하면 병리현상이라고 부를 것임을 알았다.

나는 그 정신증을 겪지 않고 있는 때도, 몇 가지 비정상적 경험을 했는데 우리의 근대 환원주의 관점에서는 이는 실제가 아닌 것으로 해석될 것이다. 나는 한 번은 금색 빛이 내 배꼽에서 나와 리본 모양이 되는 것도 보았다. 내 몸 안에서 정령들의 에너지가 내게 말하길 무기의 형태를 취함으로써 자신들이 죽었다고 하는 것도 느꼈다. 그 정령들이 죽고, 내 심장 안으로 사랑을 보내고, 내게 감사하고 나서 빛으로 옮겨가는 것을 나는 인식했다.

또한 나는 돌고래들과 실제로 의사소통을 해 왔다. 이 중에 그 어느 것이라도 실제가 아니라고 증명할 아무런 방법이 없다. 불행히도, 그것이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고를 증명할 책임은 내게 있다. 그러므로 결국은 믿음의 문제다.

정신증의 공식 정의는 아마 다음과 같을 것이다. 정신증은 사람이 실제(reality)와의 접촉을 잃게 만드는 정신적 무질서(mental disorder, 정신질환)다.*

당신은 실제가 아닌 것을 보거나 듣거나 믿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만질 수 없는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만질 수 있는 실제의 유효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는 자격을 없앨 뿐 아니라 그 사람이 걷고 있는 여정을 기리지 못한다.

나는 심리학 학위를 가진 사람으로서 몸소 정신증을 공부할 수 있었다. 나는 또한 10년간 전문 지압치료사로 일했고, 이 경험을 통해 얻은 동양적 관점으로 내 경험을 볼 수 있었다. 지금 나는 정신증이란 실제로는 영혼(psyche)에 의한 치유 시도라고 믿는다.

정신증(Psychosis)이란 말은 영혼을 뜻하는 그리스어 프시케(psyche)와 과정을 뜻하는 오시스(osis)에서 왔다. 따라서 영혼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사이코시스(Psychosis)는 가장 높은 수준에서는 온전한 전체로 되돌아가려 시도하는 영혼이다. 처음에는 에고를 길 밖으로 치움으로써 이 일을 한다. 에고는 마음이 사회적 존재로서 살아남기 위해 건설한 정체성이다.

그 자체로는 뇌와 같은 신체 기관처럼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마음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어떤 이의 창조된 모습이다. 아직 온전히 에고가 형성되지 않은 세 살 때의 아이를 관찰해 보라. 자신을 자유로이 표현하며 순간에 산다. 누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에고는 좋은 기능이 있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방식으로 행동하게 하여 부족에서 쫒겨나 포식자들에게 당할 위험에 빠지지 않게 해 준다.

그 아이가 다섯 살이 되었을 때, 에고가 형성되었을 때를 잘 살펴보라. 에고는 규칙들을 판단해 내며 어떤 규칙을 따르고 어떤 규칙을 깨트리고자 하는지를 결정한다.

에고는 또한 우리가 우리 자신을 하나의 분리된 신체로서 돌봄으로써 살아남도록 도움을 준다. 우리가 커서도 여전히 다른 사람과 서로 눈을 보며 서로 일체감 속에 지극한 행복을 느끼는(Oneness and Bliss) 아기인 상태라면 우리는 혼잡한 길을 건너며 주변의 온갖 말소리에 혼동되는 상태처럼 될 것이다. 하지만 에고는 영혼과 정신의 건강에 관해서라면, 불필요할 뿐 아니라 아예 장애물이다.

에고가 물러나면, 영혼이 운전 핸들을 잡을 수 있다. 영혼은 다시금 하나됨(Oneness), 지극한 행복(Bliss), 평화(Peace), 사랑(Love)과 연결된다. 이 지점에서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그리스도 의식(Christ Consciousness)을 자기가 실제 예수라는 것으로 오인한다. 그게 그것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누구인지 기억하는 에고가 없으면, 이러한 실수들을 하기 쉽다.

다음으로 에고가 의식의 지하실로 추방했던 모든 억압된 심리적 재료들이 다 일어나 여기에 동참한다. 사랑은 실제로 그러한 재료들이 은둔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 심리적 재료는 온전히 소화되어야만 에고에 의해 추방되었던, 자아의 부정당한 부분들이 재통합될 수 있다.

온전히 소화하려면 받아들이고 환영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 때 그것은 더 이상 문제들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러한 것을 증상이라고 분류하는 것은 유일한 기회를 잃는 것이다. 정신증은 우리가 자신의 억압된 본성에 접근할 귀한 시간의 순간이다. 따라서 정신증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다룰지를 안다면, 변모(transformation)를 위한 잠재력을 지닌다.

우리는 정신증을 안에 먼지가 너무 많이 끼어서 멈춰 버린 고장난 시계와 같이 볼 수 있다. 정신건강 서비스는 이 시계를 '손상된' 선반에 올려놓고 기름을 조금 발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덜 짜증나도록 만들 뿐이다.

하지만 이 시계에는 원래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잘 청소해야 할 뿐이다. 정신의학은 바로 이처럼 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나는 정신증은 에고를 아주 중요한 이유에서 해체한다고 믿는다. 즉, 기계가 잘 안 돌아가게 막고 있는 먼지에 접근하기 위한 것이다. 이 먼지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심지어 더 멀리 뒤돌아간 시기의 트라우마다. 정신의학이 이 먼지를 깨끗이 청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면 어떨까?

이제 정신증에 대한 새 이야기를 말할 때다. 정신증은 그 안에 변모를 위한 잠재력을 지닌 한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여 준다. 내 새 책인 “나의 아름다운 정신증”(My Beautiful Psychosis)은 정신증의 일곱 가지 사례를 겪었던 과정을 묘사하고 있으며 이를 이해시키려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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