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인브라질] 항우울제 약물만으로 자살률 감소 어려워
[매드인브라질] 항우울제 약물만으로 자살률 감소 어려워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12.2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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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오스트리아·스위스 3개국 자살률 추이 연구 결과
항우울제 처방과 자살률 상관관계 없는 것으로 나타나
항우울제 붐 일던 1960년대 이전 자살률 오히려 감소 경향

항우울제 약물만으로는 자살률을 줄일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9일 <매드 인 브라질> 인터넷판에 따르면 항우울제가 광범위하게 처방되기 시작했던 1960년대 이전에는 세계 자살률이 하향 곡선을 그렸지만 그 이후로는 자살률이 더 늘어난 상태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세 나라의 자살률을 비교했다. 연구진은 “결과적으로 항우울제 처방과 자살률 사이의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약물이 자살률을 의미 있게 낮추지 못하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항우울제 처방과 자살의 연관성을 여전히 논쟁적이다. 하지만 많은 연구들은 항우울제 처방이 유아·청소년들에게 오히려 자살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항우울제가 성인 자살 방지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생태학적 연구에서는 항우울제 처방과 자살률의 감소와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단기간의 연구 성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생태학적 연구는 항우울제가 사용되기 전에 자살률이 실제 줄어들고 있었다는 상황을 숨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약물 처방의 증가가 통계학적으로 자살률의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이런 경향은 항우울제가 대중화되던 1960년대 이전에도 감소하고 있었다”며 “만약 통계학적 사실이 진실이라면 수천만 명이 항우울제를 사용해 자살을 피할 수 있다는 인지 가능한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1950년대 초반부터 2010년까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자살률을 장기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1960년대 항우울제 대중화와 1990년대 새로운 항우울제의 붐이 있었지만 자살률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자살률 감소는 새로운 항우울제 약물들이 대중들에게 처음 소개된 후부터 획기적으로 줄어들어야 하지만 약물 이용이 광범위하게 퍼져도 자살률 감소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스위스의 경우 자살률은 1950년대에 실질적으로 줄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자살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는 항우울제가 대중화됐던 1960년대와 1970년대였다.

오스트리아 역시 1950년대는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기였다. 하지만 1970년대 폭발적으로 자살률이 증가했다. 1990년대 새로운 항우울 약물들이 개발됐지만 역시 자살률은 감소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항우울제 처방의 광범위한 적용이 자살률 감소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걸 연구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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