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인아메리카] 미 식품의약국, 벤조디아제핀 위험성 인정
[매드인아메리카] 미 식품의약국, 벤조디아제핀 위험성 인정
  • 박준영
  • 승인 2020.12.06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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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받아 써도 "신체적 의존성"과 "금단 증상" 가능성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의 위험성을 극적으로 인정했다. FDA는 환자들이 최소 “며칠간”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해도 “신체적으로 의존”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FDA는 또한 이 약을 갑자기 끊거나 복용량을 너무 빨리 줄이면 “생명 위협이 될 수 있는 발작을 포함”한 심각한 금단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인정했다.

마지막으로는 이러한 심각한 금단 부작용은 “몇 주에서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품으로는 리브리움, 바리움, 옥사제팜, 로라제팜, 아티반 등이 있다.

FDA는 그간 수많은 문제 제기에 대해 보고서를 만들지 않았으며, 단지 FDA의 유해효과 보고시스템(FAERS)에 104건의 “초점이 된 사례들”만 올려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FDA는 처방된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벤조디아제핀은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꾸준히 복용하면, 처방된 경우라 할지라도, 신체적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 이 약을 갑자기 끊거나 복용량을 너무 빨리 줄이면 “생명 위협이 될 수 있는 발작을 포함”한 심각한 금단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FDA는 “벤조디아제핀에 관한 현재의 처방 정보는 이들 약물과 관련된 이러한 심각한 위험과 해로움에 대한 적절한 경고를 제공하고 있지 않고, 따라서 부적절하게 처방되거나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FDA가 1960년대에 탈리도마이드 승인 연장을 거부하여 명성을 쌓았던 당시를 연상시키는 역사적 유턴이다. 1957년부터 널리 수면제 및 진정제로 쓰이던 탈리도마이드는 기형아 출산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을 낳았다.

FDA가 처음 벤조디아제핀의 위험을 인정하도록 요청받은 것은 10년 전이었다. 2010년에 벤조디아제핀을 처방받고 피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과 전문가의 서명을 받은 '시민 청원'이 있었다. 이 청원은 벤조디아제핀에 관한 세계적 전문가로 지난해 작고한 헤더 애슈턴이 주도했다.

이들은 벤조디아제핀의 포장지에 블랙박스 경고(black box warning, FDA의 최고수준 경고)를 표기해 달라고 청원했으나 2015년에 전면 기각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2017년에 FDA는 겨우 의사 2명의 요청을 받아들여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와 벤조디아제핀을 함께 복용하지 말라는 내용을 블랙박스 경고문으로 담도록 양보했다. 당시는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사망사고가 대한 사회적 논란이 크게 일고 있었다.

2018년까지 FAERS에 벤조디아제핀과 유사 약물인 이른바 Z 약물(대개 수면제로서, 엄밀히는 벤조디아제핀은 아니지만 작용 메커니즘이 같은 약물들)에 관한 불평이 30만 건이나 쏟아졌음에도 FDA가 이번에 결정을 내리는 데 104건만 참고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2018년까지, 오피오이드에 대한 문제 제기보다 벤조디아제핀에 대한 불평이 훨씬 더 많았다.

FDA는 이들 약물에 대한 역학 조사가 없음을 개탄하고 있다. 하지만 청원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바로 이 역학조사를 요구해 왔다. 왜 FDA가 이미 가지고 있는 엄청난 사례에 대한 세부 연구를 (연구팀에 맡겨) 실시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FDA는 미국 내의 보건기관들에게 그러한 역학 조사, 장기 피해 연구를 실시하도록 구체적으로 권고하지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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