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김두관 의원 사과·사퇴 촉구” 일인 릴레이 시위 돌입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김두관 의원 사과·사퇴 촉구” 일인 릴레이 시위 돌입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1.09.01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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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신장애 운동 역사상 한 달간 일인 릴레이 시위는 최초
12개 연맹 단체들 대표와 직원들 참여…일인 한 시간씩 맞교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정신장애인 비하 발언에 반발해 12개 정신장애인 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가 이달 1일부터 한 달간 일인 시위에 돌입했다.

시위는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과 김 예비후보가 대선 사무실을 차린 부산 서면의 해당 건물 앞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된다.

서울 중앙당사 앞 일인 시위는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등 10개 단체가, 부산 대선 사무실 일인 시위는 경남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산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가 담당하고 있다.

앞서 김 예비후보는 지난 7월 17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5·18 정신을 헌법 정신으로, 희생자의 넋을 보편적인 헌법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다음날인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악어의 눈물이 따로 없다”며 “자신이 검찰 수장이었음도 기억 못 하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신질환’ 비유 발언이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12개 정신장애 단체들이 성명서를 내는 등 집단 반발했다.

단체들은 지난달 12일 성명을 내고 “국민을 대표하려는 자가 사회적 약자이나 소수자인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를 경험하는 당사자를 옹호하기는커녕 혐오와 차별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김 예비후보)도 여느 정치인과 마찬가지로 정신질환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평소의 무의식이 그대로 표현된 셈”이라며 “그러나 김 의원의 비인권적인 생각과 왜곡된 편견과 달리 정신질환은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왜곡된 발언은 중단돼야 한다”며 김 예비후보의 대선 경선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또 공동성명서를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하고 사죄를 촉구했지만 김 예비후보가 이를 무시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번 일인시위는 12개 정신장애 단체의 대표들과 각 단체 직원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참여하는 형식이다. 시위는 10월 1일까지 진행된다. 

부산의 강돈수 센터장은 "김 후보 사무실 앞에서 일인 시위 중 김 후보 지지자들이 이런 것을 왜 하냐며 따졌다"며 "(비하 발언에 대해) 인터넷에 검색해보라고 하니 하지 말라며 중앙(당)에 말하겠다고 하더니 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신석철 센터장은 "더불어민주당 장애인위원장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김 후보가 전화할 거라고 말했다"며 "사과 받을 때까지 열심히 투쟁하자"고 전했다.

정치권의 정신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정신장애 단체들이 연대해 한 달간 일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8년 12월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권에서는 와서 말하는 것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은 정도로 그런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그 사람들까지 우리가 포용하기는 좀 쉽지 (않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발언해 정신장애 단체들이 집단 반발하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또 2019년 9월에는 박인숙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국민의힘 전신)이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을 두로 “정신병 환자”라고 발언했다가 구설수에 오르면서 정신장애인들에 사과했다.

올해 2월에는 국민의힘 초선의원 31명이 북한 원전 지원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와 여당을 비판하면서 “집단적 조현병”이라고 빗대 발언해 정신장애 단체들이 집단 반발했다. 이후 이들은 공식 사과했다. 이어 7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들 초선의원들의 발언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일인 시위에 참여하는 기관·단체는 경남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광주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광명장애인자립생활센터, 동대문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마포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산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서울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사람희망금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열린금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각각 연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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