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 ‘조현병’ 등 정신질환 정보 실린다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 ‘조현병’ 등 정신질환 정보 실린다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2.05.1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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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아사히신문 보도…조기 발견과 개입 가능성 높여
호주와 영국, 미국에서는 교과서에 정신보건 프로그램 반영해
일본 한 출판사의 '현대 고등 건강 및 체육'에 실린 정신질환 관련 장. (c)일본야후 갈무리.
일본 한 출판사의 '현대 고등 건강 및 체육'에 실린 정신질환 관련 장. 사진=yahoo japan 갈무리

일본 고등학교 교육에서 조현병 등 정신질환 관련 정보가 교과서에 실린다.

19일 서울경제와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일본 교육부는 올해 4월부터 발행된 3종의 고교 보건체육 교과서에 정신질환에 대한 내용을 담는다고 밝혔다. 이는 1978년 고등학교 학습지도 가이드북에서 정신질환 항목이 사라진 지 44년 만이다.

일본 정부가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사회 문제로 부각되자 정신질환 교육과 예방을 통해 극단적 선택 등 정신질환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들을 줄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교과서에는 ‘5명 중 1명 이상이 한 번쯤 정신질환을 경험한다’, ‘약 50%는 14세까지, 약 75%는 24세까지 정신질환이 발병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조현병과 우울증, 불안장애, 섭식장애의 구체적 증상을 설명하고 조기 발견과 치료가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예방 및 대처 방법도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다만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이 지식 전달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이 같은 질환을 가진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인드포스트>는 지난해 1월 일본 청원사이트(change.org)에 모리노 타키코(森野民子) 여성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학교에서부터 정신질환 교육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글을 인용한 바 있다.

모리노 씨는 당시 청원에서 “우리 모두가 정신질환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을 없애려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학교에서 흡연, 암, 성 교육에 대해 가르치지만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배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일본은 수많은 자녀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그렇기에 더더욱 정신질환에 대한 의무 교육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는 조현병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며 “교육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정신장애인 당사자운동을 진행해온 전국정신보건복지연합회는 그간 의무교육에 정신질환을 넣어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고 이번 교과서에 정신질환 반영은 그 같은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 연합회 사무국장 오바타 씨는 “조현병의 발병 위험이 가장 큰 시기는 중학교 2학년 때이고 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없으면 사춘기의 문제로 오해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만다”며 “초등학교에서부터 정신질환에 대한 교육 커리큘럼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와 영국, 캐나다, 미국 등에서는 학교 교과 과정에서 정신보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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