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속 타액으로 고위험 우울증과 자살 위험성 예측한다
입 속 타액으로 고위험 우울증과 자살 위험성 예측한다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2.07.1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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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집단 코티솔 농도, 정신건강 양호 집단보다 작아
석정호 교수 “심리평가 넘어 생물학적 지표로 객관성 높여”
석정호 교수. (c)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석정호 교수. 사진=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우울증 및 자살과 관련된 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 요인의 종합평가를 위한 심리평가도구(키트)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회복탄력성 등 지표를 활용한 고위험 우울증 상관분석이 가능해져 질환의 조기 발견 및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팀이 우울증 환자의 어린 시절 학대와 따돌림, 가정폭력의 트라우마 등 심리·사회적 요인과 회복탄력성의 상호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에서 수집한 73명의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우울증상, 자살위험성, 정신건강의 취약 요인-보호 요인 평가자료를 활용해 정신건강이 양호한 집단, 우울증 위험집단, 질병과 건강한 상태의 경계에 있는 집단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이들 세 집단을 대상으로 사상하부-뇌하수체-부신에 이르는 신경내분비계(HPA) 축의 기능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타액(침) 코티솔(cortisol) 호르몬 분석을 진행했다. 아침 기상 직후부터 1시간까지 30분 간격으로 총 3회 타액을 모은 후 타액 속의 코티솔 호르몬 농도를 측정했다.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량이 증가한다. 코티솔은 혈압을 유지하고 전해질의 균형을 도우며 에너지의 저장을 촉진한다. 또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기전으로 심폐 활동을 증진해 더욱 민첩하고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돕는 기능을 한다.

연구 결과 우울증 위험집단의 아침 기상 후 코티솔 농도의 총합은 정신건강이 양호한 집단의 코티솔의 양보다 유의하게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울증이 심할수록 아침 신체기능이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 상태가 부족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 아침 기상 후 30분 동안 증가하는 타액 코티솔의 양은 회복탄력성이 높은 그룹이 보통이나 낮은 그룹에 비해 가장 많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현장에서 우울증은 설문지를 이용한 자가 보고식 우울 증상 평가와 진료를 통해 진단하는 것이 표준적인 진단 절차였다.

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울증의 진단과 마음 건강 상태 특성을 평가하는 영역에서 심리·사회적 평가 차원을 넘어 타액 코티솔 호르몬과 같은 생물학적 지표 평가가 가능해져 과학적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Physics’에 ‘종합적인 재택 평가 키트를 사용한 우울증 및 자살 위험에 대한 회복력 요인과 생물·심리·사회적 지표의 관계: 실제 현장 데이터 분석’ 제목으로 지난 5월 3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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