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극단선택 사망자의 87%가 정신질환 가져...정신치료·상담은 15% 불과
국내 극단선택 사망자의 87%가 정신질환 가져...정신치료·상담은 15% 불과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2.07.11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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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자살예방센터, 자살사망자 46명 대상 심리부검 진행
사진. [연합뉴스]
'자살 예방의 날'(CG)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87%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나 치료 상담을 유지했던 비율은 15%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가천대 길병원이 위탁운영 중인 인천광역시자살예방센터 배미남 부센터장과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강승걸 교수는 공동으로 인천 내 자살사망자 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연구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인천에서 심리부검이 진행된 46건의 유족 면담 결과를 분석해 이뤄졌다. 심리부검은 한국-심리부검체크리스트(K-PAC)을 이용해 고인과 가족의 정신건강 상태와 심리 사회적 요인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 결과 자살사망자의 87%(40명)는 사망 전 정신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사망 전까지 치료나 상담을 유지했던 경우는 15.2%(7명)에 그쳤다. 자살과 정신질환이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으며 정신질환 치료를 지속하는데 있어 부정적인 편견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또한 자살 사망 전 자살을 암시하는 경고 신호를 보인 사망자는 93.5%(43명)로 나타났다. 자살 암시 경고신호를 유족이 인식한 건은 전체 46명 중 17.4%(8명)에 불과했다. 고인이 보내는 다양한 사인을 유족이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자살 경고신호를 인식해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승걸 교수는 “근거에 기반한 자살예방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천광역시자살예방센터는 인천광역시와 함께 적극적으로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미남 부센터장은 “자살 행위와 관련된 요소들을 파악해 향후 효과적인 자살예방 정책 수립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또한 자살 고위험자뿐 아니라 가족들의 정신건강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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