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이상 자리 비울 시 사전 보고해”...옥천군정신건강센터의 직장 내 괴롭힘 ‘민낯’
“15분 이상 자리 비울 시 사전 보고해”...옥천군정신건강센터의 직장 내 괴롭힘 ‘민낯’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2.08.22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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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충부지역본부, 옥천센터 상대 노동부에 진정
센터, 사회복지사의 정신적 고통 외면하고 병가 연장 불허
민노총 “민간위탁 이후 직장내 괴롭힘 문제 불거져”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등 시민단체들이 22일 옥천군정신건강복지센터의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c)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제공.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등 시민단체들이 22일 옥천군정신건강복지센터의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c)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제공.

충북 옥천군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전문요원들이 부당하게 사직을 강요당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관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22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충북평등지부,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 등 시민노동 단체들은 청주시 서원구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옥천군과 노동부에 촉구했다.

옥천군정신건강복지센터는 충북 지역 2018~19년 연속으로 자살예방의날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을 비롯해 충북 지역 자살유족관리 사업의 거점으로 평가받는 등 지역사회 정신건강 운동을 긍정적으로 진행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센터는 2020년 12월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과의 민간위탁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대전시 중구의 한 정신건강의학과의원과 새로 협약을 맺고 위탁운영에 들어갔다.

해당 정신건강의학과의원과의 위탁 기간은 2025년까지다.

<마인드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센터 사회복지사 A(40대·남성)씨는 지난 수개월 동안 직장내 괴롭힘을 당해왔다. 센터 상관들은 전문요원이 15분 이상 자리를 비울 때는 사전에 보고하도록 했고 사무용 컴퓨터도 불시 점검했다. 또 외부 출장 시 GPS를 통해 감시하는 등 ‘근무기강 확립’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을 괴롭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민주노총 조합원이다.

센터 측은 직장 내 괴롭힘이 언론에 알려지자 공익제보자를 색출하기 시작했고 정확한 증거 없이 A씨를 제보자로 몰아 감봉 2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같은 상황에서 부당징계를 받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센터에 병가서를 제출했다. 이후 한 달간 병가를 사용했지만 정신건강은 좋아지지 않았고 병가 연장을 요청했지만 센터는 출근을 강요했다. A씨는 하루에 한 번씩 연차 승인을 받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관계자는 <마인드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병가를 제한하는 어떤 규정도 없고 선례도 없다”며 “부당한 징계에 이어 병가 제한까지, 이 모두가 직장 내 괴롭힘이고 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존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민간위탁으로 업체가 바뀌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명의 전문요원이 사직했고 수습을 마친 신입 사회복지사는 특별한 이유 없이 계약을 해지당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센터와 센터장, 본부장, 팀장들의 행위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제76조2에서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해자들이 팀원들에게 과도한 업무를 부여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경위서 작성을 요구한 점, 정당한 이유 없이 자택 대기발령을 시키고 피해자가 사무실에 없는 동안 책상과 서랍장을 동의 없이 뒤지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충북지역본부는 “업무수행에 아무런 문제 없던 수습근로자를 이유 없이 해고하고 업무성과를 불인정하는 등 타 근로자들과 차별해 업무수행에 트집을 잡았다”며 “15분 이상 이석 시 또 개인 사정으로 통화 시 사전 보고를 요구했고 과도하게 통제와 감시를 일삼았다”고 밝혔다.

충북지역본부 측은 “군민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센터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직장 내 괴롭힘’ 법 위반 문제와 ‘괴롭힘 감수성’과 연결된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옥천군이 아무런 조치를 않고 있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노동부도, 센터를 민간위탁하고 방치한 옥천군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지속되는 직장 내 괴롭힘의 엄중한 처벌과 부당징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이날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서를 제출했다. 옥천군정신건강복지센터는 <마인드포스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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