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너의 모습을 떠올리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너를 그리며
밤새 달려가 만나고픈
너의 얼굴을
아침이 될 때까지 참느라 애쓰며
이제사 문 앞에 도착했더니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만남을 이루지 못하고
뒤 돌아서는 나의 발걸음이
모든 것을 다 잃은 것 같은 허망함
발에 걸린 돌멩이 세게 걷어차고
나의 두 눈은 시선도 초점도 없이
어쩐지 모든 것이 연극 같아
다시 되돌아가서 만나볼까 망설임에
혹시 어쩌면 창틈 사이로 너의 목소리를
들을 지도 모를 일인데
지나가다 마주치는 모든 이가
나를 가엾게 보는 건 싫었지만
아무 표정 없이 이젠 틀렸어 혀를 내두르며
다음주까지는 안 된다는
수녀님의 목소리를 잘못 들은 것은 아닐까
그것이 내일은 된다고 생각하는 건
나의 희망사항일 뿐일까
코로나19가 너무 길게 끌어도
나는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너를 꼭 만나고 말거야
코로나19는 꼭 해결될 거야
굳은 결심 끝에 한끼 식사가
눈물밥이 되어 버렸네
*곽한나 님은...
정신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e마인드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