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인아메리카] 5주 동안 현금 지급했더니...돈이 심리치료보다 심리적 웰빙에 더 큰 효과 보여
[매드인아메리카] 5주 동안 현금 지급했더니...돈이 심리치료보다 심리적 웰빙에 더 큰 효과 보여
  • 박준영
  • 승인 2021.01.10 2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리치료보다 현금 지불이 더 긍정적 효과 내
케냐 농촌 주민 대상 실험 한계...경제적 궁핍은 자살률 놓여

케냐 농촌에서 575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 결과, 심리학적 웰빙을 개선하는 데는 치료가 아니라 돈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1년간 진행한 결과, 현금 주기가 경제적, 심리학적 웰빙에 더 큰 효과가 있으며 (...) 정신건강 개입은 그 자체로는 통제에 비교해 아무런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음 4가지 그룹을 비교했다.

(1) 현금을 받은 이들

(2) 주간 치료를 받은 이들

(3) 현금과 치료 둘 다 받은 이들

(4) 개입을 받지 않은 이들(통제 그룹)

현금 지불은 485달러였다(이는 케냐 농촌에서는 1076달러의 구매력이 있다). 연구자들은 현금 지불에 들어간 가구당 비용은 5주 치료에 들어간 가구당 비용보다 적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에 따르면, 1년 뒤, 치료는 통제 그룹에 비교해 아무런 차이가 없었으나 현금 지불은 심리적 웰빙이 좋아졌고 경제적 결과도 좋아졌다. 현금과 치료를 둘 다 받은 그룹은 돈만 받은 그룹과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는데, 이는 치료는 아무런 부가적 의미가 없었음을 시사한다.

“개입하고 1년 뒤, 현금을 받은 이들은 통제 가구들에 비해 심리적 웰빙의 수준이 높았을 뿐 아니라 소비와 자산, 수입이 더 많았다. 이에 비해 정신치료 프로그램은 심리학적이든 경제적이든 결과에 아무런 의미 있는 효과가 없었으며, 이는 기저에 정신건강이 안 좋은 이든 그렇지 않은 이든 마찬가지였다.”

이 연구는 프린스턴 대학의 조하네스 하우쇼퍼와 케냐의 스트래트모어 경영대학의 로버트 무디다, 부사라 행동경제학센터의 제러미 샤피로가 수행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전미경제연구소를 위한 조사보고서로서, 동료평가 저널에는 실리지 않았다.

이 연구의 한 가지 한계는 치료에 쓴 5주는 짧은 기간이며 긍정적 효과를 내기에 충분히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치료에 쓰는 치료법은 “문제관리 플러스”(Problem Management Plus, PM+)로,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저소득 환경에서의 “대표”(flagship) 정신치료법으로 권고한 것이다. 훈련된 지역사회 보건일꾼들이 이 치료법을 실시했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많이 권고되고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 치료법을 연구자들이 선택한 것은 아니다.

또한 이 심리치료의 효과가 있긴 했어도 1년에 걸친 평가 기간 동안에 사라져서 잘 확인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아마도 심리치료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비용이 덜 드는 직접 현금 지불 방식의 간섭이 1년이 지난 뒤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었던 것에 강하게 대비된다.

이 연구는 또한 케냐 농촌 지역 주민에 초점을 뒀다는 한계가 있다. 이들 모두는 가난하게 살고 있고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나 서구인에게서도 같은 효과가 있을지는 불명확하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사항은 과거에 있었던 연구들과 일치한다. <랜싯 정신의학>에 실린 한 연구는 실업률이 높아지면 자살률이 높아진다고 밝힌 바 있고, 또 다른 연구에서는 (실업률보다) 더 일반적인 경제적 궁핍도 같은 결과를 낳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또 다른 연구는 (과로와 임금 절도와 같은) 노동자 착취가 하나씩 더 늘어날 때마다 정신병 진단을 받을 위험이 3배씩 늘어남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또한 사람들에게 돈을 줘서 결과를 개선함에 관한 첫 번째 연구도 아니다. 2015년의 한 연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매달 약 73달러(약 8만 원)를 주면 개선된 결과가 나옴을 밝혔다.

아울러 가난에 처한 이들에게 정신요법이 효과가 있는지 여부에 관해서 말하자면, 최근의 한 연구는 가난하게 사는 이들은 같은 정신요법을 받아도 결과가 더 안 좋다는 것을 밝혔는데, 이는 사람들의 웰빙을 개선하는데 치료는 불충분하다는 이번 연구결과를 지지한다.

그 함의는 정신과 의사와 이야기하는 것은 기초 생필품이 없는 상태의 사람들에게는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삶을 개선하는 데에는 돈이 훨씬 더 강력한 도구다.

****

Johannes Haushofer, Robert Mudida, and Jeremy P. Shapiro (2020). The Comparative Impact of Cash Transfers and a Psychotherapy Program on Psychological and Economic Well-being. NBER Working Paper No. 28106. JEL No. C93,D90,O12. DOI: 10.3386/w28106 자료 읽기(클릭)

기사원문 읽기(클릭)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