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정치인가"...정신장애인 단체, 국민의힘 ‘조현병’ 발언 인권위에 진정
"그게 정치인가"...정신장애인 단체, 국민의힘 ‘조현병’ 발언 인권위에 진정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1.02.04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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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질환을 명백히 혐오하고 비하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어"

정신장애와인권 파도손 등 정신장애인 단체들이 국민의힘 ‘집단적 조현병’ 발언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기했다.

이정하 파도손 대표와 김영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정책연구원, 이항규 한국정신장애인협회장은 4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의 발언이 정신장애인의 인권과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진정서 제기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31명은 정부의 대북원전 건설 문건과 관련해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 아니라면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라고 발언했다.

김영희 정책연구원은 “아무리 피도 눈물도 없는 정치판이라지만 오로지 정치적 상대방을 비난하기 위한 도구로서 특정 정신질환을 거론한 그들의 인권 의식이 너무나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발언은 우발적으로 나온 발언도 아니고 31명이 미리 검토하고 합의한 서면 입장문에 그대로 명시돼 있다”며 “정치권에서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특정 질환이나 장애에 관한 용어를 쓰는 것은 해당 질환이나 장애에 대해 명백하게 혐오하거나 비하하려는 마음을 갖고 사용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게 정말 정치인가”라며 “그 말을 듣고 상처받고 분노할 조현병 당사자와 가족의 입장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사람이 31명의 국회의원 중 한 명도 없었나”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조현병 같은 정신질환을 가진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들은 우리 사회에서 ‘약자 중의 약자’”라며 “오늘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넣고 인권침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최고 수위가 ‘권고’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이마저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밝혔다.

피진정인은 국민의힘 강대식·강민국·김미애·김영식·김 웅·김희곤·박대수·박수영·백종헌·서범수·서일준·신원식·양금희·엄태영·윤두현·윤창현·이 영·이 용·이종성·전주혜·정경희·정동만·조명희·조수진·지성호·최형두·태영호·하영제·한무경·황보승희·허은아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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