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쳤다!…“정신장애인의 서사를 가시화한다는 것은 혐오와 차별에 저항하는 것”
우리는 미쳤다!…“정신장애인의 서사를 가시화한다는 것은 혐오와 차별에 저항하는 것”
  • 손성연
  • 승인 2021.11.22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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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쳤다!” 프로젝트는 정신장애인의 삶 재현 넘어 삶의 변화 중시
‘미친 존재감’은 공연예술을 통해 정신장애 담론 확산이 목적
"우리는 미쳤다!" 프로젝트 공연. (c)손성연 제공.
"우리는 미쳤다!" 프로젝트 공연. 사진=손성연 제공

이음센터 이음아트홀에서 이달 19일부터 21일까지 총 삼일 동안 공연을 했다. 공연은 매진이 되었고 연극계에서도 정신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미쳤다!” 프로젝트는 ‘미친 존재감’의 첫 번째 긴 프로젝트이다.

<결국 정신장애인 억압과 관련된 본질적 문제 해결을 위해선 사회구조적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비판적 전문가들은 개인에게 초점을 두는 생정신의학 패러다임에 반대하는 투쟁을 진행하였으며, 젠더‧인종‧장애 ‧계급‧문화‧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된 다른 운동과 연대를 형성했다> 정신장애인의 대안적 접근으로서 Mad Studies에 대한 탐색적 연구 논문 내용 중 발췌

“우리는 미쳤다!” 프로젝트는 1년간 정신장애인이 직접 연구 및 창작해왔다. 위의 논문 내용은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이유다. 정신장애인의 삶을 재현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장애인의 주도적인 참여로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정신장애인의 생생한 경험이 가장 중요한 지적 자원이다. 그 경험을 깊숙이 들여다보니 차별과 억압이 고스란히 있었다.

‘정신장애는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중심으로 ‘스터디’, ‘당사자의 경험 연구’, ‘캐릭터 창작’, ‘자료조사’, ‘서사 창작’ ‘장면 구성’ 다양한 과정을 거쳤다. 정신장애인은 자기 자신을 혐오하는 상태에 있으며, 이는 의료적 모델을 경험하고 사회활동을 통해 학습한 결과다.

정신장애인이 정신장애를 부정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부정하는 것이 된다. 정신장애인은 자신의 삶을 사랑해야 할지 혐오해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정신장애는 온갖 혐오와 차별의 쉽게 노출되어 있다.

MAD를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지에 대해서조차 논의된 적이 없다. 정신장애인의 서사를 가시화한다는 것은 혐오와 차별에 저항하는 것이다.

극을 통한 정신장애인 해방을 모색하는 극작가, 손성연. (c)손성연 제공.
극을 통한 정신장애인의 해방을 모색하는 극작가, 손성연. 사진=손성연 제공

정신장애인은 자신의 장애를 말할 때 변명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 예를 들어 ‘사회공포증 때문에 발표를 못할 때’ ‘우울증으로 인해 지각을 할 때’ ‘조현정동장애가 있어 환청과 대화할 때 사람들의 시선’ ‘ADHD가 있어서 잦은 실수로 인해 일을 두세 번씩 할 때’ 이러한 형태가 다른 장애 혹은 질환과 다른 지점이 발생한다.

정신장애는 비정신장애인이 이해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정신적 고난의 경험을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신장애인은 대부분 인간관계 문제를 많이 겪는다. 그리고 그 인간관계는 사회적 활동의 단절로 이어진다. 정신장애인을 향한 비정신장애인의 태도에 대해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친 존재감’은 공연예술을 통해서 정신장애 담론을 확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왜냐하면 이상하게도 정신장애 담론은 매번 별다른 힘을 얻지 못하고 흐지부지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창작자와 결합해, 정신장애인과 함께 프로젝트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앞으로도 할 계획이다. 담론으로 함께 대화해야 할 것들은 오랫동안 쌓여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정신장애인이란 호칭을 주로 사용했다.

왜냐하면 치료보다는 정신장애가 있을 경우 어떻게 같이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울증, 공황장애, 범불안장애을 경험하는 분들은 정신질환으로써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호칭에서부터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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