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4명 중 1명은 정신건강 문제 경험
지난 1년 동안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전체의 7.2%로 이는 미국 43.1%, 캐나다 46.5% 등에 비춰 낮은 수준을 보였다.
27일 보건복지부는 정신장애의 유병률 및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본 조사는 정신건강복지법 제10조에 근거해 2001년 이후 5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이 다섯 번째 조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만 79세 이하 성인 5천511명을 대상으로 국립정신건강센터 주관하에 서울대학교 함봉진 교수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약 3개월간 실시했다. 이전 조사와 달리 조사 대상의 연령 범위 및 표본추출 방법이 변경됐으며 전산화된 조사 도구를 통해 조사의 신뢰성을 높였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우리나라의 정신장애 1년 유병률은 남자 8.9%, 여자 8.0%, 전체 8.5%였다. 정신장애 1년 유병률은 지난 1년 동안 알코올·니코틴 사용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를 경험한 비율을 의미한다.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은 남자 32.7%, 여자 22.9%, 전체 27.8%로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정신장애 1년 유병률은 2021년 9.1%로 2016년 대비 3.5% 감소했다.
정신장애별로 조사한 결과 우울장애 1년 유병률은 남자 1.1%, 여자 2.4%, 전체 1.7%로 여자의 경우가 남자보다 2.2배 높았다. 만 18세~64세 이하를 대상으로 1년 유병률을 비교하면 2016년 1.8%에서 2021년 1.6%로 0.2%포인트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우울 증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많지만 우울장애가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추정이 나온다.
불안장애 1년 유병률은 남자 1.6%, 여자 4.7%, 전체 3.1%로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2.9배 높았다.
불안장애 1년 유병률은 2016년에 비해 2021년 감소했으며 이는 특정공포증 감소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공포증은 동물, 곤충, 고도, 자연환경, 혈액, 주사 등 특정한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두려워하는 정신장애를 의미한다.
특정공포증의 감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공포의 대상이나 자연환경 등 특정 상황에 대한 노출 자체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알코올 사용장애 1년 유병률은 남자 3.4%, 여자 1.8%, 전체 2.6%로 남자가 1.9배 높았다. 니코틴 사용장애 1년 유병률은 남자 4.9%, 여자 0.5%, 전체 2.7%로 남자가 여자보다 9.8배 높았다.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성인의 10.7%는 평생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며 2.5%는 자살을 계획하고 1.7%는 자살을 시도했다.
지난 1년간 성인의 1.3%가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고 0.5%는 자살을 계획하며 0.1%는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살생각자의 56.8%, 자살계획자의 83.3%, 자살시도자의 71.3%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인구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장애가 있는 것으로 진단된 사람 중에서 평생동안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을 12.1%였으며, 지난 1년 동안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비율은 7.2%에 불과했다.
정신별로 서비스 이용률을 살펴보면 알코올사용장애 2.6%, 니코틴사용장애 1.1%, 우울장애 28.2%, 불안장애 9.1%였다.
만 18~64세 이하 대상자에서 정신장애를 진단받은 사람 중 연도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2016년(16.5%)까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2021년(11.5%)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정신건강 관련 시설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거나 폐쇄돼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이 떨어진 결과로 추정된다.
한국의 지난 1년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7.2%였다. 이는 미국 43.1%, 캐나다 46.5%, 호주 34.9%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국민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겠다”며 “정신장애의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