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주희 기자의 위로] 너와 헤어지고 나를 만났다..."정신장애인이어도 괜찮아요"
[배주희 기자의 위로] 너와 헤어지고 나를 만났다..."정신장애인이어도 괜찮아요"
  • 배주희 기자
  • 승인 2022.04.22 19:39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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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 구독자 여러분 모두 안녕하신지요. 배주희 기자입니다. 드디어 완연한 봄이 찾아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겨울의 끝자락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간 오랜동안 기사를 쓰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고, 너무나 마음고생을 하여서 인지 지난 기사에서 제가 다뤘던 '윈터링'을 아직도 열심히 하는 중인 것 같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삶은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보호자분들 역시 힘드시겠지만, 당사자의 고통과는 절대 '비교불가'이지요.

그렇지만 다행히 터널로 들어오는 빛이 조금씩 보이는 듯하여, 여러분과 소통을 하고 싶고 그간 제가 겨울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었는지, 무엇을 깨달았는지에 대해 공유하고파서 오랜만에 이렇게 '직격' 아닌 '위로' 코너로 찾아뵙니다.

오늘은 '이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합니다. 자, 이렇게 질문을 드려보면 어떻게 대답하실까요? 

"당신은 자신이 마음에 드십니까?"

"당신은 혼자 오랫동안 있을 때 당신 자신과 잘 지낼 수 있으신가요?"

혹은 "당신은 당신을 소중히 여겨주고 사랑하시나요?"

그렇다면 "자신이 어떠할 때 당신이 사랑스럽게 느껴지시나요?"

라는 질문들을 들으셨을 때 1분 안에 답을 하실 수 있으실까요?

만약 모든 질문의 답이 'No(아니오)!' 라면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고 다시 한 번 테스트를 해 보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기애(sef-love)은 자기혐오(self-hate)을 치료합니다. 스스로를 미워하지(hate) 맙시다(c)selfloving.or.au

나의 드라마의 인생각본 핵심각본이란?

살면서 혹시 아래와 같은 이런 생각이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내 인생은 왜 이렇게 안 풀릴까?"

"금수저도 은수저도 아닌 내가 잘 살 수 있을까. 왜 이렇게 수저, 수저 하는 지... 난 사람인데..."

"이번 생은 망했어"

"정신장애인인데 무슨 수로 행복할 수 있겠어?"

"이게 다 그 사람 때문이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누구누구 때문에 내가 이렇게 불행하게 살고 있다"라고 생각하며 그 대상을 원망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들이 그들 '자신'을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인생각본'이라고 합니다. 드라마처럼 사람마다 자기가 살아가는 각본이 있고 그 각본대로 살고자 은근히 나를 그쪽으로 끌고 가곤 하는 것이죠.

한국인이면 모두 들어봤을 역사적 이름 '대장금' 드라마의 실제 대본(c)sciptcollection

그렇다면 나의 인생의 시나리오, 각본은 어디서부터 짜여진 것일까요? 

어렸을 때 우리에게 부모는 굉장히 절대적인 존재 입니다. 그래서 아이는 부모의 관심이나 애정을 얻지 못하게 되는 게 너무 두렵기 때문에 부모가 부당한 요구를 해도, 왕처럼 군림을 해도 거기에 순응을 해야하지요.

그러면서 원래 내가 얻고 싶었고 경험하고 싶었고 느끼고 싶었던 것들을 자연스럽게 포기하는 '핵심각본'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핵심각본을 토대로 계속 나를 몰아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나를 안 좋아 할 거야"

"사람들은 내가 감정을 표현하면 부담스러워 할 거야"

"내가 어딜 봐서 사랑스러워? 내가 뭐라고..."

"나는 저들처럼 잘할 수 없어"

이렇게 마음 속으로 '각본 신념'을 만들고 그걸 입증하기 위해서 상상을 하고 예전에 그랬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나를 그쪽으로 몰아갑니다.

그래서 상대방으로부터 계속 그런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나 자신이 실제로 사랑스럽지 않고 사랑 받을 수 없도록',

'내 감정을 표현하면 부담스러운 사람이 되도록',

또는 '내가 실제로 그 일을 잘 할 수 없도록',

자신이 주인공인 그 드라마의 각본을 써내려 간다는 것입니다.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닌, '내'가 그렇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 각본의 처음 출발이 어디였나요? 앞서 언급했듯, 어렸을 때 부모와의 부정적인 상호작용, 혹은 부모의 잘못된 메시지로 인해서 갖게 되는 핵심각본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꼭 친부모님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모든 부모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 가령 선생님이라든지 형제, 자매라든지 조부모 등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자, 이제 그들 중 한 명을 떠올려 보실까요? 나의 유년기, 청소년기를 거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혹은 성인이 되어서도 나의 인생에 가장 영향을 끼친 사람들을 머릿속에 등장시켜 보면 쉬우실 겁니다.

그들의 명령메세지,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이제 그들이 주로 내리던 명령메시지들을 마음 속에서 찾아서 끄집어내어 보겠습니다. 이 명령 메세지들은 심리학에서 다음과 같이 총 다섯 가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완전해라", "강해져라", "열심히 해라", "타인을 기쁘게 해라", "서둘러라"입니다. 

이런 말들은 모두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라는 '포장지'에 싸여서 우리에게 던져지는 메시지들이지만, 사실은 이것들이 자칫 나를 벼랑으로 몰아가는 각본이 되기가 쉽다는 것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메시지들은 보통 '그' 혹은 '그녀'가 직접적으로, '말'로 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말로 설명해주는 메시지는 별로 그렇게 생각보다 강력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비언어적으로 주는 메시지들, 그의 삶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들이 내 삶에 아주 깊게 들어와 박히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메시지들을 같이 한 번 자세히 살펴볼까요?

1. 완벽주의자의 끝판왕, "완전하게 하라"

실제로 여러분께 '완전하게 해야 해'라고 말한 것이 없지만 과거의 내가 한 행동이 '완전했을 때'만, 그 사람에게 수용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세밀하게 체크하고 흠이 있어서는 안 됐던 거였지요. 혼났던 거죠.

그리고 그 명령메시지를 주는 그 또한 이러한 완벽주의자였구요. 그러니 무의식적으로 보고 배우게 되는 겁니다.

이런 분들은 주로 신체적으로 긴장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책임감이 강하고 심할 경우 일중독자들이 많습니다. 자세도 항상 바르고 예의 바르고 정갈하는 경우가 많고요. 

2. 눈물은 너를 얕잡아 보게 할 거야, 그러니 "강해져라"

이것 또한 우리 머릿속의 그 사람이 '강해져라' 라고 직접 말한 것은 아니어도 내가 좀 울거나 내 감정표현을 하거나 내 욕구를 표현했을 때에는 어린애처럼 철없이 굴지 말라고 꾸중을 들었을 것입니다.

이는 특히 한국 남자분들이 많이 받게 되는 메시지인데요, 그래서인지 통계에 따르면 극단적인 선택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대와 성비가 40~50대 남성들이라고 합니다. 

강해져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이 분들은 몸이 뻣뻣하고 자신의 감정을 기쁘다, 슬프다 이렇게 표현하지 않고 마치 사건을 묘사하듯이 이야기 합니다. 현실 중심으로 살려고 하기 때문이죠.

내가 아닌, 소위  3인칭을 쓰면서 "나는 ~해서 기분이 좋다"가 아니라 "그걸하면 기분이 좋을 것이다"는 식으로 주어를 '나'로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드러낼 방법도 없구요. 드러내 보았으나 부정적인 피드백만 받았을 가능성이 크지요. 왜냐면 '강해져야 했기 때문' 입니다,

마치 K-POP 같이 Korea(한국)의 K자를 붙여서 K- 장녀, K-장남, 이러한 말들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지요.

3. 대충대충 건성으로 할 거면 하지마, "열심히 해라"

이것 또한 직접 "열심히 해야 해" 라는 문장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어도, 오직 내가 '열심히 무엇인가를 노력할 때'만 부모나 그들에게 좋은 존재로 받아들여졌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이것을 도저히 중간에서 끝낼 수가 없고, 완성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직업을 계속 바꾼다든지, 뭔가 성취할만 하면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한다든지, 계속 '노력만'하는 삶의 태도로 살아가게 됩니다.  

이런 분들은 대게 위장장애를 가지거나 어깨가 딱딱하게 굳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일을 정말 많이 하지요.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려는 경향이 있구요. 왜냐면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뭐 하나를 제대로 끝내는 게 없이 많은 일을 계속 하기 때문입니다.

4. 너는 왜 이렇게 눈치가 없니? "타인을 기쁘게 해라"

 내가 타인을 기쁘게 할 때만 칭찬을 받거나 또는 그들이 그렇게 사는 것을 목격한 적이 많다면 이 메세지를 직간접적으로 고수하게 됩니다.

이런 분들은 너무나 타인중심적이라서 남의 눈치도 보고 항상 일명,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며 '하이톤'의 느낌을 주곤 합니다.

지루해도 화가 나도 언제나 웃는 얼굴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사람들 (c) pplpleaser.net

잘 웃고 친절하고 재미있고 남의 비위도 잘 맞춰주고 늘 고개 끄덕끄덕을 하면서 '리액션' 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거절을 잘 못하고 끌려다니는 이런 분들은 소화 기능이 좋지 않은 편이라고 해요. 그도 그럴 것이 다 참고 남에게 맞춰주기만 하니까 그런 현상이 일어나곤 하는 것이죠.

5. 빨리 빨리 안해? "서둘러라"

부모 자신이 항상 서두르거나 아이한테 늘 '빨리 빨리' 하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죠.

이렇게 큰 아이들은 시간 약속을 부담스러워하거나 몸이 안절부절 못하며 가만히 있지를 못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대화를 마치면서 "우리 언제 밥 한끼 하자"라는 말을 자주 하지만, 이들은 막상 실제로 약속을 잡으려 하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대인관계를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시에 여러가지를 해야 할 것 같고, 남들에게도 "시간 없어. 빨리해!, 어서 서둘러야지 안 늦지!"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말도 빠르고 행동도 당연히 빠르겠죠. 인내심도 없구요. 그리고 늘 초조해 보이고 흥분돼 보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 위의 다섯가지 메시지들 중, 몇 개나 본인에게 해당되시는 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서 이 메시지들을 준 부모나 그들에게 '보복'을 하거나, "나는 글렀어" 라는 마음으로 살아야 할까요?

이미 일어난 일들인데 "어쩌라고! 어쩌란 말이냐고요!" 라는 여러분의 목소리가 제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웃음).

이제 차근히 정말로 '어째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첫 번째로 해야 할 것은 내가 받은 메세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각본을 가지고 내 인생을 몰아치고 있는가, 위의 5가지 명령 메시지 중, 나는 어떨때 무시당하고 거절됐었는가,

반대로 또 어떻게 했을 때 칭찬받고 수용되었는가를 떠올리면서 '내가 받은 메시지들이 무엇인지' 꼭 체크를 해 봐야 합니다.

그걸 알아내셨다면 두 번째 단계, 이제는 '결정' 을 하시면 됩니다. 이제부터 부모나 그들의 명령이 아닌, 또 이런 나를 힘들게하는 각본이 아닌 오로지,

"내 선택에 의해서 살겠어!" 라고 '지금' 결정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이제 결정을 하셨다면 나에게 '허가'를 해 주세요. 허락해주시면 됩니다. 

어릴 적 받았던 학부모님 싸인을 이제는 스스로의 인생에 쾅 찍어주자 (c) schoolstampimages

이것이 가장 중요한 대목인데요, 부정적인 명령 메시지들을 무시하고 나 자신이 '허가 메시지'를 주는 것입니다.

"네가 너의 인생의 행복한 주인공 되어도 괜찮아." 

"네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여러분, 왜냐하면 정말로 그렇게 해도 괜찮더라구요. 자신을 한 번 믿어 보는 것이죠. 그리고 나서 앞서 언급한 명령 메시지 다섯 가지에 대한 허가를 하나씩 하나씩 주는 겁니다.

저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놀랍게도, 저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늘 극단적 선택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몹시 아파하며 시달리는 제 자신을, 더이상 아프게 하거나 해치고 싶지 않아졌구요. 

저 이외에 다른 사람이 저에게 타당하지 않고 강압적인 명령 메시지를 줄 때,

"네가 뭔데 나한테 함부로 해?"

"네가 내 인생, 내 아픔에 대해 뭘 알아?"

"말도 안 되는 소리하고 있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며 완전히 무시하고 신경을 끌 수 있는 능력 또한 조금씩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조금은 부끄럽지만, 제 자신을 아끼고 사랑한다고 당당히 고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신장애인이 행복해선 안 된다고 누가 말하던가요? 당사자 분들은 비장애인이 아니니, 소위 '흠이 있으니까'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 없다는 생각은 여러분들 스스로의 편견이 아닐까요. 

신기하게도, 무엇이든 내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줍니다. 

그러니 당사자 분들은, 정신장애인들을 낙인찍고 선입견을 가지는 많은 무리들을 탓하기 전에, 혹시 나부터 '내가 내 자신을 색안경 끼고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꼭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신장애인이어도, 비장애인이지만 평생 이 명령들의 지배를 받고 사셨어도, 괜찮습니다.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빛과 희망이 있으니까요.

앞으로는 여러분들 자신과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는 날들이 반드시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 그러기 위해 제가 이제부터 '자가치료'가 될 수 있는 마법의 주문들을 가르쳐 드리고자 합니다. 

제게는 이 주문들이 정말로 많이 도움이 되었고 이것이 '아는 것이 힘' 또는 '심리학의 힘'이라고 느꼈기에 여러분과 공유하려 합니다.

외서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토대로 제가 앞서 언급한 각각의 다섯 가지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반박하여 싸워드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아래의 각 메시지당 일곱 문장의 허가 명령들을 하루에 한 번씩 입 밖으로 소리내어 읽어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소리를 내서 따라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아주 많이 크므로 꼭 자신의 귀에 들리도록 읽어주세요.

이것을 허가 명령(메시지)이라고 칭하며 이러한 허가는 여러분들 자신이 자신에게 스스로 내려주시는 것입니다. 

 

먼저 첫번째, "완전하게 해라" 의 허가 메세지,

"나는 내가 살아 숨쉬고 있는 그 자체로도 충분해."

"실수해도 괜찮아."

"더러워도 괜찮아."

"인간적이어도 괜찮아."

"살쪄도 괜찮아."

"틀려도 괜찮아."

"못 하겠다고 거절해도 괜찮아."

 

두번째, "강해져라" 의 허가 메세지,

"마음을 열고 내가 원하는 것과 감정을 표현해도 괜찮아."

"모르면 물어봐도 괜찮아."

"강해지지 않아도 괜찮아"

"더이상 성숙해지지 않아도 괜찮아"

"남들 앞에서 울어도 괜찮아."

"갈등을 싫어하는 너의 '평화주의자'인 면이 엄청 존경스러워."

"힘들 때 도와달라고 하는 건 창피한 일이 아니야."

 

세번째 "열심히 해라"의 허가 메세지,

"너는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지금도 충분히 멋져/ 아름다워."

"넘어지면 잠시 그 자리에 주저 앉아서 쉬어도 돼."

"경쟁에서 남들을 이기지 않아도 괜찮아."

"인생을 즐겨도 괜찮아."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끝마치지 못해도 괜찮아."

"잘 못 하면 그냥 남에게 해달라고 해도 괜찮아."

"힘들 땐 요령 좀 피워도 괜찮아."

 

네번째, "타인을 기쁘게 해라"의 허가 메세지,

"너 자신을 위해 살고 그 삶을 존중해도 괜찮아."  

"너 자신을 기쁘게 해줘도 괜찮아."

"너의 판단을 믿고 의지해도 괜찮아."

"다른 사람의 감정에 반응하지 않아도 괜찮아."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지 않아도 괜찮아."

"다른 사람들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듣고 좀 언짢아 해도 괜찮아."

"남이 나를 좀 못 미더워해도 괜찮아."

 

마지막, "서둘러라"에 대한 허가 메세지,

"너만의 시간을 가져도 괜찮아."

"나, 혹은 다른 사람이 시간 약속에 늦어도 괜찮아."

"조금 기다려줘도 괜찮아"

"천천히 차근차근 일해나가도 괜찮아."

"정 귀찮으면 미뤄도 되고, 내일 해도 괜찮아."

"남들보다 느리게 걸어도 괜찮아."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해."

자, 이렇게 해서 나를 몰아치던 그 다섯 가지 명령메시지들로부터, 부모로부터, 그들로부터 이제 진정한 의미의 '독립'을 하시는 겁니다.

이 글의 처음에 제가 오늘을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을 혹시 기억하시나요? 

실은 여러분의 '이별의 상대'<나를 못마땅해 했던 '과거의 나 자신'> 이었던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부모님도, 선생님도, 형제나 자매, 조부모도 아닌, 명령 메시지에 이끌려 살아왔던 여러분 '자신과의 이별'을 하셨으면 합니다.

그런 후에 나를 사랑스러워해주는 '허가'를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이 허가 명령은 다른 이가 아닌 스스로가 내려주셔도 정말로 괜찮습니다.

제가 경험자로서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여러분께 꼭 권하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내 눈에 만큼은 예뻐 보이는, 사랑스러워 보이는 '나' 를 만나셔도 괜찮습니다. 만날 수 있다고 마침내 허락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마치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겨주는 귀여운 강아지처럼요. 

(c)puppyluvuu

그 대상이 누구라도,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아름다운 꽃을, 예쁜 물고기를, 애완동물이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 같은 존재를 한 번 떠올려 보실까요?

그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상대를 대하듯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정성들여 돌봐주시기 바랍니다.

Vip (아주 특별한) 손님을 모시듯 깍듯이, 친절하게 잘 대우해주시기 바랍니다. 먹고 싶은 것도 사 주고 원하는 것도 들어주고 그의 고민에 귀 기울여 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24시간 늘 같이 사시게 될 수 있고, '혼자 있어도 행복할 수 있는 나' 를 만나실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요. 심심하고 지루할 틈이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소위 '꼴도 보기 싫은' 존재를 24시간 데리고 다닌다면 그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요. 그 존재와 같이 있어야 하는 모든 순간들이 괴로울 것입니다. 화내고, 아프게 하고, 학대하고, 해치고 싶을 것입니다. 심한 경우, 죽이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다행히 저는 '스스로를 미워하고 상처줬던 저'와 헤어지고 '제게 너그러워진 저'만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게도 행복한 순간들이 종종 찾아오곤 합니다.

말 그대로 요즘 유행하는 단어인 '소확행(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죠.

(c)
(c)wiselive.net

또 아무리 제 현실이 막막하거나 어두워도 터널 끝의 빛이 되어주는 저 자신과 잘 지내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놓지 않고 이번 고비에도 결국 아픔을 이겨내, 여러분과 이렇게 글로써 마주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업은 사람에 따라 5분이 걸릴 수도 있고 길게는 수 개월, 수 년 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쉽지 않았으며 하루 아침에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제가 위의 언급한 허가 명령들을 지름길, 또는 가이드 삼아 이번 기회에 새로운 나를 만나보심이 어떨까요.

전 이 과정을 겪으면서 제게 그간 명령메시지들을 주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화가 났었고, 날 일명 '호구'로 대했다며 대인기피도 심해지곤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들과 그들의 메세지를 다 용서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는 홀로 저하고 있는 시간들이 참 좋아졌고, 가령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제 자신과 잘 지내고 싶습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괜찮아보이는 친구'같아서 기왕이면 친하게 지내고 싶거든요(웃음). 

그래도 어쩌면 이 허가 명령을 들으신 분들께, 과거를 용서하고 이별하는 용기'기적'과도 같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용기'는 기적처럼 쉽게 가지기가 매우 힘든 것이지요. 특히 우리 당사자들은요. 

하지만 어디선가 기적이 정말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아직 '기적' 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 않을까요.

(c)글맛그림 캘리그라피

그리고 희망을 갖고 싶어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간절함', '절박함', '그간 아픔으로 단단히 다져진 삶의 힘'이, 반드시 그 기적을 몰고 올 것 입니다.

자, 이제 와 뒷걸음치면서 포기할 수 없는 '나의 아까운 인생'을 모두 포기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겁니다. 저도 동참하겠습니다. 여러분과 저, 우리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구요.

끝으로, 오늘도 여러분의 '용감한 허가'과 '건강한 이별'을 위해, 저와 <마인드포스트>가 늘 열렬히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실 한 분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며...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고문헌 및 자료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John Brashaw. 학지사(2004)

Child Health Psychology. Erica Cook.Routledge(2020)

Loving Someone with Mental Illness. Juie A. Fast (2004)

Understanding & Helping Your Partner. John D. Preston (2018)

좋은 이별. 김형경. 푸른숲(2009)

12가지 인생의 법칙. Jordon Peterson. 메이븐(2018)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생각의 길(2013)

너와 헤어지고 나를 만났다(제목인용) 헤이후. 홍익출판미디어그룹(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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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우 2022-04-24 20:45:30
조울증커뮤니티에 공유했습니다 감사해요

한성수 2022-04-24 20:39:32
전 기자님팬이라 직격도 위로도 좋아요

박희영 2022-04-24 15:14:20
이글로 위로많이되었어요ㅠ

김준영 2022-04-24 14:57:34
배기자님, 늘 양질의 기사 감동입니다!!

고영창 2022-04-24 14:27:27
배주희 기자님의 전문적이고 공감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이번 글에서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까지 제시해 주셔서 제 아픔을 이겨내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배기자님의 기사를 계속 읽어 왔는데 모두 모아 한권의 책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온라인도 좋지만 오프라인 책이 주는 감동은 온라인과 다르겠지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