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위기쉼터’ 본격 운영된다…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올해 말까지 시범 운영
정부 지원 ‘위기쉼터’ 본격 운영된다…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올해 말까지 시범 운영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2.05.02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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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손에 이은 두 번째 사례…인권위 “위기쉼터 지역사회 필요” 의견 표명
미국 뉴욕 위기쉼터의 긍정적 결과들, 위기쉼터 근거로 충분히 작동
송파센터, 오는 12~13일 양일간 개소식 행사 진행 예정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송파센터)가 위기쉼터를 운영한다. 센터는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5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위기쉼터의 진행을 담당한다. 위기쉼터의 운영은 정신장애와인권 파도손이 선도적으로 진행해오고 있으며 이번이 두 번째 사례다. 송파센터는 당사자쉼터(회복마을) 오픈 행사를 오는 12~13일 양일에 걸쳐 센터 4층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간 정신과적 위기 상황에서 정신장애인들이 결정할 선택지는 정신병원 외에는 없었다는 게 정신장애계의 지적이다. 정신 응급 상황에서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수용과 갇힘보다는 믿을 수 있는 동료지원가가 곁에 있을 때 심리적 회복 탄력성이 더 좋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는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지역사회 정신장애인을 위한 위기쉼터를 설치하고 쉼터 내 각종 지원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인권위는 정신장애인의 정신과적 응급 상황에서 당사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 대신 정신의료기관으로 일방적이고 강제적으로 입원해야 하는 건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지역사회 치료 원칙을 내세운 정신건강복지법을 모두 위반하고 있다고 봤다.

특히 강제입원 과정에서 신체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받고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교류할 기회가 박탈되는 등 행복추구권 또한 침해받는다는 이유를 들어 위기쉼터의 마련을 요청했다.

현재 미국 뉴욕과 유럽 등에서는 위기쉼터가 공적 지원을 받으며 작동하고 있다. 송승연 가톨릭대 사회복지학 박사는 미국의 위기쉼터 사례를 들어 뉴욕은 2013년부터 주 내에 청 4개소의 위기쉼터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송 박사는 이들 위기쉼터의 특징으로 ▲위기 상황에 놓여 정신병원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24시간 동료지원 ▲자기옹호 교육, 자조 훈련 제공 ▲최대 14일 미만의 단기적 기간 머물기 등을 들었다.

특히 송 박사는 “위기쉼터 대부분의 직원은 동료지원가로 구성됐다”며 “20~30명의 동료지원가가 근무하고 3~5명의 비당사자가 슈퍼바이저로 일한다”고 전했다.

이 과정을 통해 매달 20여 명의 정신응급 당사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고 회복될 수 있는 ‘치료의 연속성’을 감안했을 때도 대안적 회복 패러다임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번 송파센터 오픈식은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첫날인 12일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소수의 인원만 참석해 개소식을 갖는다. 이어 13일에는 정치권, 정부, 관련 기관 인사들이 참석해 공식적인 오픈식을 개최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석철 송파센터장은 “정신장애 당사자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당사자는 위기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인지해 약물을 높이거나 입·퇴원을 반복하는 상황이 현실”이라며 “더이상 위기를 개인이 문제와 의료적 관점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에 직면했을 때 대안적인 서비스나 연계된 사회적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있다면, 다양한 방안들을 당사자들에게 정보 제공이 이뤄진다면 당사자의 위기가 입원으로 향하는 현상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료지원가로 이뤄진 독립적인 쉼 공간에서 일정 기간 스스로 회복될 수 있는 힘을 심어주고자 한다”며 “의료적 관점과 병원의 역할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쉼터가 당사자들에게 지역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단초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오는 12일 행사는 오후 2시부터 진행되며 13일 본행사는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열린다.

문의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02-40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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