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기 활동, 조현병 등 정신질환 완화에 효과 밝혀져
정원 가꾸기 활동, 조현병 등 정신질환 완화에 효과 밝혀져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2.07.2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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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최기홍 교수팀·국립수목원 공동 연구, “정신건강에 긍정 영향”
우울·불안 경험자 111명 대상, “참여자들 가드닝 참여 후 우울·불안 감소"
”자연 기반의 정신건강 프로그램, 과학적 근거 마련돼“
2019년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핀 털부처꽃[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9년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핀 털부처꽃[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원 가꾸기 활동인 가드닝(Gardening)이 정신질환 치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고려대 심리학부 최기홍 교수 연구팀은 산림청 국립수목원 지원을 받아 고려대 의과대학 등 10개 기관과 공동으로 진행한 '정원치유 프로그램' 효과검증 연구 결과, 치유적 가드닝 프로그램이 웰빙과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진행됐음에도 높은 완수율(87%)를 보였다. 웰빙과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치유적 가드닝 프로그램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심리사회적 개입의 일종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는 국내 최초로 치유적 가드닝의 효과를 검증한 1차 연구로 진행됐다. 치유적 가드닝 프로그램은 전국 10개 기관, 111명의 경도의 우울 혹은 불안 증상을 경험하는 참여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총 30회기로 구성됐다.

참여자들이 치유적 가드닝 프로그램 참여 후 우울과 불안 증상이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활력, 삶의 질, 마음챙김 수준은 유의하게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국민의 30~40%가 경도 이상의 우울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연구결과들을 감안했을 때 치료적 가드닝이 대안 치료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자연 기반 치료의 일종인 치유정원 프로그램(치유적 가드닝)은 기존 연구에서 긍정적 정서, 웰빙, 활력, 삶의 만족도 등 긍정적인 정신건강을 촉진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조현병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증상 감소에도 일부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최기홍 교수 연구팀과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2021년에 이어, 올해 제2차로 5월부터 12개 기관(수목원, 식물원, 의과대학, 정원 관련 대학, NGO 및 한국심리학회 등)과 '사회적 약자 가드닝 프로그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참여자를 대상으로, 대조군을 포함해 치유적 가드닝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더 엄격하게 검증하고자 하는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기홍 교수. 고려대 누리집 갈무리.
최기홍 교수. 사진=고려대 제공

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원치유 프로그램의 정신건강 개선 효과를 검증했고, 자연 기반의 정신건강 증진 프로그램으로서의 적용 가능성과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연구 성과를 설명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단절과 전염병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원치유 프로그램은 자연 친화적이기도 하고, 국민에게 제공이 가능한 심리사회적 개입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 진혜영 과장은 "국립수목원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정신적 고통(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을 경감할 수 있도록 더욱 효과적인 정원치유 프로그램을 개발 및 검증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올해는 질병과 대상자 특성을 반영한 표준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원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이 주변에서 쉽게 자연과 접촉하고, 정신건강 회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 연구 및 공중 보건 분야 저명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IF=4.614)' 6월 30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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