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곽한나의 시] 너의 모습
[당사자 곽한나의 시] 너의 모습
  • 곽한나
  • 승인 2020.09.29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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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c) Consider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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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였다

분명히

딱 한 번에 알아 맞혔다

 

창틈 사이로 희미한 너의 모습

그 표정이 나를 얼빠지게 했다

 

나는 당연히

한참, 천천히, 차곡차곡, 정성껏,

너의 지난 모습을

거울 보듯, 사진 보듯 외웠다

 

분명 네가 맞았다

그래서 기뻤고 좋았다

이렇게 쉬운걸 그렇게

힘들게 찾아 다녔다

 

며칠이 걸렸는지 모른다

하루가 25시가 넘어도

난 기다렸을 것이다

 

다행히

너는 나를 보았고

나도 너를 보았다

 

우린 서로 보았다

 

* 곽한나 님은...

정신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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