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통신] 코로나 스트레스는 조현병 당사자에게 ‘방아쇠’ 될 수 있어
[브라질 통신] 코로나 스트레스는 조현병 당사자에게 ‘방아쇠’ 될 수 있어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12.3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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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통신 아젠시아브라질,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정신건강 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회적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조현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브라질 국영통신 아젠시아브라질은 최근 상파울루 대학교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크리스치아누 노투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어느 누구도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조현병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상화로 인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에 위기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했다.

노투 교수에 따르면 조현병 발현의 원인은 다양하고 환경적 요인에 의해 나타나기도 하지만 핵심 요인은 유전성이다. 노투 교수는 “(브라질 속어에) ‘그 정치는 정신병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정치적 수사는 그만큼 아픈 환자들이 낙인을 받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투 교수는 “조현병의 치료는 복잡하고 다학제적”이라며 “의사와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심리치료사 등 전문가들을 필요로 하고 항정신병 약물을 포함해 심리사회적 치유는 환자가 병을 이겨낼 수 있는 핵심 기제”라고 전했다.

이어 “어떤 형태의 정신적 불편함처럼 조현병은 환자에게 많은 고통을 안긴다”며 “어떤 경우 환자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노투 교수의 말을 인용해 조현병 당사자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등 정상적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을 볼 때 조현병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전했다.

노투 교수는 “당사자가 치료를 잘 받고 있다면 아이를 갖고 직업을 구하는 등 정상적 삶을 살아가기 위한 모든 조건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환자가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조현병과 관련된 또 하나의 미신으로 ‘폭력성’을 들었다. 정신장애인이 비정신장애인보다 더 많은 사건·사고를 일으킨다는 일종의 사회적 미신이다.

이에 대해 노투 교수는 “정신과적 위기에 놓인 조현병 당사자들은 폭력에 연루되거나 공격적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사람들은 폭력의 가해자가 되기 보다 피해자가 될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청소년기나 20대 초반에 많이 발생한다. 남성은 보통 18세 무렵, 여성은 25세 무렵에 보통 발병한다.

노투 교수는 가족이 긴 시간을 요하는 당사자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당사자가 정신과적 위기 상황에 있다면 (가족을 도움을 통해) 조금씩 병을 이겨나가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가족은 당사자가 치유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야외 활동이나 일상에 당사자가 참여하는 것이 병의 회복을 촉진하고 이는 그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부정적 증상들을 떠나보내는 요인이 된다.

노투 교수는 “우리가 당사자에게 스포츠와 레저, 공부, 노동을 격려할수록 당사자는 더 좋아지고 결국 그 일을 해내게 된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 대학교 심리학과 조르지 자베르 교수에 따르면 조현병은 브라질 국민 100명 당 2명이 걸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슬픔을 느끼고 사유의 능력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환각과 환시, 환청 등은 투병이 길어지면서 지적인 사유 능력에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자베르 교수에 따르면 조현병은 알코올,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약물과 점점 많이 연관되고 있다.

자베르 교수는 “조현병은 유전적 문제로 발생하며 많은 경우 비만과 당뇨, 임상적 문제들을 일으킨다”며 “이는 환자들이 병으로 인해 자신을 케어하는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은 노투 교수와 자베르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 20세기 중후반부터 좋은 정신과 약물들이 만들어지고 환자들이 정상적 삶을 유지하는 데 효과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자베르 교수는 “오늘날 조현병 당사자는 예외적 경향으로 취급될 수 있다”며 “그러나 응급입원 등의 정신과적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서비스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응급 정신과적 상황은) 2~3주 동안이고 그 이후 정상적 삶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외래진료와 상담을 유지하면서 얼마든지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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