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균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보면 정신장애인은 희망 없이 고립돼 있는 것 같아요"
김양균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보면 정신장애인은 희망 없이 고립돼 있는 것 같아요"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1.01.25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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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터랩장 인터뷰
기자는 끊임없이 깎여나가지만 양심만큼은 버리면 안 돼
보건의료 전문지 상당수는 병원 등 강자의 이해 대변해
팔레스타인 여성의 삶의 서사 기획기사로 쓰고 싶어
팔레스타인 여성의 삶과 한국 여성의 삶 기본적 성격 같아
이슬람식 억압에 대한 투쟁은 팔레스타인 여성들에서 더 강해
한국은 정신장애인 직업 자유 막는 법률 28개나 있어...부끄러워해야
미디어가 약자의 인권에 관심 안 가져...먹잇감으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 우려
독자의 알 권리 내세워 정신장애인 인권 침해...기자들의 자존심 때문
이성이 세계를 이끈다는 데 회의적..감성과 인권이 같이 가야
지는 싸움 계속하는 게 기자로서 밥 얻어먹을 염치 같아
박종언의 만남: 길을 묻다 (c) 마인드포스트
박종언의 만남: 길을 묻다 (c) 마인드포스트

그는 팔레스타인으로 떠났던 이야기를 했다. 중동 가자 지구에서 점령군 이스라엘과 영토를 빼앗긴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저항은 일상이 되었고 하루에도 몇 명이 부상하고 사망하는 기사를 기자 역시 그쪽 뉴스를 통해 조금은 알고 있었다. 종군기자가 아닌 전쟁기자로 자신의 정체성을 가진 한국 기자들이 그곳을 거쳐간 것도 알고 있었다.

가자 지구에는 폭력이 예외적 상황이 아닌 일상화됐고 이를 통해 인간의 심리가 극도로 피폐하고 황폐화됐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만을 기자는 갖고 있었다. 그 폭력의 기제는 지극히 남성적이었고 파괴적이며 인간의 존엄을 극단적으로 훼손하는 맥락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곳을 취재하고 온 한국 기자 김양균(40)은 “그들이 일상에서 의연하였다”고 말했다. 현재 쿠키뉴스 몬스터랩장을 맡고 있는 그는 다른 기자들이 건드리지 못한 팔레스타인 사회의 여성과 젠더의 문제를 짚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 법과 유교 문화권보다 더 폐쇄적인 젠더 폭력을 보면서 그는 인간에 대해, 약자에 대해 사유할 수밖에 없었다. 그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시선은 그가 이후 정신장애인에 대한 깊은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기제로 작동한다.

그의 삶은 간결하다. 대학에서 생명공학과를 전공한 후 국책 혹은 민간 연구소에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자신이 좋아했던 사이언스 분야였고 연구원으로의 삶은 평탄했다. 그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같은 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던 동료 여성(박사 과정생)이 임신을 이유로 연구소에서 해고당하는 걸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연구소라고 이름 붙인 많은 기관들에서 일어나는 논문 빼앗기 등 일상적 부조리를 보면서 그는 연구원으로서의 꿈을 접게 된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진지한 글을 쓰고 싶었다. 기자를 선택한 이유였다. 여러 신문사들을 거치면서 이들 전문지들이 약자보다는 강자에게, 고통받는 이들보다 병원 등 권력에 치우친 기사를 쓰는 걸 보면서 기자에 대한 삶 역시 회의감이 들었다.

그렇지만 글을 쓰고 싶었다. 무고하게 고통받는 이들의 시선을 가져와 그들의 눈으로 이 세계의 폭력성을 알리고 싶었다. 몇 군데의 신문사를 거친 후 그는 지금 쿠키뉴스 의학기자로, 출입처가 없는 부서인 몬스터랩장으로 일하고 있다. 15년차 기자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그의 낮은 시선은 기획 보도 ‘팔레스타인 르포...분리된 삶, 부서진 꿈’을 만들었고 이 기사는 인터넷신문 언론 대상을 수상하게 된다. 또 과학취재상을 비롯해 차별금지법 관련 기사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주는 이달의 좋은 보도(2020년 11월)을 수상했다.

그에게 기자 직업에 대해 물었다. 그는 무언가 깎여나가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기자라고 하지만 언론사 소속이고 그렇다면 언론사가 지향하는 철학에 자신의 가치를 녹여야 하지만 그가 거쳤던 신문사들은 지향점 없이 돈의 논리에 따라 병원 측 입장만 대변했다. 기자의 일과는 상관없는 어떤 회사의 주주총회에 가서 ‘소스’를 얻어오라는 편집국장의 말을 듣고 자괴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렇지만 어떤 가치가 깎여나가더라도 하나만은 버릴 수 없었다고 했다. 기자의 양심.

김양균 기자를 만난 건 지난 22일 <마인드포스트> 사무실에서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트랩 팀장 (c)쿠키뉴스 몬스트랩 제공.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터랩장 (c)쿠키뉴스 몬스트랩 제공

-기자로 입문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제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기관이 농림부 산하의 정부 출연 연구소였어요. 정부 쪽 연구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예산을 어떻게 짜느냐거든요. 예를 들면 지난해 씨앗을 하나를 샀다면 올해는 열 개를 사게 예산을 늘려놓아야지 전년도와 똑같이 하면 예산이 다음에 책정될 때 줄어요. 내년 예산을 짜려고 야근을 하면서 내가 지금 뭐하나 싶더라고요.

이런 생활이 이어진다면 버틸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었던 차에 사건이 하나 있었어요. 저랑 동갑인 박사 과정생 여성 연구원이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연구소에서 해고됐어요. 그때만 해도 연구원이 다 계약직이고 연구소에서 짤리면 박사 과정이 모두 없어지는 거거든요. 임신한 상태에서 어떻게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냐고 해서 일방적으로 해고됐는데 울고 나가는 걸 보고 굉장히 분노했어요.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그때 연구자로서의 삶을 처음 후회했어요.

그러면서 세상과 사회에 대한 얘기를 진지하게 하고 싶은데 어떤 일이 좋을까 생각했는데 기자 외에는 떠오르는 게 없어요. 고민하는 와중에 무작정 일본 여행을 갔어요. 도쿄 신주쿠(新宿)에서 우연히 원조교제를 하는 여학생을 만났어요. 그 친구와 번역기를 이용해서 대화를 나눴는데 왜 나와서 살고 있냐고 물으니까 구마모토(熊本)현 출신 아이였는데 엄마랑 엄마 남자친구랑 같이 살았는데 성폭행을 당했고 그래서 거리에서 살게 됐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확신했죠. 기자를 해야 되겠다. 인권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 대해 써 봐야겠다. 그게 결정적이었어요.”

-기자 생활로 밥 벌어먹고 살면서 보니 기자가 어떤 직업이던가요.

“계속 깎여나가는 기분이었어요. 저는 스무 살 때부터 사이언스 영역에 흥미를 갖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세계가 타락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평생 추구하던 직업이었는데 바꾸려 했으니 얼마나 고민이 많았겠어요. (기자로 직업을 바꾸고) 기자의 역할을 고민했는데 실제 가 보니 열정 페이도 많고 양심을 팔아야 되는 일들이 많아서 기자로서의 기대와 꿈이 계속 깎여나갔어요.

딱 하나 남은 게 양심과 관련된 거였어요. 이것마저 내려놓으면 양아치 기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입사한 신문사) 편집국장이 모 회사의 경쟁사 주주총회에 가서 동향을 파악하고 오라는 오더까지 받은 적이 있는데 이게 기자가 할 일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정리하면 기자는 끊임없이 깎여나가지만 양심 하나만큼은 내려놓아서는 안 되는 직업인 거 같아요.”

-의학 기자입니다. 의학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궁금합니다.

“연구원 생활했던 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몸 담았던) 그쪽에 비리가 많고 파헤칠 게 많은데 아무도 안 하더라고요. 정상적 프로세스로 논문이 나오지만 그 안에서 논문 뺏기부터 해서 비상식적인 일들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걸 지근거리에서 7년간 보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보건의료 쪽의 탐사보도라고 생각했어요. 확실한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보건의료 전문지 상당수는 정신장애인과 병원 사용자 중에서 후자에 더 치우친 논조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합니까.

“돈의 논리인 거 같아요. 정신장애를 예를 들어보죠. 정신장애인의 권익에 대한 기사를 쓰는 것보다 병원 홍보 기사를 써주는 게 돈이 더 되거든요. 병원과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병원의 광고를 받을 수 있죠. 정신장애인 권익 기사 백날 써봤자 아무도 광고하지 않아요.

어찌 보면 생존에 대한 이야기 같아요. 우리 삶과 직결된 보건의료와 복지를 다루는 언론이라면 병원 관련한 기사를 쓰더라도 장애인의 권익과 배치가 될 때 무엇을 선택하고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데 사용자 측, 병원 측에 더 기울어지는 모습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저는 보건의료 전문지들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갖고 있어요. 병원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보건의료 전문지들은 병원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를 쓰는 경우가 많아요. 이건 조중동이 삼성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랑 똑같아요.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왜 보건의료 전문지들에 대해서는 엄밀한 저널리즘적인 부분을 얘기하지 않을까.

제가 친한 <미디어오늘> 기자들에게 그래요. 니네가 언론 전문 비평지라면 리베이트와 결탁하고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보건의료 전문지 영역도 따져볼 필요가 있지 않냐고요. 실제 어떤 병원에서 저를 상대로 소송했는데 그때 병원 측 입장만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전문지 기사들을 본 적이 있어요. 제 입장은 전혀 묻지 않고 기사를 써요. 이게 과연 올바른 것일까라는 문제 의식을 갖게 됐죠.”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트랩 팀장 (c)쿠키뉴스 몬스트랩 제공.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터랩장 (c)쿠키뉴스 몬스트랩 제공

-팔레스타인으로 떠난 이유가 뭘까요.

“2019년 8월 13일부터 23일까지 열흘 동안 갔어요. 사단법인 아디(Asian Dignity Initiative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의미로 서울시 비영리 민간단체)가 우리가 아는 팔레스타인과 실제 팔레스타인의 실상이 다르다는 걸 알리기 위한 ‘다크 투어’(재난·전쟁이 발생한 현장을 찾는 것)하는 평화 여행이었는데 우연히 페이스북을 보고 연락을 했어요.

내가 취재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그 동선(動線)을 짜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아디에서 적극 협조를 해줬어요. 팔레스타인은 한국 기자들이 많이 간 곳이죠. 어떤 차별성을 두고 취재할 것인가 생각하다가 보건의료 관점에서 팔레스타인의 실상을 르포로 다뤄보자. 1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피해를 다뤘다면 2부는 여성과 보건의료 현황을 취재했어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원래는 작년에도 다시 갔어야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가지 못했어요. 가자 지구의 상황이 코로나 때문에 더 열악해졌다는 걸 취재하고 싶었거든요. 팔레스타인 여성의 삶에 대한 기획기사를 올해 2월부터 10편 연재로 써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아디가 낸 인권보고서를 바탕으로 내용을 추가해서 기사를 만들어볼까 싶기도 하고요. 팔레스타인 여성의 삶의 서사를 기록한 연재는 없기 때문에 한번 해 보고 싶어요. 국내 의학 기자들이 병원과 보건복지부만 왔다갔다하면서 취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분쟁 지역을 보건의료 시선으로 조명하는 기사를 쓰고 싶어요.”

-그곳에서 받은 느낌은 억압에 대한 분노였습니까. 아니면 피해자들에 대한 연민이었습니까.

“둘 다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것들을 막연하게 생각하고 갔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너무 의연했어요. 그들이 이스라엘 지배하에 살았던 시간은 굉장히 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전까지 막 시위하더라도 집에 가면 씻고 아이들과 밥 먹고 일상을 영위해요. 그 의연한 태도에 감동을 했어요.

물론 점령국인 이스라엘에 대한 현장 취재를 하면서 분노를 안 느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저는 (팔레스타인의 강경 이슬람 무장 정파인) 하마스(Hamas)가 벌이는 테러에는 절대 반대하지만 국제 사회가 그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에 대해 힘 있는 자세로 도움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저는 가자 지구에 살고 있는 점령민들에 대한 연민을 갖고 있지는 않아요. 그런 감정이 사안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막는 작용을 한다고 결론내렸거든요. 같은 사람이고 이웃이고 우리가 좀 더 알아야 할 사람들이라고 마음의 정리를 했죠.”

-팔레스타인 여성의 삶과 한국 여성의 삶을 비교했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했죠. 중동 이슬람 문화권에서 여성의 삶은 굉장히 억압적이고 가부장제적이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오랜 저항의 생활을 이어왔기 때문에 진보적인 여성 인권 의식이 있어요. 그 부분들이 좀 예민합니다. 이스라엘 억압에 저항하는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여성 활동가들에 대한 처우는 예민한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지역에 따라서 어떤 곳에서는 명예살인이 일어나기도 하거든요.

제가 만났던 여성 활동가들에게 젠더 문제에 대해 물어보는 걸 조심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그쪽에서 먼저 팔레스타인에서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해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 법에 따르면 여성들이 상속도 더 적게 받고 성폭행을 당해도 가족이 가해자와 합의하는 상황들이 많아요.

우리나라 여성들도 젠더적 문제에 노출돼 있지만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우리 유교 문화보다 몇 배는 강한 문화권 안에서 힘들게 투쟁하고 있어요. 그 열악한 삶을 통해서 우리 여성 젠더의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죠. 그들이 겪는 폭력의 정도는 우리 여성들이 당하고 있는 폭력과 기본적인 성격은 똑같아요. 그래서 더 많이 다뤄져야 해요.”

-사회계급적으로 가장 차별받는 주체는 빈곤 국가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여성 정신장애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맞습니다. 절대 공감합니다. 제가 이슬람 문화권에서 만난 한 사람은 자녀가 발달장애인이에요. 그럼 그 아이를 집에 가둬둡니다. 명예를 중요시하기 때문에요. 우리는 정신장애인의 탈시설을 이야기할 정도로 정신의료기관들이 많잖아요. 거기는 없어요. 집에 가둬두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 아직까지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도도 높지 않아요.

가족의 명예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너의 존재가 가족의 명예를 떨어뜨린다고 해서 집안에 가둬놓아요. 예전에는 살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이슬람 문화권이 그렇다고 들었어요. 그러니까 통계로 잡힌 게 없어요. 저한테 증언을 해줬을 때 굉장히 놀랐어요.

한국 사회도 정신장애인이 장애계 안에서도 이중적인 차별을 겪는 경우가 있잖아요. 28개의 법으로 취업을 막아 놓은 게 반인권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들은 더 일상적인 상황이죠. 안타까워요.”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트랩 팀장 (c)쿠키뉴스 몬스트랩 제공.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터랩장 (c)쿠키뉴스 몬스트랩 제공

-성 소수자와 정신장애인, 이주노동자에 대해 기획취재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에 관심을 가진 게 유럽 기자가 말한 ‘한국 사회의 인권 의식에 의문을 갖고 있다’는 말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권 지수가 낮다고 생각하십니까.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저는 의심을 갖고 있습니다. 여태까지 사회적 약자들을 구조적으로 배제해 온 게 아닌가 생각해요. 정신장애인, 이주노동자, 성 소수자 들을 보면 이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의) 시선들이 굉장히 강해요. 정상이 아니면 무조건 비정상이고 이런 경우 배제되고 관리돼야 할 대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사회부 취재할 때 특히 그런 느낌이었어요. 예를 들어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가 일어났어요. 만약 누군가를 살해한 사람이 당뇨를 앓았다라고 하면서 기사가 나가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정신장애인은 그걸 다루지 않습니까. 이중적인 차별 하에 있는 사람들이 만만한 먹잇감이 되는 거죠.”

-2017년 전남대병원 ‘5·18보도 공로상’을 받았습니다. 물어보고 싶은 건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5·18 역사 왜곡 처벌법'이 법사위를 통과했어요. 5·18을 왜곡할 경우 징역 7년 이하에 처한다는 내용인데요. 언론 표현의 자유와 이 법안은 충돌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 법이 시기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치와 홀로코스트 (옹호 발언에) 대해서는 강하게 처벌하잖아요. 저는 표현의 자유 안에 혐오 표현까지 포함되는가를 따져봐야 한다고 봐요.

혐오 표현은 폭력이거든요. 일본의 망언에 대해 우리 국민이 분노하잖아요. 그 분노와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혐오 발언)를 일상적으로 접하는 사람들은 한국이나 특정 나라에 대해 안 좋은 왜곡된 의식을 갖게 돼요. 그런 의식을 갖도록 영향을 미치는 표현이나 말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범죄와는 달리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제라도 그 법이 만들어진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저는 그 처벌 수위가 너무 낮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미디어는 대중을 상대로 뉴스를 제작하지만 정말로 대중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요. 기자 생활을 15년 해보니까 저희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독자가 누군지를 파악하는 언론사가 별로 없어요. 이유는 뭘까. 언론사는 공적인 걸 다루지만 사적 기업이죠. 회사가 돌아가려면 매출이 있어야 하는데, 그럼 독자의 반응보다는 광고주의 반응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게 아닌가.

하루에 접속자 수가 백 명도 안 되는 언론도 언론이라고 유지되는 이유는 결국 누군가가 그들에게 광고를 협찬했기 때문이거든요. 그걸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독자의 알 권리 명분 뒤에는 미디어가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우선시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돼요. 정신장애인에 대한 보도만 해도 국민 감정과 혐오 표현을 고려한다면 그런 보도가 안 나와야 하는데 나오는 이유는 제목 장사를 하고 더 노출되게 만들어서 광고 수익으로 연결하겠다는 얄팍한 속셈이잖아요.

독자를 고려한다면 그런 식으로 할 수 있을까. 불편부당(不偏不黨)과 정론직필을 하겠다고 많은 언론사들이 쓰고 있는데 과연 그런가. 언론사에 가장 중요한 건 사주나 광고주이지 독자일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은 정신장애인의 삶은 왜 이토록 힘들고 고단할까라며 탄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삶이 어떻던가요.

“제가 정신장애인에 대한 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요즘 저를 힘들게 하는 게 정신장애인의 이야기를 다룰 때 스스로 그들을 불쌍하고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게 2차 가해가 아닐까 고민이 들어요. 그런데 이 생각을 반전시키는 건 정신장애인의 삶이 너무 열악하다는 거예요.

제대로 된 직장을 갖고 중산층 정도의 소득을 갖고 사는 경우보다 갈 곳이 없어서 병원을 집처럼 수십 년 동안 돌아다니며 사는 사람들이잖아요. 대부분 파트 타임으로 일해요. 저희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던 정신장애인은 직장도 있고 최저시급도 받고 있었어요. 그분은 좋은 사례에요. 그런데 좋다는 사례가 그 정도인 거죠. 정신장애인의 삶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

다음 카페에 보면 정신장애인 커뮤니티가 있어요. 저도 오래 전에 가입해 보고 있는데 정신장애인들이 고립돼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고립되고, 외롭고, 힘들고, 일도 어렵고. 그런 삶을 토로하는 걸 보면 어느 하나 희망을 갖고 있는 경우가 없어요.

도대체 이유가 뭘까. 제도 때문일까, 사회 분위기 때문일까, 문화 때문일까, 정책 때문일까. 저는 많은 부분들을 문화에서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봐요. 그러기 위해서는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한데 과연 미디어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을까. 오히려 만만한 먹잇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우려됩니다.”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트랩 팀장 (c)마인드포스트.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터랩장 (c)마인드포스트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에서 청도 대남병원까지: 포스트 국가 정신장애인 돌봄을 위한 스티그마 해소 방안 고찰’을 책으로 내신다고요. 어떤 이야기를 사회에 던져주고 싶었습니까.

“그 책이 전하는 이야기는 하나입니다. 정신장애인들이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이 28가지가 있어요. 어떤 다른 질환을 가진 사람도 법으로 이렇게 막아 놓은 경우가 없는데 너무나 반인권적이에요. 정신장애인이 사회에서 살아가려 하지만 법조차 ‘정신장애인은 안 돼’라고 말하는 이 공고한 벽. 이 책은 정신장애인이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고 편견은 폭력이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 쓰고 있어요.”

-폭력에 대한 고찰입니까.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해야 한다는 거죠.”

-인프라 부족으로 지역사회에 나오지 못하고 시설에 묶여 살아가는 정신장애인들이 8만 명입니다. 탈원화를 얘기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이들을 가두는 데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국립정신건강센터를 취재를 간 적이 있는데 의사들에게 이탈리아 얘기를 하니까 다 한숨을 쉬어요. 거기는 바살리아 법도 있고 정신의료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천국이라는 거죠. 기본적으로 예산과 행정 편의 같습니다. 적은 돈으로 이 사람들을 쉽게 관리하는 거죠.

또 한 축은 의료수가로 운영이 되는 정신병원의 이해관계가 서로 붙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물론 의사들은 갈 데가 없는 사람들은 어떡할 거냐,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병원에서 제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얘기해요. 그렇다면 여태까지 전국의 크고 작은 정신의료기관들이 정신장애인을 치료했는지, 수용했는지를 묻고 싶어요.

2016년 정신건강복지법 만들어졌을 때 의사들이 한 얘기가 조금만 있으면 정신장애인들 길거리로 쏟아져 나올 거다, 어떻게 할 거냐예요. 공포심을 자극하는 거죠. 마치 수만 명의 사이코패스 살인자들이 길거리로 쏟아져나오는 것처럼 겁을 주는 방식이에요. 그러니 계속 수용해야 한다는 거죠. 인프라는 사실 너무 큰 문제죠.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정착하기 위한 문화나 직장이 마련되는 게 인프라의 기본 요건이 아닌가 싶어요.”

-정신장애와 관련된 기사들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범죄와 관련 없는데 정신질환이나 조현병을 언급하는 기사들이 많아요. 권고 형식으로 글을 보내면 ‘정신질환자가 사고를 치는 건 사실 아니냐’는 답이 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얘기해요. 어떻게 답하는 게 좋을까요.

“국가인권위원회가 경찰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정신장애인 보도준칙에 대해 논의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경찰 출입 기자들의 입장이 부정적인 견해가 많아요. 기자단에서 나온 반응을 보면 정신질환과 강력범죄의 연관성이 없다고 말할 수 없고 이런 보도 하나로 정신장애인들의 권익이 땅에 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 직접적 증명이 없다는 거예요.

끔찍한 건 끔찍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하면서요. 그걸 독자의 알 권리라고 말해요. 저는 그 기자들이 정신장애인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자살의 문제, 이들이 겪는 사회경제적 차별 등을 국민의 알 권리와 동등하게 기사를 쓰고 있는지 묻고 싶어요. 그렇지 않은 경우 자기 함정이 아닐까요. 무엇이 독자의 알 권리일까.

그런 의문이 들고 또 그 기사를 누가 읽어요? 어떤 독자가 읽어요? 오히려 자신의 자존심 아닐까요. 자기 실수를 인정하기 싫고 자존심 때문에 허울 좋은 독자의 알 권리라고 말하는 게 아닐까요. 어떤 독자가 그 기사를 보고서 어떤 정보를 얻겠는가라고 저는 반문하고 싶어요.”

-일부 기자들은 고치더라고요. 자신이 정신장애에 대해 잘 몰랐다면서요.

“부끄러움을 느끼는 거죠. 그런데 안 고치는 기자들은 이해할 수가 없어요. 독자의 알 권리라고 하는데 그럼 도대체 어느 독자가…(한숨) 모르겠습니다.”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트랩 팀장 (c)마인드포스트.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터랩장 (c)마인드포스트

-정부는 올해 3월부터 신규 개원하는 정신과 폐쇄병동의 침대 간 이격 거리 1.5미터, 입원실 병상 수도 6병상으로 제한하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병상의 과밀화를 막고 감염병에 대응하겠다는 의미죠. 의료 집단은 반발했고요. 그래 봐야 전염병을 피할 수 없다는 이유죠. 또 대규모 탈원화가 진행될 거라고 우려하는 성명서도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이 저항에 대답해야 할까요.

“(열 명에서 여섯 명으로 병상 수를 바꾸는 게) 그게 어떻게 대규모 탈원화로 연결이 된다는 거죠. 수용을 다 못하니 내보내야 한다? 하 참(한숨). 사실 1.5미터로 병상 거리를 두는 건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거리잖아요. 암 환자들의 경우 병상을 이렇게 저렇게 하라 하면 이렇게까지 안 할 거예요. 저는 진작에 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저는 대규모 탈시설화가 일어날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지역에서 정신질환자를 보는 의사 입장에서는 이게 현실 가능할까, 혹은 이렇게 병상 수를 줄이면서 할 수 있을까라고 이야기할 수는 있겠죠. 그렇지만 답답할 수도 있지만 해야 되는 게 아닌가. 거기에 대해서는 정부가 병상 확보 예산 등을 따져봐야 돼요.

일방적으로 민간 병원에 밀어붙이는 건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져요. 정부가 그 부분을 고려할 건데 기본적 방향에서는 프라이버시나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해요. 필요하지만 열악한 의료 기관에서는 이 부분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거 같아요.”

-보류해야 한다?

“아닙니다. 밀어붙이되 충분한 병동 확보를 위한 실효성을 높이는 정책이 병행돼야죠. 의사들이 말하는 대규모 탈시설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그건 약간 겁주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세계는 이성에 근거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주장을 믿는 편입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성의 함정이 있어요. 저는 기사의 많은 부분을 감성적인 측면을 건드리며 쓰거든요. 탐사보도를 하는 기자들이 이성적인 사실로만 보도한다고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감성의 영역이죠.

저는 이성이 사회를 발전시킨다고 보지 않습니다. 정서와 감정의 부분이 같이 있어야 돼요. 이성은 결국 효율로 연결되고 효율로만 따진다면 죄송하지만 정신장애인들이 사회에서 배제되고 관리되는 게 맞아요. 우리 사회의 성 소수자라든지, 생산적 활동을 하지 못하는 약자들을 별도로 관리를 하고 복지라는 이름으로 관리를 하는 게 맞아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런 건데 우리가 인권과 권익을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되는 것, 사람으로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도덕적 규범이라는 인지상정의 부분이 있는데 이건 이성의 영역이 아닌 거 같아요. 저는 이성이 세상을 효율적이고 능률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런 사회가 과연 살 만한 세상인가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이에요.

이성과 논리만으로 이 세계가 이뤄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성과 감정, 결국 인권의 부분이 계속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트랩 팀장 (c)마인드포스트.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터랩장 (c)마인드포스트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진실 보도가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본 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선생이 생각하는 저널리즘이라고 했어요. 무엇을 보았습니까.

“저는 기자가 되겠다고 생각해서 기사 쓰기 공부를 개인적으로 되게 많이 했어요. 하지만 언론고시를 준비하거나 언론과 관련된 수업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기자가 되고 나서 언론진흥재단에서 여러 가지를 들었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결국은 철학인 거 같아요. 팔레스타인에 갔을 때 일입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상시적으로 피해에 노출돼 있는 사람들인데 이들이 점심 먹을 때가 되니까 저에게 가자는 거예요. 갔더니 닭을 잡아서 거한 음식을 내오는 거예요. 이 음식이 뭐냐 했더니 결혼식이나 잔칫날에나 먹을 수 있는 ‘마클루바’라는 음식이었어요. 닭고기와 밥이 굉장히 맛있어요. 허겁지겁 먹는데 굉장히 미안하더라고요. 딱 봐도 살기가 어려워 보이는데 이걸 내가 먹을 염치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팔레스타인에 처음 갔을 때 저도 연민과 분노를 느꼈어요.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정신장애인들을 만났을 때도 그랬어요. 그때 생각한 건 독자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언론 보도로 인해 무고한 한 명이 눈물을 흘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거였어요. 또 사회적 약자들을 보살피지 못하는 언론이 진정한 언론일까, 공해(公害)일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기자 일이 재미있어서 하는 것도 있지만 그냥 지는 싸움을 계속하는 거 같아요. 지는 싸움을 계속하는 게 밥 얻어먹을 염치라고 생각해요. 저는 기자 밥을 얻어먹는 염치로 나보다 조금 더 힘든 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요. 보건의료 분야를 취재하지만 제가 다루는 대상은 보건의료 노동자였고 환자였고 정신장애인들이었어요.

결국 우리가 봐야 하는 맥락이 똑같지 않은가. 해야 될 일을 해야 되고, 아무도 하지 않는 인권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효율성만이 다는 아닙니다. 이성이 다는 아니에요. 같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우리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가 된다는 건, 특히 중앙 일간지 기자가 된다는 건 기득권자가 된다는 의미일까요.

“기득권인 언론 권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죠. 매체가 영향력이 있을수록 언론 권력이 누리는 건 상당하죠. 공짜 밥, 공짜 술, 공짜 커피 포함해서 한 마디로 기자님하면서 우대해주는 부분은 무시할 수 없어요. 거기에 기자들이 익숙해져 있는 거 같아요.

제가 팀장으로 있는 쿠키뉴스 몬스터랩은 특정한 출입처를 갖지 않고 여러 분야를 취재하거든요. 그때 느낍니다. 내가 출입처 문화에 오래 길들여져 있었다는 걸요. (출입처 없이) 소위 말해 맨바닥에서 섭외를 해야 하고 취재를 해야 되거든요. 중앙 일간지 기자들이 느끼는 언론 권력은 무시할 수 없어요. 출입기자단 카르텔에서 얻는 ‘우리들’ 문화도 굉장히 소속감이 들게 하고 달콤하거든요. 그게 독인 거 같아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독자와는 아무 관련이 없어요. 독자가 도대체 누구냐? 대중의 알 권리라고 하는데 네가 말하는 대중이 누구냐? 당신의 상사냐, 회사냐, 업계냐라고 물었을 때 딱 대답할 수 있는 기자는 없을 겁니다. 저희 몬스터랩이 지금 하고 있는 다큐멘터리를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당사자들, 가장 힘든 상황에 있는 분들이 저희 다큐멘터리를 보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트랩 팀장 (c)마인드포스트.
김양균 쿠키뉴스 몬스트랩 팀장 (c)마인드포스트

-정신장애인이 혹 기자를 꿈꿀 수 있겠습니다.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까.

“저는 창간 무렵부터 <마인드포스트>를 알고 있었어요. <마인드포스트>가 교육의 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론진흥재단과 같이 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을 거고요. 정신장애인 중에서 언론인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쉬운 문제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안 뽑으려 할 거거든요.

예를 들면 이력서 내고 자기소개서 낼 때 정신장애를 안 밝힐 수 있잖아요. 안 밝히면 상관없지만 나중에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을 때 이런저런 이유로 그 친구한테 불이익을 줄 수도 있고 처음부터 속인 거기 때문에 해촉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요.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럼 압도적인 퍼포먼스, 압도적인 기사를 취재로 보여주는 걸로 승부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인정받을 수 있어요. 그런 분들이 있으면 제가 정말 돕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더할 말을 청하자 그는 “저희가 만든 다큐멘터리 ‘벽: 너와 나를 나누는’을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정신장애인과 성 소수자,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이며 유튜브 몬스트랩 채널에서 볼 수 있다는 설명도 함께였다. 그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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