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인 아메리카] 사람들은 왜 페이스북을 계속 이용할까?
[매드 인 아메리카] 사람들은 왜 페이스북을 계속 이용할까?
  • 박준영
  • 승인 2021.03.01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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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연구진 “많은 긍정적 힘과 관계적 연결 가능성 때문”

페이스북을 많이 하면 해롭다는 연구 보고서나 언론 보도가 수없이 나오는데도 왜 우리 가운데 많은 사람은 계속해서 페이스북을 이용할까? 호주의 페이스북 이용자에 대한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정서적 영향과 사회적·관계적 영향, 사람들이 (페이스북으로) 돌아오게 하는 자기표현의 가능성 등이 있다. 이 연구는 호주 시드니에 있는 뉴사우스웨일스 대학(UNSW)의 건강과 사회정책 연구센터의 데버라 럽턴과 클레어 서더턴이 중심이 되어 진행했다.

전문 직업인의 정신건강과 소셜미디어의 관계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점이 있다.  예를 들면 심리학 연구자들은 소셜 미디어 사용이 정신건강과 복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결정을 내리기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데이터를 추적, 감시, 분석하는 엔진이기도 하며, 이 데이터를 조작하면 치료 규정에서의 강박을 증가시킬 수 있다.

정신건강 외에, 비판자들은 더 대담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 자유 사회에 대한 구조적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가, 한 사회로서, 계속해서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야 할지 좀 시간을 들여 성찰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럽턴과 서더턴은 2018년 말, 호주의 전·현 페이스북 성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30건의 준구조화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참여자들에게 현재의 사용 상태를 묻고 페이스북의 데이터 수집 관행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들이 프라이버시를 신경 쓰고 있는지 물었다.

저자들이 논문에 넣은 7가지 삽화에는 이용자들이 플랫폼인 페이스북에서 “많은 긍정적 힘과 관계적 연결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잘 드러난다. 인간-비인간적 페이스북 “아상블라주”(assemblage)가 행동을 위한 다양한 범위의 새로운 능력(capacity)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설명한다.

참여자들의 페이스북에 대한 느낌은 이들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면서 날마다 경험한 정서적 만남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다른 이의 관점이나 프라이버시에 대한 걱정, 또는 데이터 수집에는 별로 영향 받지 않는다.

참여자들은 다양한 범위의 사람들과 강한 관계적 연계를 맺음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가족이나 기존의 친구도 포함되지만 특정한 관심이나 업무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이들도 포함된다.

이러한 연계는 사람들의 개인적 선호와 관심사를 통해 관리되고 정돈되는데, 그들이 원하는 관계와 내용의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논문 저자들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갈수록 지리적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또한 사업은 갈수록 온라인에서의 존재와 관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적 연계는 참여자들이 계속해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핵심 동기였다”고 보았다.

모든 사례 연구는 “소속감, 외로움의 누그러짐, 긴밀한 관계의 유지와 육성, 업무 관련 접촉으로부터의 이익”등을 드러냈다. 또한 페이스북 친구의 이견에 대한 노여움, 지나친 공유, 페이스북 자체에 너무 몰입하는 것에 대한 염려도 있었다. 일부 참여자들은 페이스북의 친밀성을 즐기고 좋아했지만, 일부는 다른 것들에 위협을 느끼거나 압도되거나 너무 산만해진다고 느끼면서 페이스북 사용을 줄이는 여러 방법을 쓰기도 했다.

특히, 저자들은 페이스북에 대한 “메타-서사”(meta-narratives)는 이용자들의 평상 이용 경험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참여자들은 (관계나 대화에 관여할) 새 능력의 문이 열린 경험을 이야기 한다. 페이스북을 통해 연계 맺기가 쉬웠다거나 초대나 대화에 끼지 못할까 아예 떠나기 어렵다는 점 등이다. 이들은 페이스북의 편함을 인식하는 때문에 다른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부담스럽게 보인다고 했다. 이러한 점은 또한 능력들을 줄이기도 한다.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연구의 참여자들은 이러한 순간들을 설명하면서 때로는 자신들이 페이스북 자체가 아니라 다른 이용자의 게시물이나 행위에 대응하면서 느낀 불쾌함이나 짜증 등을 묘사할 적절한 단어를 찾으려 애쓰곤 했다.”

현재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의 사회생활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어 있는지를 감안하여, 저자들은 페이스북의 사용이나 오용에 대해 (이용자들이 보여 주는) 태도는 별로 직선적이지 않다고 본다.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을 “지나치게” 사용한다고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우리는 어떤 사물의 이용은 한 사람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을 능력을 키우기 위해 어떻게 애를 쓰는지와 그 사람의 삶이라는 맥락 속에서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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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pton, D., & Southerton, C. (2021). The thing-power of the Facebook assemblage: Why do users stay on the platform? Journal of Sociology, 144078332198945. https://doi.org/10.1177/1440783321989456 (Link)

기사 원문: https://www.madinamerica.com/2021/02/researchers-study-people-stay-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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