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코로나 블루에서 레드로 이행 중…마음건강 더 배려해야”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코로나 블루에서 레드로 이행 중…마음건강 더 배려해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1.09.13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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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및 레드의 호전을 위해서는 방역 전략을 전환해 확진자 억제보다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방역 대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한 진료 환경의 변화에 대한 설문을 지난해 10월과 올해 8월 등 2차례에 걸쳐 실시했다.

1차~2차 설문은 구글(Google LLC)의 설문지 도구를 활용해 진행됐으며 1차는 151명, 2차는 338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2차 응답과 관련해 가장 많은 전문의들이 정신과 내원 환자들 중 10~29%가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답한 비율이 36.5%를 차지했다.

이어 환자들 중 30~49%가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다는 대답도 22.8%를 차지했다. 이는 1차 응답에서의 36.7%, 23.3%와 유사했다.

의사회는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절반 가까운 환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정신과 신환의 주 증상이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된 심리적 고통이라는 응답이 지난해 10월의 1차 조사에 비해, 올해 8월의 2차 조사에서 상당히 증가했는데, 신환의 10~29%에서 팬데믹의 심리적 고통이 주 증상이라는 응답은 23.2%에서 35.4%로 크게 증가했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주된 심리적 증상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불안, 우울, 답답함, 무기력, 짜증이었다. 1차 응답과 비교하면 분노, 대인관계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했다.

백신과 관련해 국민 과반수 이상이 백신을 기꺼이 수용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65.7%는 백신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을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 환자들의 심리적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2020년에는 양육 부담, 동거 가족의 특수성(노인 혹은 장애인 등), 경제적 여건 등의 문제가 강했던 반면, 2021년에는 양육 부담, 경제적 여건, 직업 등의 문제를 꼽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양육의 어려움과 함께 경제적 고통이 부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코로나 블루와 레드 환자의 비율이 7:3 정도에 달한다는 의견이 35.8%로 가장 많았고, 코로나 레드에 대한 걱정이 증가하는 경향 역시 보였다.

코로나 블루 및 레드의 호전을 위해서는 향후 “방역 전략을 전환해 확진자 억제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응답이 3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책임성 있는 개인위생 관리를 전제로, 사회경제적 활동 참여를 장려한다”가 27.5%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예방을 위해 개인의 감염병 예방준칙의 철저한 준수를 강조한다”는 응답은 11.3%였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서 이제는 방역 대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측은 “코로나 초기에는 불안과 우울이 주된 증상이였고, 시간이 흐르면서는 불안은 감소한 반면 우울과 답답함, 무기력감이 상당히 증가했다”며 “짜증, 분노도 상당히 늘어 코로나 레드 쪽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역만을 철저하게 강조하던 종전의 분위기에서 마음 건강을 좀 더 배려하고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한 형태의 코로나 대처방식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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