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이인숙의 시] 출구
[당사자 이인숙의 시] 출구
  • 이인숙
  • 승인 2020.09.2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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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c) Live Science
(c) Live Science

사막 이야기로 쓰면

죄를 용서 받았다라고

모래알 세어 글자를 만들고

몸에 좋다는 토마토로

배꼽을 찍어내고

 

부디 사막에서

만나게 해주소서

라고 쓰면 우체부도

감동먹어 대신

답장을 모래로 써 보낼까

 

누구도 만난 적 없이

간절하기만 해도

사막은 가까워지고 있다

누드를 그리지 않고

자로 재어 씌여진

용서 필요 없이 감옥에만

있어도 다행이다

게의 옆으로 가는 길이다

 

사막에는 출구가 없다

 

* 이인숙 님은...

정신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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